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문성(Moonsung Bae)
22.02.25
# 아파트시장에서 경험한 인플레 오마쥬 혹은 데자뷰 1.편
아파트단지
아파트에서 경험한 인플레 오마쥬 혹은 데자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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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겪어보지 않아서 생소한 인플레 이슈에 대해 "아파트 가격(feat. 서울)" 경험을 반추하면 되지 않나 싶다. 주식과 채권없이는 살수 있어도 아파트나 원자재 없이는 살수 없다는 점에서- 주식/채권보다 유사성이 높을지도 모르겠다.
아파트 가격, 그 중에서도 서울은 '14년부터 '21년까지 무려 8년간 상승하였는데 박근혜 정부('14~'16) 기간은 정부에서 제발 집좀 사라고 뽐뿌(금리인하, 각종규제 폐지)한 결과 반등(디플레 탈출 성공~) / 문재인 정부('17~'21) 기간은 집값을 잡아보겠다고 외치긴 했으나...
정부가 규제로 뭘해봐야 소용없다는 논리의 근거는 (1)풍부한 유동성(돈이 너무 많이 풀림) (2) 공급부족, 크게 2가지였고 누구나 이견이 없을 것이다. 현재 인플레의 심각성을 논하는 근거와 동일하다.
헌데, 단기간내 효과를 볼 심산이면 (2)는 요원한 문제가 된다. 공급이 적정하냐는 문제는 차치하고, '오케이 (2)를 해결해줄께!' 해봐야 단기간에 입주물량을 쏟아내는건 불가능하다. (빌라, 오피스텔은 늘려봐야 욕먹을거고 아파트 인허가를 쉽고 빠르게 많이!는 당장 화천대유식 돈잔치부터 벌어진다.)
언론에서는 '올해 입주물량이 작년보다 적다! 내년도 적다!'(장기평균보단 많다는 얘긴 안함) 해대며 대중의 가슴을 뛰게 하는데, '앞으로 공급이 많다는 시그널을 주면 된다'는 제언도 당장 불붙은 상황을 해소하기엔 나이브한 소리다. 헬리오시티 완공은 서울 집값상승에 부담을 줬지만 3기 신도시 발표는 경기도 집값을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없었다. 아니 내후년부터 선박 공급 많아진다고 지금 중고선가가 떨어지나? 지금 집을 사고싶다는데 '여러분 5년뒤엔 신도시가 쏟아집니다!' 해봐야 통하겠냐는..
지금의 인플레 문제도 그런 trap에 걸려있는데, 주요 원자재(에너지, 곡물, 금속 등)는 죄다 코로나 뿐만 아니라 ESG, 지정학 문제(미중러 갈등)에 갇히는 바람에 중단기 공급확대는 기대할 수 없어졌다. '14년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에는 미국에서 "여기 풍부한 셰일가스가 있습니다~" 하여 유가 꼬무룩~ 했는데, 지금은 미국에서 "(침공전)얘가 오늘밤에 쟤 때릴거다!" "(침공후)우리 모두 기도합시다!" 하고 앉아있다.(아니 형님, 대체 유가는요? 곡물가격은요? 흑흑)
결국 단기 해결책은 (1)을 건드리는 것 뿐인데, 뜨아~~ 금리 올리면 피볼것 같은 자들이 반문한다. "지금 인플레는 공급측면의 문제인데 금리인상으로 무슨 해결이 됩니꺼?"
음 그럼 이걸 한번 볼까?(그림1)
(그림1)은 지난 7년간 서울지역 일부 대단지 아파트들의 가격추이인데, 기준금리가 1.25%에서 1.75%로 2회 올려가는 과정에서 '18년 하반기~'19년 1분기는 지난 8년여의 상승기간 중 유일하게 침체/하락을 겪었던 기간이다.
팔자의 버티기, 사자의 관망 속 거래공백의 대치상태에서 간간히 못버틴 팔자가 찍혔던 기간. 저기서 긴축모드를 강화하거나 유지만 했어도 저정도 레벨에서 안정화 되었을텐데.... 보시다시피 '19년 하반기부터 재차 돈풀기 모드... 이에 약속이나 한듯이 다시 가즈아~!!!
(그림2)
(그림2) 참고로 서울/수도권 '18년~'21년 평균 입주물량이 MB시절 평균 대비 67% 많았고, 특히 '20년은 역대급 입주물량이었던거 아시죠? '아니~~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무조건 공급부족이야~~'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우리나라 & 같은 시기 미국도 금리상승기에 집값도 올랐기 때문에 금리와 집값은 상관없다는 얘기들도 하는데...
(이런 단순비교라면 입주물량과 집값도 상관없다는 얘기는 왜 안하지?;;)
그거야 경기좋고 성장 빵빵할땐 주식/부동산도 금리와 같이 오르는 거지만, 지금은 금리 올린대니까 주식, 암호화폐 다 빠지고 부동산도 거시기한디?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유동성 덕분에 오른건 유동성 회수할땐 빠지는거 아니겠능가-
여전히 운임이나 원자재 가격을 주간 단위로 체크하며 전주대비 얼마 떨어졌으니 '드디어 꺾이나~?' '해소되는 분위기!' 외치는 애널들도 있지만,
8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린 알고 있다. 긴축 팍!!! 하지 않는 한 주간 혹은 월간 단위로 상승률 체크하며 '어디 아파트 실거래가가 수천만원 떨어졌네~' 같은 소식은 방향 전환과는 무관한 노이즈 였다는 것을...
작년부터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살펴보자니 '원자재 XX가격, peak-out 전망, 하반기부터 완화될것' 식의 표현이 많은데 별다른 근거가 없어서 단순 희망사항을 적어놓고 호도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그런 전망들은 계속 빗나갔다.
돌려서 까자면 누군가 2017년부터 매번 '서울아파트 가격, peak-out 전망, 하반기부터 완화될것' 이라고 주장했다면- 결과적으론 계속 틀렸고 무주택자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비웃음이나 당하게 된다. 근데 저런 분석엔 최소한 근거라도 있다. '18년~'21년 서울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대비 크게 늘었으니 "공급이 늘어서" 하락/완화를 전망한거다 라는 변명이라도 할수 있다.
강한 긴축없이 peak-out을 논하는건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