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건설프로젝트
8600억 물린 이라크 프로젝트 포기한 한화건설, 뭘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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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 물려 있는 돈(공사 미수금 등)은 8600억원 정도 됩니다.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런데 한화건설은 '12년에 시작하여 '27년 완공예정인 비스아먀 프로젝트를 결국 포기할 모양입니다. 지난 10월7일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재건위원회(NIC)에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공시하였네요.
NIC가 기성(旣成) 공사대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계약위반을 했다는 게 해지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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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은 ㈜한화의 100% 자회사로, ㈜한화에 흡수합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화건설의 공시를 들여다보니 이런 대목이 있군요.
"합병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해외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의 계약상 지위, 권리 및 의무 승계를 위해서는 발주처 동의 절차 등이 필요합니다. NIC는 '22년 10월 6일자로 당사가 ㈜한화와 진행하고 있는 합병 절차에 대하여 부동의(不同意) 의사를 전달하였습니다. 이에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신도시 및 사회기반시설 공사와 관련하여 기성금 지연지급 및 미지급 등 계약위반을 이유로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NIC에 해지 통지를 하였습니다."
공시 내용을 보면 공사대금 회수 문제 외에, 합병에 대해 NIC가 동의하지 않은 점도 계약해지에 영향을 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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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13조원에 이릅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으로 25킬로미터 떨어진 비스야먀 지역에 10만 세대 주택과 학교, 병원, 오수처리시설 등 19개 인프라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이라크 재정 악화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공기가 '27년말까지로 연장되었습니다.
한화건설은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물려있을까요? '22년 반기보고서 연결재무제표 주석에 그 내용이 나와있습니다. (비스야먀 프로젝트 관련부분만 발췌하였습니다.)
이라크 프로젝트 공사미수금
8600억 물린 이라크 프로젝트 포기한 한화건설, 뭘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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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사업은 '22년 6월말 기준 공사진행률이 44.99%, 공사미수금은 6019억원 입니다. 대손충당금 256억원 설정되어 있네요. 사회 인프라 사업의 공사진행률은 29.02%인데 공사미수금은 2116억원입니다. 공사를 진행하였으나 아직 NIC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미청구공사)도 464억원에 이릅니다. 미청구공사 역시 일종의 공사미수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금액을 다 합하면 8600억(대손충당금 반영 전 기준)이죠. 꽤 큰 금액인데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까요? 한화건설은 어떻게 하여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
한화건설의 '22년 반기 연결재무상태표를 보면 해외도급공사 선수금이 8078억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금액의 대부분이 비스야마 프로젝트에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선수금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한화건설 선수금
8600억 물린 이라크 프로젝트 포기한 한화건설, 뭘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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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의 선수금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8600억 물린 이라크 프로젝트 포기한 한화건설, 뭘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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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위와 같은 상태에서 어떤 사유로 인하여 공사도급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해 보겠습니다. A사는 현 상태의 선수금 잔액 1000만원(2000만원-600만원-400만원)과 공사미수금 1600만원을 상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사미수금 잔액은 600만원으로 크게 감소하겠죠. 공사계약이 정상적으로 유효한 상태라면 상계처리는 불가능하지만, 계약 자체가 해지되었다면 가능합니다.
물론 발주처와 계약해지에 대한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있죠. 아울러 발주처가 선수금 반환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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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이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받은 현금은 공사진행률에 따라 인식한 매출수익보다 좀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사 중 여러 차례 유입된 계약금과 중도금 등 선수금 덕분이죠.
한화건설의 이라크 프로젝트 공사미수금(미청구공사 포함, 대손충당 설정 후 장부가액 기준)은 8280억원 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해외도급공사 선수금 8078억원을 이라크 선수금으로 간주한다면, 상계처리 후 공사미수금 잔액은 200억원 남짓이 되겠죠. 물론 비스마야 주택사업프로젝트와 사회인프라 프로젝트를 나눠서 별도로 계산해보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올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화건설은 반기보고서에서 이라크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이렇게 밝혔습니다.
"발주처인 이라크 재건위원회와 안정적인 사업완료를 위하여 상호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는 안정적 수금방안과 공사기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라크 재건위원회가 한화건설의 공사해지 통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혹시 국제분쟁으로 비화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건설이 전격적으로 공사계약 해지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그마나 선수금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