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마트가 미국 이베이로부터 G마켓(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게 '21년 하반기입니다. 그 무렵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도 미국 스타벅스로부터 인수하죠.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와 스타벅스가 50대50으로 출자하여 운영해왔는데, 스타벅스측 지분 가운데 17.5%를 이마트가 매입한 겁니다. 나머지 32.5%는 사모펀드에게 넘어갔습니다.
어쨋든 이렇게 하여 이마트는 G마켓과 스타벅스코리아 경영권을 확보하였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돈은 각각 약 3조5500억과 4500억으로, 거의 4조원에 육박합니다.
2.
최근 이마트 경영실적과 관련한 어떤 언론보도를 보니 이마트는 이 4조원을 10년에 걸쳐 분할납부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언론매체 보도 내용 중 일부
'사업결합 일시불'..현금흐름표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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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수조원 규모의 M&A에서 거래대금을 10년간 나눠 내는 계약을 필자로서는 처음 봅니다. 미국 이베이와 스타벅스는 천사일까요? 과연 10년 분할납부는 과연 사실일까요?
이마트의 '21년 연결재무제표에서 현금흐름표를 한번 보겠습니다. 보다시피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사업결합으로 인한 현금의 감소'가 3조9500억입니다.
이마트 연결현금흐름
'사업결합 일시불'..현금흐름표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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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결합은 쉽게 말해 기업의 지분인수나 합병을 말합니다. 인수는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을 대량으로 취득하여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자회사로 두는 것이죠. 합병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흡수하는 것입니다.
이마트 연결현금흐름표에서 알 수 있는 것은 '21년에 사업결합으로 3조9500억의 현금이 유출되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규모는 G마켓과 스타벅스코리아 거래대금 규모와 거의 일치합니다. 즉 이 두 건의 M&A 대금은 '21년 중에 전액지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이마트는 4조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1조원 어치의 부동산을 매각하였습니다. 나머지 3조는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이마트의 현금흐름표에서 재무활동현금흐름을 보면 차입금 증가액이 5조1200억, 차입금 상환액이 1조8200억입니다. 순차입금 증가액이 약 3조3000억이죠. 이마트은 M&A 때문에 회사채 발행과 국내외 은행 대출을 통해 약 3조원 가량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것과 일치합니다.
이마트 재무활동현금흐름
'사업결합 일시불'..현금흐름표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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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마트는 G마켓과 스타벅스코리아 인수대금을 10년 분할납부하고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4.
SK하이닉스의 최근 2년간 연결재무제표상 현금흐름표를 한번 보겠습니다. '21년에 사업결합으로 인한 순현금유출이 7조2500억 발생하였습니다. '22년에는 1조270억 가량의 순현금유출이 사업결합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현금흐름들은 인텔로부터 낸드플래시메모리 사업을 인수하기로 계약하고 인텔측에 지급한 대금때문에 나타난 것입니다.
SK하이닉스 연결현금흐름표
'사업결합 일시불'..현금흐름표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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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에 따르면 낸드 사업 거래 대금은 '21년 61억 달러, '22년 5억 달러를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 22억 달러는 '25년 3월까지 지급해야 합니다. 지분거래가 아니라 낸드사업부 자체를 영업양수도방식으로 거래하는 계약이다보니 순차적으로 인수자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 재무제표 주석
'사업결합 일시불'..현금흐름표는 말한다
이미지 확대보기SK하이닉스는 앞으로 인텔에 약 3조원을 더 지불해야 합니다. '25년 3월 거래를 최종종료하려면 '24년말까지는 돈을 건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약 2조원 어치의 교환사채(2조원)를 발행하여 현금확보에 나섰습니다. 반도체 경기악화에 따른 운전자본 부족 뿐 아니라 이같은 M&A 대금 지급 부담 등 전반적인 캐시플로우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