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자산 10조 동원그룹 합병지주사 탄생? 치명적 계산 오류
이미지 확대보기 동원엔터프라이즈(이하 엔터)는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입니다. 비상장사죠. 동원산업(이하 산업)은 엔터의 자회사이면서,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죠. 상장사입니다.
동원그룹은 엔터와 산업을 합병하겠다고 최근 공시했습니다. 합병 전후의 출자구조도를 간략하게 만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경제신문 그래픽 인용)
동원그룹 출자구조도. 출처:한국경제신문 & 전자공시시스템
자산 10조 동원그룹 합병지주사 탄생? 치명적 계산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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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합병 전 지주회사인 엔터에 대해 김남정 부회장이 68%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부친 김재철 명예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을 다 합치면 거의 100% 가까운 지분을 대주주 일가가 가지고 있죠.
엔터는 산업의 대주주입니다. 산업은 엔터 자회사이면서 스타키스트(미국 참치업체) 등 몇개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지주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합병 관련하여 한 경제매체에 실린 기사내용 중 일부를 보겠습니다.
동원산업 합병관련 기사
자산 10조 동원그룹 합병지주사 탄생? 치명적 계산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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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엔터 자산은 6.7조, 산업 자산은 3.1조인 것은 맞습니다. 이같은 두 회사의 자산을 단순합산만 하여도 합병사 자산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과연 그렇게 될까요? 자산 10조원짜리 합병지주사가 탄생할까요?
이같은 설명에는 큰 오류가 담겨있습니다. 출자구조도에서 보는 것처럼, 엔터는 산업 지분을 63% 보유하고 있죠. 엔터가 지배기업, 산업이 종속기업이 되어 두 회사는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두 회사의 자산, 부채, 자본을 합치고 내부거래를 제거하는 겁니다. 지배기업으로서 엔터가 작성한 '21년 말 기준 연결재무제표 자산(6.7조)에는 산업의 자산(3.7조)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두 회사를 합병하면 어떻게 될까요? 합병은 한 회사가 되는 거죠. 엔터가 산업에 흡수합병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산업이 상장사이기 때문에 흡수합병하는 주체를 산업으로 정한 것 같습니다. 엔터는 자산과 부채를 모두 산업에 넘겨주고 소멸합니다. 엔터 주주들은 그 대가로 산업 신주를 받는거죠.
그럼 합병사의 자산은 두 회사 자산을 더하면 될까요? 연결기준 자산을 단순합산 하면 중복계산이 되어 자산 규모가 부풀려 집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엔터의 연결기준 자산 숫자에는 산업 자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산업 말고도 많은 자회사의 재무제표가 엔터의 연결재무제표에 합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신규지주사(엔터와 산업의 합병사) 자산 규모는 합병 전 엔터의 연결자산과 별 차이 날 것이 없습니다. 6.7조 안팎이라는 거죠.
이걸 단순합산하여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