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최근 '22년도 감사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294억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 266억을 기록했다는 거죠.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손익계산서
폭스바겐코리아 당기순손실에 대한 헛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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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매체들이 실적 분석 기사를 실었습니다. 참으로 황당한 해설들이 난무합니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영업이익 아랫단으로 영업 외의 손익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기타수익, 기타비용, 금융수익, 금융비용 같은 것들이죠.
영업 및 영업 외 손익을 다 더한 세전이익(법인세비용 차감 전 이익)은 영업이익보다 더 증가한 311억입니다. 여기서 법인세 비용을 빼면 당기순이익이 나오죠.
이 정도의 세전이익이라면 법인세율을 적용하였을 때 당기순이익은 200억원대 정도 나오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연법인세 조정에서 특별히 큰 숫자가 나오지 않으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당기순이익은 커녕 당기순손실 266억이 났습니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알겠지만, 법인세 비용이 무려 577억이나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법인세 비용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이러한 실적에 대한 해설기사를 한번 보겠습니다.
배당이 순손실 원인?
폭스바겐코리아 당기순손실에 대한 헛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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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153억을 룩셈부르크에 있는 모회사로 보낸 것이 당기순손실에 큰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배당금이요? 배당금은 비용이 아닙니다. 주주 몫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게 어떻게 회사의 손익계산서에 비용으로 처리될 수 있겠습니까.
배당은 회사 자본 내에 누적되어있는 이익잉여금을 처분하여 주주에게 돌려주는 행위이므로 비용과는 전혀 무관하죠. 손익계산서에 빤히 법인세비용 때문인 것으로 나와있는 것을 구태여 모회사에 대한 배당때문이라고 헛소리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기사도 황당하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잡이익 감소가 순손실 원인?
폭스바겐코리아 당기순손실에 대한 헛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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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이익이 '21년에 비해 '22년 크게 감소하여 당기순손실을 냈다는 겁니다. 잡이익은 영업 외 손익에 포함되는 항목입니다. 잡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맞습니다.
그렇게 잡이익 감소를 다 반영하여 '22년의 세전이익은 311억원 입니다. '21년의 세전이익 232억보다 훨씬 많죠. 그런데 왜 잡이익 감소로 당기순손실이 났다고 하는 걸까요?
잡이익 감소를 반영한 '22년의 세전이익(법인세 비용 전의 이익)이 '21년보다 더 많은데도 당기순손실을 냈다는 건 '22년의 법인세 비용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고, 손익계산서에 내용이 그대로 나와있습니다.
감사보고서의 재무제표 주석으로 한번 가봅니다. 법인세비용 내역이 제시되어있죠.
법인세 비용의 내역
폭스바겐코리아 당기순손실에 대한 헛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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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22년도분) 법인세부담액은 111억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추납액이 포함된 전기법인세 조정이 무려 520억이나 됩니다. 추납이라는 건 예컨대 과세당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아 법인세를 더 낸 경우 등을 말합니다.
추납액이 얼마인지 따로 구별하여 밝혀놓지는 않았는데 몇백억 수준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영향으로 법인세 비용이 577억 산출된거죠. 그래서 294억의 영업이익, 311억의 세전이익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 256억을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배당금 지출이니 잡이익 감소니 하는 이야기는 ㄱ, ㄴ, ㄷ을 구별하지 못하는 헛소리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