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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PB 탄생 과정

  • Korea Monitor
  • 2022-03-21 08:43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편집자주)
참여연대 등 6개 시민단체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단체들은 "쿠팡과 자회사 씨피엘비가 직원들에게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은 채 조직적으로 자체 브랜드 상품(PB상품)의 후기(리뷰)를 작성하도록 했다"며 "리뷰 조작으로 PB상품 노출 순위가 상승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참여연대가 거짓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모든 직원 후기는 직원이 작성했음을 반드시 명시하고 있고, 쿠팡의 상품평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북세상' 코너에서는 쿠팡이 중소기업 인기상품을 베껴 PB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리뷰를 조작함으로써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는 참여연대측의 권오현 변호사 페이스북 글을 게재한다. 이 글은 권 변호사의 주장이며 코리아모니터에서 사실 여부를 별도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 글에는 3월21일 현재 659개의 '좋아요'가 달렸으며 468회 공유된 상태다.

이에 대해 쿠팡측이 별도의 반박입장을 알려오면 '페북세상' 코너에 역시 게재할 예정이다.

쿠팡 로켓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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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변호사

<쿠팡의 PB 탄생 과정>

1. 잘 팔리는 중소기업(또는 자영업자, “중소기업”이라고만 함)A의 상품 B가 있어요.
2. 쿠팡은 사입을 제안합니다. “00 대표님” 우리가 님꺼 B 왕창 사서 직접 팔게요”
3. A는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쿠팡에는 사입으로 팔고, 다른 판매채널만 신경쓰면 되거든요.
4. 중간 생략
5. 상당기간 쿠팡은 A에 많은 돈을 주고 B를 직접 잘 판매합니다.
6. 그러던 어느 날 A는 쿠팡의 사입 물량 축소 또는 중단 통보를 받습니다.
7. 아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위 4.의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a. 쿠팡은 자기 오픈마켓에 입점한 중소기업의 잘 팔리는 상품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B 같은 상품 여러 개를 사입해서 로켓배송으로 직접 판매하고 그 (이윤 & 성장)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합니다.

b. 그리고 A 모르게 작업을 하죠. A에게 납품하는 업체, 원재료를 제공하는 업체와 접촉하여 거래선을 자기와 하자고도 했다 합니다(제보 유). A보다 더 대량으로 만들고, 가격협상력도 있으니 A가 만든 B보다 더 싸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고객 응대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윤구조, 비용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언제 수요가 많고 언제 적은지 데이터가 다 있습니다.

c. 그리고 쿠팡의 자회사인 CPLB가 B와 매우 유사한 B’ 상품을 출시합니다. (-> 미국 유럽도 이렇게 플랫폼회사가 데이터를 활용하여 중소자영업자를 착취하는 행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법을 발의했거나 제정된 상황입니다).

d. 데이터 분석, 피해기업 및 쿠팡 직원의 진술에 의하면 쿠팡과 그 계열회사 직원들은 조직적으로 신규 출시된 B’에 10개 내외의 리뷰를 작성합니다(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쿠팡은 자신들의 PB 상품에 극도로 우호적인 허위리뷰를 쓴 업체 또는 허위리뷰어들을 당장 업무방해로 고소하여야 합니다. 2.25. 조선일보 보도 전에는 그래도 “직원 작성”표시가 있었는데 2말3초 전후해 출시한 제품에서는 아예 아무런 표시가 없었습니다). 이때 직원들에게 대가를 주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지원을 받았다고 해요. 상품을 무료로 줄 테니 리뷰를 써볼 사람은 지원하라고. 이게 어느 순간부터 변질되었습니다. 그 직원도 너무 괴롭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e. 10개 내외의 리뷰를 작성한 각 리뷰어들은 서로의 리뷰에 “도움이 됐음” 버튼을 클릭합니다. 페북, 인별의 “좋아요” 같은 건데요. “도움이 됐음”을 많이 받고, 리뷰가 실사용 후기처럼 자세하며 사진도 여러장인 리뷰는 베스트 리뷰가 되서 제일 위에 노출됩니다. 베스트 리뷰도 있고, 그 리뷰가 좋으며, 리뷰가 10여개 가량 있다? 그러면 아마도 쿠팡의 노출알고리즘을 충족하는 모양입니다. 그 B’ 상품이 출시된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상위에 노출됩니다. 이제 일반 사용자들이 유입되서 그 제품의 구매를 시작합니다.

f. 그러나 일반 사용자들이 해당 상품에 대해서 진짜 실사용후기를 쓰더라도 그 리뷰는 웬만해서는 상위에 랭크되어 소비자들의 눈에 보이기 어렵습니다. e에서 본 것처럼 이미 회사 지시 또는 강요로 아주 충실히 작성된데다가 여러 동료로부터 “도움이 됐음” 표시를 받은 베스트 리뷰를 밀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참고로 "거의" 대부분이 5점만점이고요. 리뷰어당 1,2개 정도 아무 이유 없이 1점을 주기도 했습니다. 허위라는 것을 감추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g. 심지어 쿠팡(또는 CPLB)은 가격에서도 장난을 칩니다. B가 10,000원이라고 칩시다. B’는 20,000원이라 해놓고, 50% 또는 51% 할인을 겁니다. 경쟁 상품보다 미세하게 가격을 낮춰요. 검색해보세요. 리뷰 1만개 전후의 중소기업 상품들보다 10원 더 싼 각 “콘샐러드” “고속충전기”가 첫화면에 같이 보이는지 그 리뷰가 몇개인지. 100, 200원 차이나는 할인이 많이 들어간 상품이 무엇인지. 리뷰수가 현저히 차이나는데 첫 화면에 나온다? 그럼 쿠팡 PB 상품 아닌지 자세히 보시고요. 베스트 리뷰어 글을 그대로 믿지 마시고, 그가 구매한 이력을 살펴보세요. 혹시 쿠팡(주) 또는 coupang global 회사 것만 산 것은 아닌지. 혹시 준 평점이 전부 5점은 아닌지. 제가 쿠팡 다 볼 순없죠. 그치만 제가 지난 2,3주간 본 것들은 예외가 거의 없었습니다.

h. 표시광고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강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i. 사실과 다르다고요? 그럼 당장 그 리뷰어들의 신원을 모두 확인해서 업무방해로 고소하세요. 쿠팡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잖아요. 안하시면 저희가 대신 고발해드리겠습니다.

* 분석 결과 중 일부

B'라는 상품에 출시 직후 리뷰를 작성한 11개 리뷰의 리뷰어 중 베스트 리뷰어 5인의 리뷰를 분석해봤어요(고맙게도 쿠팡이 구매자의 리뷰 이력 추적 시스템을 만들어두었죠. 이건 블랙컨슈머 거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긴 합니다. 없애지 말아주세요).

B'를 산 그 5인은 2.10.에는 마스크 200매 같은 모델을 동시에, 2.11.에는 라텍스 장갑 S 사이즈 100매를 동시에, 2.14.에는 라텍스 장갑 L 사이즈 100매를 동시에, 고양이 모래 20 또는 30리터를 동시에. 에그후라이팬도 동시에. 아니 어떻게 특정 B'를 산 상품의 베스트 리뷰어 5명이 같은 날 같은 제품을 평점 5를 주면서 동시에 그것도 10차례 가까이 구매하냐고요. 올해에만!

그 중 1명이 실사용후기를 쓰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재구성을 해보면, 그 1인의 가족은 30명 정도, 키우는 고양이가 29마리 정도고요. 손 크기가 한주에 한번씩 커졌다 작아졌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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