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카카오와 손잡고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지분을 최대 19.9%까지, 유상증자나 공개매수 방식으로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가능할까요.
지금 상황에서 SM 경영진이 CJ그룹에 대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다면 이것은 '빼박' 우호지분 확대용 신주발행이 됩니다.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이하 이수만)가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 100% 패소하게 되어 있죠.
SM 경영진은 최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적대적 M&A'로 규정하였습니다. 하이브와 이수만의 지분거래, 그리고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적대적 M&A로 볼 수 있느냐 하는 판단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SM 경영진이 현재 상황을 적대적 M&A라고 선언해놓고 그 이후에 CJ그룹을 상대로 신주를 발행한다? CJ그룹이 유증에 참여하여 SM 주주가 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글쎄요. 이런 코미디 같은 일을 CJ그룹과 카카오가 벌이지는 않을 겁니다.
지난 2월7일 SM 이사회는 카카오에 대한 신주발행을 의결하였습니다. 이수만은 즉각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현 경영진이 우호적 지분확대를 목적으로 신주를 발행한 것"이라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안은 법적 다툼의 여지가 꽤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이브가 이수만 지분을 인수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하여 SM을 인수하려고 하는 마당에, 그 대척점에 있는 SM 경영진이 CJ그룹에게 신주를 발행할 정도로 무지하지는 않을 겁니다.
공개매수로 하이브에 맞불은 놓는 것은 가능하겠죠. 그런데 기사를 보면 일반 개인주주로부터 19.9%를 공개매수로 확보하고 KB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 지분은 블록딜로 사들이는 방안을 구상중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기관투자자 지분은 개인주주 공개매수가격보다 더 쳐줘서 확보하겠다는 걸까요? 매수가격을 달리하지 않는다면 한꺼번에 공개매수하지 않고 따로따로 거래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지분 매수가격을 일반주주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매겨 취득하는 것은 가능해보이지 않습니다. CJ그룹이 정말 참전 의사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사에서 거론되고 있는 방식들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