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월16일 이사회를 열어 정기주주총회(3월31일 예정) 의안에 '정관변경안'을 추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총소집공고 정정공시를 냈습니다.

정관에서 뭘 바꾸려 하나 봤더니, 이런저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 중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있었는데, 정기주총 의결권 기준일 변경입니다.

1.
12월말 결산법인은 2월~3월에 정기주총을 합니다. 의결권 주주확정 기준일은 거의 대부분 결산기말(12월말)입니다. 연말까지는 주식매수계약을 체결하여 주주가 되어야 다음해 2월~3월 열리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자격이 생기는 거죠.
SM엔터테인먼트는는 이번에 의결권 주주 확정 기준일을 '이사회가 정한 날'로 바꾸려는 겁니다. 정관변경이 통과되면 다음 주총부터 적용될 텐데요, 상법은 주주확정 기준일의 변경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2.왜 바꾸려는 걸까요? 아마 이번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과 표대결에서 교훈(?)을 얻은 것 같습니다. 얼라인이 감사 후보 주주제안을 한 것은 지난 2월 하순입니다. 대주주로서 3% 의결권 제한을 받는 이수만 총괄PD(지분 19%)는 가능하기만 하다면 백기사를 동원하여 지분을 3%씩 쪼개서라도 감사 자리를 지키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 정기주총 주주는 지난해 말 이미 결정되었으니 지분구조를 뒤흔들 대책은 없는거죠.

3.
지분 쪼개기의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사조산업 대주주는 임시주총에서 일반주주들과의 표대결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당시 사조그룹은 절묘한 꼼수들을 동원하죠.
그 가운데 하나가 지인들에게 지분을 3%씩 쪼개서 대여해 주는 겁니다. 사조 주진우 회장은 지인 2명에게 각각 3%씩을 대여했습니다. 주식을 대여받은 이는 주총 표결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한련 주진우 회장은 사조사업 주식을 들고있는 회사들 간 지분거래까지 추진하여 의결권 제한을 피하는 등 우호지분을 늘렸습니다.

(주 회장측은 정관변경안에서도 꼼수를 최대한 활용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생략합니다.)

4.

정기주총 의결권 주주 확정일을 '이사회가 결정하는 시점'으로 해 놓으면 이번처럼 주주제안이 들어오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측은 이번 주총에선 어쩔 수 없으니 앞으로의 주총 방어전략이라도 마련하고자는 차원에서 정관변경을 시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주들의 민심은 어떻게 반응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