달봉이는 '22년 회사에서 연봉 2000만원을 벌었습니다. 회사를 열심히 다니려면 잘 먹고 잘 자야죠. 식비, 주거비, 교통비로 연간 1000만원을 썼고 세금으로 100만원을 납부하였습니다.
그러고도 여유가 있어서 가족들 용돈으로 300만원을 지출했고, 재테크에도 300만원을 투자하였습니다. 달봉이의 '22년 말 기준 현금보유고는 '22년 초 100만원에다 '22년 중 벌어서 쓰고 남긴 300만원을 더하면 400만원이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달봉이의 '22년도 FCF(Free Cash Flow, 잉여현금흐름)가 900만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연봉 2000만원-세금 100만원-기본생활비 1000만원'을 하여 FCF를 산출했습니다.
깨봉이의 FCF가 1500만원이라면 달봉이보다는 잉여현금창출 능력이 높은 거죠. FCF가 지금 보유하고 있는 여유현금의 규모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FCF가 크다면 그만큼 가족 용돈 지급이나 미래를 위한 재테크 투자, 자기 역량 개발 등에 나설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죠.
A사는 '22년 영업활동으로 500억의 현금을 벌었습니다. 영업활동과 관련한 자산(유형자산, 무형자산)을 취득하는데는 200억이 지출되었습니다. 주주들에게 50억을 배당하였고, M&A에 100억을 투자하였습니다.
이 회사의 FCF는 영업활동 현금창출액(500억)에서 유무형산취득액(200억)을 뺀 300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주배당이나 M&A 투자액이 FCF 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고요.
'22년 말 현금보유고는 '22년 초 50억+'22년 중 번 돈에서 쓴 돈을 차감한 150억을 더하여 200억'입니다. FCF가 크다는 것은 영업자산 투자 대비 많은 돈을 번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네이버의 실적자료를 보면 조정EBITDA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아래 그림은 '23년 1분기 실적설명 자료 중 한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을 이야기할 때 EBITDA라는 지표를 많이 거론합니다. 손익계산서 영업이익은 유형자산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비용으로 반영하여 산출한 수치입니다.
이들 상각비는 현금이 유출된 비용은 아닌 회계상 비용입니다. 그래서 영업이익에다 비현금지출 상각비를 더해주면 현금기준의 영업이익 즉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을 대략 산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EBITDA입니다.
네이버는 비현금지출 항목에 상각비 외에도 주식보상비용를 더하여 조정EBITDA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주식보상비용은 회사가 부여한 스톡옵션 때문에 회계적으로 비용처리해 나가는 것인데 현금지출과는 무관하죠.
조정EBITDA(영업이익+비현금지출)에서 세금납부액을 빼고, 여기서 또 유무형자산취득액(CapEx)을 뺀 것을 네이버는 FCF로 봅니다.
아래 그림을 보겠습니다. (하늘색 막대는 일단 고려하지 않습니다)
수평선 위의 막대가 조정EBITDA입니다. 수평선 아래 막대는 CapEx와 법인세납부액입니다. 위의 막대에서 아래 막대를 뺀 만큼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FCF입니다.
'22년 1분기는 위의 막대가 더 길어서 연결 FCF가 2550억으로 산출되었습니다. '22년 2분기는 아래 막대가 더 길어서 -1910억입니다. '23년 1분기는 3250억으로 꽤 증가하였습니다. 위의 막대가 다른 분기에 비해 조금 길어지기는 했지만 아래 막대가 크게 짧아진 영향으로 보입니다.
분기별 FCF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연간 기준 또는 2~3개 연도의 추이가 중요하죠.
연결 FCF는 네이버의 배당 규모와 관련있습니다. 네이버는 당해연도를 포함한 2개년도의 평균 연결 FCF를 기준으로 15~30%를 현금배당하겠다고 합니다.
참고로 하늘색 막대는 M&A를 포함한 직간접투자액이라고 네이버는 설명합니다. FCF 산출과는 무관한데, 기업에 따라서는 이러한 M&A 투자액을 FCF 산출에 넣은 경우도 있습니다. FCF는 회계기준에 따라 계산하는 것이 아니므로 산출방식은 회사가 정하기 나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