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주주 배당기준을 바꾸다
지난 2월28일 삼프로TV 언더스탠딩채널 ‘컴퍼니백브리핑(컴백)’ 시간에 출연하여 현대모비스(이하 모비스)가 내년부터 총배당액을 정하는 기준지표를 바꾸는 배경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모비스는 ‘19~’21 사업연도에 대해서는 ‘연간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의 20~40%를 배당하였습니다. (‘21년도분 기말배당은 3월 주총을 거쳐 4월에 지급예정)
‘22~’24 사업연도에는 총배당금을 정하는 기준을 ‘당기순이익(지분법 이익은 제외)’의 20~30%로 바꾼다고 공시하였습니다.
지분법 이익의 원리
방송에서 진행자인 이진우 프로가 “모비스가 지분을 상당량 보유한 회사들(현대자동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 현대건설 등)이 있는데, 이들 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모비스는 배당수익으로 잡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이 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모비스가 손익계산서에서 배당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당연히 당기순이익이 커질 것이고, 당기순이익이 커지면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이 커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그러나 그렇게 회계처리를 하지는 않습니다. 필자가 “현대차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모비스가 배당수익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는데, 실시간 댓글창에 어느 구독자가 “배당수익에 해당한다”고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코리아모니터> 지면을 활용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입니다.
모비스가 지분보유한 회사로 현대차 1개만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모비스는 현대차에 대해 상당한 지분(21%)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계에서는 이런 경우 '유의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고 보고, 현대차를 모비스의‘관계회사’로 분류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관계회사에 대해서는 지분법 회계를 적용하게 합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이렇습니다.
현대차가 ’20 사업연도 결산을 하였더니 당기순이익이 100만원입니다. 당기순이익 100만원만큼 현대차의 자본금액(순자산금액)은 증가하겠죠.
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비스 장부에 기록된 지분가치 장부금액은 1000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현대차가 당기순이익을 내어 순자산금액이 100만원 증가하였다고 하네요. 현대차 순자산 증가액 100만원에 대한 모비스 몫은 지분율 21%를 곱하면 21만원이 되죠.
모비스는 재무상태표에서 현대차 지분 21%에 대한 장부금액을 1000만원에서 21만원 증가한 1021만원으로 수정합니다. 동시에 증가금액 21만원을 손익계산서에서는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합니다.
이게 지분법을 반영한 회계처리입니다.
억울한 모비스? 현대차에게서 배당금 받아도 배당수익 아니야?
그런데 현대차가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하려고 합니다. 주주 중에는 모비스가 있죠. 총배당금으로 50만원을 정하고 모비스에게는 21% 해당하는 10만5000원을 줍니다. 그럼 모비스는 이 금액을 배당수익으로 손익계산서에 반영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앞에서 손익계산서에 반영할 수 있었던 지분법 이익을 순서대로 봅시다.
1)현대차가 당기순이익을 100만원 낸다.
2)따라서 현대차 순자산 금액이 100만원 증가한다.
3)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가치(장부가액 1000만원으로 가정)가 지분율(21%)만큼 올라간다. 장부가액은 1021만원이 된다.
4)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 장부가액이 21만원 올랐기 때문에 모비스는 이 금액을 지분법 이익으로 인식한다.
이런 과정입니다.
이번에는 현대차가 배당금을 50만원 지급하였다고 했으니 순자산액이 50만원 감소하겠죠. 모비스가 지분율만큼 배당금을 받았다고 하여 자기 손익계산서에 10만5000원 배당수익을기록할 수는 없겠죠. 현대차 순자산이 당기순이익으로 증가하였다가 배당으로 감소하였는데, 모비스는 지분법 이익도 취하고 배당수익도 취한다? 이렇게 하면 이중계산이고, 기본적으로 지분법 회계의 원리(피투자회사의 순자산변동 반영)에도 맞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배당금을 지급하여 순자산에 감소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 당기순이익 때문에 모비스가 인식한 지분법 이익 21만원을 그냥 그대로 두면 됩니다. 모비스 장부에 기록된 현대차 지분(지분법 적용 주식)의 장부가액은 이번에는 1021만원에서 10만5000원(현대차 순자산감소액 중 모비스가 보유한 지분에 해당되는 금액)이 감소해야 합니다. 그러면 1010만5000원이 되겠죠. 그 대신에 모비스에게는 현금(배당금) 10만5000원이 생겼습니다.
모비스의 관계회사로는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차증권, 푸본현대생명, 모셔널(자율주행합작법인) 등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이들 지분법 적용회사(관계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배당수익으로 반영하지 않습니다.
아하..마구잡이 배당수익 막는 게 지분법이군요
한편, 모비스가 이들 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배당수익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바로 별도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입니다. 연결이 아닌 별도재무제표에서 거의 대부분 회사들은 지분법이 아닌 원가법 회계를 적용합니다. 다시말해 모비스는 별도재무제표에서는 현대차의 순자산 변동액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런 경우에는 현대차로부터 배당금을 받았다면 그게 바로 배당수익이 되는 겁니다. 손익계산서에는 배당수익이 증가하고 재무상태표에는 현금이 증가하겠죠.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 상장사는 연결이 주재무제표입니다. 따라서 지분법 회계가 적용되는데, 다만 보조재무제표인 별도에서는원가법 회계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회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으면 그 회사가 배당지급 결정 등 의사결정을 할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죠. 지분법 이익은 이익대로 당겨가는데, 배당금도 배당수익으로 인식가능하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투자회사는 피투자회사에 압력을 넣어서 배당을 많이 받아가고, 손익계산서도 부풀리고 싶은 생각이 들겠죠, 그러나 지분법 회계의 원리상 이는 불가능하죠. 지분법 회계가 필요한 이유가 이런 것에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