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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SK의 반도체 재고가 현금흐름에 직격탄이 되는 이유

  • Korea Monitor
  • 2022-10-02 14:00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메모리반도체

메모리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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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가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죠.

한국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영업팀이 본사 특명을 받아 메모리반도체 할인판매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다고 합니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어제 올 지 모르는 호황기를 기다리며 재고를 계속 쌓아둔 순 없고, 싸게라도 팔아보려는데 쉽지 않다"며 한숨이라네요.
한국경제신문 기사

한국경제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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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가 기업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거죠. 필자가 일전에 재고자산은 매입채무와 함께 파악해야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그림과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수박을 매입하여 판매하는 유통업체 A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1년 재고자산(판매용 수박)을 15만원 어치 매입하였습니다. 현금매입이 5만원이고 외상매입이 10만원입니다.

A사의 손익계산서상 매출원가는 다음과 같이 산출할 수 있습니다.연초 재고가 5만원 있었다고 해보죠. 연중 15만원을 매입하였습니다. 연말 재고잔액이 10만원이라고 해보죠. 그렇다면 연중에 10만원 어치 재고가 팔린 것으로 볼 수 있죠. 그래서 손익계산서상의 매출원가는 10만원이 됩니다.
손익계산서 매출원가

손익계산서 매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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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매입채무쪽으로 한번 가보겠습니다.

연초 매입채무가 10만원이 있었다고 해보죠. 연중 매입으로 10만원이 늘었습니다. 앞에서 '21년 중 외상으로 매입한 것이 10만원이라고 했으니까요. 연말 매입채무 잔액은 8만원이라고 해보죠. 그렇다면 연중에 12만원의 매입채무가 현금결제된 것입니다.

매입채무 결제에 따른 현금유출액

매입채무 결제에 따른 현금유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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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금기준으로 매출원가를 따져봅시다. 매출원가로 현금이 얼마나 유출되었는지를 계산해보는 겁니다.

'21년 중에 수박을 현금으로 매입한 것이 5만원입니다. 그리고 연중에 매입채무를 현금으로 결제해 준 것이 12만원입니다. 둘을 더하면 합계 17만원이 현금기준 매출원가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덧셈과 뺄셈을 동원하여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현금매출원가(현금유출액)=손익계산서 매출원가 10+재고자산증가액 5+매입채무 감소액 2=17

손익계산서의 매출원가는 10만원이지만, 현금기준의 매출원가(실제 현금유출이 일어난 매출원가)는 17만원으로 크게 늘어나죠.

이번에는 다른 사례를 봅시다. 재고자산은 앞의 경우와 같습니다. 매입채무에서 연말 잔액이 15만원이라고 해 봅시다. 앞의 사례에 비해 매입채무 결제를 엄청 늦추고 있는 것이죠. 그럼 연중 현금결제액은 5만원이 됩니다.
매입채무 결제를 지체하는 경우

매입채무 결제를 지체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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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라면 현금기준 매출원가는 어떻게 될까요? 연중 현금으로 매입한 수박 5만원에다 연중 매입채무 현금결제분 5만원을 더하면 합계 10만원이 됩니다.

회계상의 매출원가(손익계산서 상의 매출원가)도 10만원, 실제 현금유출 매출원가도 10만원인 겁니다. 덧셈 뺄셈을 활용하여 표현하자면 이렇습니다.

현금유출 기준 매출원가=손익계산서 매출원가 10만원+재고자산증가액 5만원-매입채무증가액 5만원=10만원

재고자산이 증가해도 매입채무 결제를 최대한 늦추면 늦출수록 현금기준 매출원가는 선방할 수 있는 겁니다. 현금흐름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이 거래업체 납품대금 결제를 일부러 크게 늦출 수 있을까요?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자사의 재고가 쌓여도 매입 원재료의 결제는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들 대기업은 재고자산의 증가가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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