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2월11일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하였습니다.
주주환원기간은 일단 3개년('21년~`23년)으로 정했습니다. 3년 넘어가면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대개 3년 기준으로 주주정책을 발표합니다.
1.
주주환원의 재원과 관련해서 카카오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연간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15%~30%'
여기서 말하는 별도기준이란 별도재무제표(종속회사를 연결처리하지 않은 카카오만의 개별재무제표) 기준이라는 말입니다.
카카오는 FCF 산식도 제시하였습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선수금, 미지급금)-CAPEX'
영업활동현금흐름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효과가 이미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 변동을 또 제거해 준다고??
자세히 보니 '선수금'과 '미지급금' 변동효과만 반영해 준다고 기재되어 있군요.
2.
왜 그럴까요?
카카오의 이커머스사업 특성때문입니다. 우리가 카카오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카카오에다 결제를 해주죠. 카카오는 이 돈에서 판매수수료를 떼고 입점업체에 결제를 해 줍니다. 고객이 카카오에 결제한 돈은 판매수수료분(카카오의 매출인식분)을 빼고는 카카오 재무제표에 미지급금으로 잡힐 겁니다.
이커머스 기업은 이런 미지급금 액수가 큽니다.
3.
예를 들어 봅시다.
'20년말 대비 '21년말 카카오의 선수금이 1000억 증가했다고 해보죠. 그리고 미지급금은 2000억 증가했다고 가정해봅니다.
선수금 증가와 미지급금 증가는 둘 다 영업현금흐름에서는 (+)로 작용하죠. '21년 영업현금흐름에 3000억원의 플러스 효과가 반영됩니다.
미지급금 증가라는 것은 줄 돈을 안주고 있는 금액이 증가하였다는 뜻일 뿐인데, 왜 현금흐름에 (+)가 되는지 궁금하신 분은 '1일3분1회계'(김수헌, 이재홍 공저)를 사 보시면 다 나와있습니다..(깨알홍보..^^)
우선 미지급금 하나만 따져볼까요? 영업현금흐름상 플러스로 작용하였지만, 사실 이 돈은 좀 있으면 입점업체에게로 지급되어야 할 돈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성격의 돈이 포함된 잉여현금흐름(FCF) 금액을 기준으로 주주에게 지급해야 할 배당금을 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진 않죠. 온전히 내 돈인 현금흐름만을 기준으로 해야죠. 카카오의 지난 '20년 부채총액은 2조입니다. 이 가운데 '매입채무 및 기타채무'가 1조입니다. 이 1조의 거의 대부분이 미지급금입니다.
그래서 미지급금과 선수금의 변동분 정도는 FCF에서 차감하는 겁니다. 이렇게 구한 값에서 다시 CAPEX(설비투자지출)를 빼주면 FCF가 나오는 거죠..
4.
카카오는 '21년 사업연도 주주환원과 관련하여 현금배당으로 230억을 배정했습니다. 별도기준 FCF의 5%에 해당합니다. 주당 53원 정도네요..애개개, 이것 밖에 안돼? 하겠지만 끝이 아닙니다. 자기주식 소각에 3000억을 투입합니다. 별도기준 FCF의 약 25%에 특별소각금까지 합친 겁니다.
합하면 FCF의 '30%+특별소각분'으로 해서 총 3230억원이 주주에게 쓰인다는 이야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