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 M&A, 두 눈 뜨고 잘 봐야 하는 이유
이미지 확대보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 실패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품으려 했던 사건'이라고들 말합니다. 그렇게만 보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인수합병(M&A) 실패의 또 하나 사례에 불과합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시도와 무산 과정은 구조적으로 잘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본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잊지 말고 잘 기억해야 합니다.
1.
대형 인수합병에서 인수하는 기업은 보통 인수금융, 재무적투자자(Financial Investor),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를 활용합니다. 쌍용차는 인수대금이 3000억원대입니다. 인수금융을 일으킬 정도 규모는 아니죠.
또한 이른바 ‘법원딜’이라, 금융회사들이 회생추진중인 기업에 대한 인수금융에 나설 이유도 없죠.
이런 경우 인수하는 기업은 재무적 투자자와 손을 잡게 되겠죠. 에디슨모터스와 손잡았다고 발표했던 키스톤PE는 인수작업이 본격시작되기도 전에 발을 뺐어요. KCGI도 끝내 컨소시엄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출발에서부터 FI와 관계가 삐걱이는 경우는 드물죠. 그래서 무리수를 두기 시작합니다.
2.
에디슨모터스측은 쎄미시스코(현 에디슨이브이)라는 전기경차 제조 코스닥기업을 인수하여 자금조달창구로 만들었죠. 한 회사(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해 다른 회사(에디슨이브이)를 먼저 인수하여 일종의 '전략적 투자자'로 만든 셈입니다. 말이 전략적 투자자이지 실상은 단순 자금조달 창구나 다름 없었어요.
에디슨이브이는 지난해 총 800억원 어치 CB와 BW를 찍었고, 이렇게 마련한 자금 중 500억은 다시 에디슨모터스로 흘러갔습니다. 에디슨모터스가 에디슨이브이를 상대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했거든요.
3.
CB발행 시도는 계속되죠. 본격적으로 악취가 납니다. 지난해 7월 에디슨이브이 이사회를 장악한 이후 강영권 에디슨모터스측 회장 등은 곧바로 네차례(3회차~6회차) 총 800억원 전환사채 발행을 의결합니다.
당시 에디슨이브이는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었어요. 매출도 하락세, 영업현금흐름 역시 3년 내내 순유출(마이너스) 상태였죠. 그런데도 자금조달에 동원된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에디슨이브이는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았어요.
4.
에디슨이브이는 지난해 발행한 800억원 어치 메자닌 채권(CB나 BW) 조기상환 리스크에도 빠져있습니다. 감사의견 거절로 기한이익상실 조항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회사측은 “기한이익상실 요건이 충족되어도 올해말까지 조기상환요구를 하지 않기로 사채권자들과 추가로 약정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 이 협약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의견거절은 상폐 사유에 해당하죠.
5.
에디슨모터스측은 이번엔 유앤아이라는 의료기기업체를 노립니다. 자금창구화 하는 방법이 에디슨이브이와 놀라울 정도로 판박이 입니다. 바로 민법상 투자조합 활용이죠.
에디슨모터스측은 지난해 5월 에디슨이브이 신주 (지분율 17%)를 인수하여 최대주주가 되었어요. 이 때 원래 에디슨이브이 최대주주가 보유했던 35%는 6개의 민법조합이 나눠 인수하죠. 민법조합은 개인 또는 개인과 법인들이 공동이익을 목적으로 손쉽게 결성하고 청산할 수 있습니다.
과거 민법조합의 먹튀 사건이 잦았어요. 코스닥 부실기업을 인수한 뒤 신규사업을 할 것럼 허위공시를 하고, 주가가 급등하면 바로 지분전량을 시장매각하죠. 금융당국은 민법조합이 인수합병으로 최대주주가 되면 지분을 1년 보호예수하도록 했습니다.
에디슨이브이에 들어온 조합은 6개로, 기존 대주주 지분을 나눠 인수했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되는 것을 피했어요. 에디슨모터스측과 이런 투자구조를 서로 짰다고 볼 수 있죠. 에디슨이브이 주가가 급등하자 조합들은 조합원들에게 지분을 현물배분하여 차익실현 기회를 제공했어요.
6.
에디슨모터스측은 유앤아이 신주를 인수했어요. 유앤아이 최대주주 지분은 2개의 민간조합이 인수했죠. 조합들이 언제든 털고 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거죠. 유앤아이는 CB발행 3건, BW 발행 1건 공시를 이미 낸 상태입니다. 놀라울 정도로 노골적인 판박이 수법의 반복입니다. 유앤아이는 2015년 상장 이래 한번도 영업이익을 내 본 적이 없습니다. 누적결손금이 400억원에 이릅니다. 적자누적중인 의료기기 회사마저 무너뜨릴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