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드릴십
삼성重은 드릴십 매각 공시하는데 대우조선은 왜 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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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지난 12월5일 드릴십 1척을 매각하였다고 공시하였습니다. Santorini 드릴십을 2992억에 Saipem Drilling Norway에 넘기기로 하였다고 밝혔죠.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11월 각각 드릴십 1척씩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중공업은 매각사실을 공시하였는데 대우조선해양은 왜 공시하지 않는 걸까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보유중인 드릴십은 선주가 인수하지 않아 떠안은 선박입니다. 조선업체는 선박공사를 할 때 건조한만큼 진행율(총공사예정원가 대비 투입한 원가비율)에 따라 매출액을 인식합니다.
건조한만큼을 계속 매출액으로 반영해 나가므로 건조중인 선박을 재공품 재고자산으로 인식할 이유가 없습니다. 완성선박도 마찬가지죠. 일반 제조업체라면 제조중인 제품은 재공품 재고자산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하겠죠. 완성하면 제품 재고자산이 됩니다.
그러나 조선업체의 경우 쉽게 생각하면, 재건축조합의 발주로 아파트를 도급공사를 하는 건설사가 시공중이거나 완성한 재건축 아파트를 자기의 재고자산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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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 만들어진 선박을 선주가 인수하지 않으면 조선업체는 일단 선박(제품)을 재고자산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건조 중에 어떠한 사유로 계약이 취소된다면 재공품 재고자산으로 반영해야겠죠.
삼성중공업은 재고자산으로 보유중이던 Santorini 드릴십을 Saipem Drilling Norway라는 회사에 임대해주었습니다. 용선계약을 맺은 겁니다. 그리고 Saipem이 용선을 끝내고 매입을 원할 경우 Saipem에 매각한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렇게 용선을 하면 드릴십은 재고자산에서 영업용 유형자산으로 신분이 바뀝니다. 해운회사가 보유중인 선박이 유형자산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Santorini 드릴십은 용선에 들어가 유형자산인 상태에서 매각되었기 때문에 '유형자산의 처분'으로 공시가 되었습니다. 기업이 제품 재고자산을 처분(판매)한다고 하여 공시를 하지는 않습니다. 재고자산은 보유목적이 어차피 판매용이므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재고자산의 외부판매를 굳이 공시하지는 않는다는거죠.
그러나 유형자산은 판매용이 아니므로 처분시 공시할 수 있습니다. 유형자산을 정기적으로 취득하고 처분하는 회사라면, 그리고 그 금액 자체가 크지 않는다면 이 역시 의무적으로 공시할 것 까지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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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삼성중공업의 유형자산(드릴십) 처분공시도 의무공시가 아니라 회사의 자율공시였습니다. 매각금액이 삼성중공업 전체 자산 대비 비중이 작아 의무공시할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어쨋든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이 유형자산이고, 드릴십 매각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므로 자율공시를 하였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미 처분한 드릴십 2척은 삼성중공업과는 달리 재고자산으로 분류되어있던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에는 공시의무도 없고, 이를 자율적으로 공시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사모펀드에 드릴십 4척을 매각하였습니다. 이 사모펀드가 조성한 펀드에 삼성중공업도 후순위 출자를 하였는데, 올해들어 드릴십 1척을 매각하였고, 또 1척은 매각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