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회장 일가와 사모펀드측(MBK-유니슨)이 공개매수 공시 전에 CB 콜옵션 양수도 계약한 것을 두고, 자본시장법 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금지' 조항의 위반일 수 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법 위반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는 회사와 관련한 중요 정보를 알고 있는 자가 모르고 있는 자를 대상으로 주식 등을 거래하여 이득을 취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취지의 조항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대형수주를 하였습니다. 이 정보를 알고 있는 회사 내부자가 공시 전에 시장에서 회사 주식을 매수하였습니다.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들은 이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그 가격에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겠죠. 이런 경우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가 됩니다.

최규옥 회장은 지난 2020년 발행한 오스템임플란트 CB 500억 가운데 40%(200억)에 해당하는 콜옵션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권리를 올해 1월19일 두 아들에게 증여합니다. 이틀 뒤인 21일 최 회장과 사모펀드는 최 회장이 보유한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절반과 아들이 보유한 CB콜옵션을 매매하기로 계약하죠. 그리고 25일 사모펀드측은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공시합니다.

1월21일 최 회장과 사모펀드가 주식과 CB콜옵션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시점으로 돌아가보죠. 이 시점에 사모펀드는 주당 19만원 공개매수 계획을 가지고 있었죠. 그렇다면 최 회장은 예정된 공개매수를 몰랐을까요? 최 회장 일가가 이 사실을 모른 채 지분과 CB콜옵션을 넘기기로 계약했다고 봐야 할까요? 공개매수할 거란 사실을 최 회장 일가가 알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인데, 몰랐기 때문에 계약을 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당연히 그렇진 않겠죠. 계약상 지분 거래가격 19만원은 공개매수가와 동일합니다. CB콜옵션은 공개매수가 19만원에 맞춰 평가한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계약하였습니다. 공개매수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한 상태에서 거래를 한 걸로 봐야죠.

사모펀드측은 공개매수에 대한 정보가 서로 공유되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양자의 거래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금지에 해당될수 있을까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하여 거래를 하였다고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 정보를 아는 자와 알지 못하는 자, 즉 정보의 불평등 상태(정보 비대칭)에 있는 자 간에 거래가 이루어져 정보를 가진 자가 이득을 취하거나 손실을 회피하는 경우 법 위반이 되는 거죠.

공개매수 사실을 알고 있는 자가 시장에서 또는 시장밖에서 이 회사 주식을 15만원에 매수하였다고 해 보겠습니다. 주식을 판 사람들은 19만원에 공개매수 예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미공개 된 중요 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자본시장법 174조의 취지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변호사(증권거래에 정통한 한 변호사)가 말하기를 "최 회장 일가와 사모펀드들은 주식 공개매수가 진행될 것을 알고서 사전에 주식 관련 사채를 거래했다"고 하였답니다. 그렇다면 이 변호사도 양측 모두 계약 당시 공개매수를 인지했다고 인정한 거 아닌가요.

사모펀드가 공개매수 예정이라는 사실을 최 회장측에 숨기고 CB콜옵션을 매수하기로 계약했다고 해보죠. 그래야 공개매수 예정가격인 19만원이 아니라 15만원 안팎의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콜옵션을 평가하여 싸게 매입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이렇게 거래되었다면 사모펀드측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했다고 할만합니다. 최 회장 측은 정보불균형 때문에 주당 19만원 기준으로 평가받아 더 높은 가격에 팔 기회를 놓쳤으니까요.

그러나 실제 거래는 그렇지가 않았죠. 공개매수라는 미공개 정보를 서로가 인지한 상태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는데, 누가 이득을 얻었고 동시에 누가 피해를 봤을까요? 아니면 양측의 거래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게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