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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3Q 영업이익, '사실상' 분기 최대인 까닭

  • Korea Monitor
  • 2022-10-08 15:11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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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G에너지솔루션이 ‘22년 3분기에 매출액 7조6482억, 영업이익 5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 매출액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사실상 ‘역대 최대’급입니다.

‘21년 2분기에 영업이익 7243억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당시 숫자에는 ‘사연’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번 3분기를 실질적 최대 영업이익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2.
그 당시로 한번 돌아가볼까요?
‘19년 4월 LG측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ITC(무역위원회)에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LG의 배터리 기술을 도용했다는 주장이었죠.

약 2년여에 걸친 장기 소송 끝에 LG측이 승소하였고, 두 회사는 합의를 체결합니다. '21년 4월에 기본합의, 5월에 최종합의에 이르렀는데,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게 총 2조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시금으로 1조(‘21년 5000억, ‘22년 5000억)를 지급하고 나머지 1조는 ‘23년부터 SK이노베이션이 연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지급(누계 1조가 되는 시점까지)한다는 것이었죠.

3.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일이 벌어집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급하기로 한 일시금 1조원을 ‘21년 1분기 손익계산서에 영업 외 비용(기타비용)으로 반영합니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21년 2분기 손익계산서에 영업수익(기타 매출액)으로 반영하죠.

SK측이 일시금 1조원을 소송 합의금 정도로 봤다면, LG측은 기술료 즉 라이선스 사용권을 SK측에 부여한 데 대한 대가로 본 것입니다. 과거에 허락없이 SK측이 기술을 도용하여 배터리를 제조한 데 대한 대가를 지금 회수하는 개념으로 본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라이선스 등 로열티 수익을 매출액(영업수익)에 포함시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1년 2분기 사업보고서 재무제표 주석에서 일시금 1조원에 대한 회계처리를 설명하였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문구를 보고 살짝 감탄하였습니다.

길지 않은 문장이지만 회계기준에 따라 매출액으로 인식하였음을 설명하기 위해 엄청 고심한듯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21년 2분기 사업보고서 재무제표 주석

LG에너지솔루션 '21년 2분기 사업보고서 재무제표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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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하여 ‘21년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액은 일시금 9922억(일시금 1조원을 현재가치로 측정한 금액)이 포함되어 5조1310억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9922억은 영업활동으로 달성한 매출액이 아니므로 대응하는 영업비용이 없죠. 그래서 이 금액만큼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에 기여하게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21년 1분기에 비해, 2분기매출액은 8769억원이나 늘어납니다. 증가율 20.6%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21년 1Q, 2Q 손익

LG에너지솔루션 '21년 1Q, 2Q 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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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매출원가는 거의 그대로죠. 매출액이 20%나 증가했는데 매출원가가 그대로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원가없는 매출액(일시금)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21년 2분기 영업이익은 7243억을 기록했습니다. 일시금 9922억이 아니었으면 영업손실 2679억원을 기록했을 거라는 이야기죠.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22년 3분기 영업이익 5219억에는 환율 효과가 크게 작용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분기 최대 영업이익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원자재 가격 인상분에 대해 판매가격 연동제를 적용할 수 있었고, 달러/원 환율이 오른 것이 실적개선 주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매출액에서 수출비중은 70% 수준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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