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뉘(이관휘 교수)
2022.02.09
요즘 TQQQ같은 3배수 레버리지 ETF투자가 유행인가 봅니다. 미국주식에 장기투자하는 것은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생각되지만 레버리지 ETF가 좋은 전략인지는 조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투자전략가는 아니지만 살짝 의문이 들어 간단한 예를 만들어 봤습니다.
가상의 지수가 있다고 하고, 여기에 3배수 수익률로 변동하는 레버리지 ETF (편의상 ETF3이라고 씁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1%상승/하락하면 ETF3은 3% 상승/하락합니다)가 있다고 합시다. 이들의 가치변동을 '장기적'으로 추적해 봤습니다. 둘의 가치는 모두 처음에 100에서 시작합니다.
1. [첫번째 그림] 먼저 지수가 매일 1%상승과 1%하락을 반복한다고 합시다 (꼭 일간 수익률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수는 1000일에 걸쳐 '살짝' 하락하지만 ETF3는 그보다 더 많이 하락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은 '장기적'으로 볼 때 더욱 그렇습니다.
1% 상승과 1% 하락을 반복할때
3X 레버리지 장기 가치변동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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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번째 그림] 지수가 매일 3%상승과 3%하락을 반복한다고 합시다. 지수는 1000일에 걸쳐 좀 많이 하락하고 ETF3는 그보다 훨씬 많이 하락합니다. 역시 그러한 성향은 '장기적'으로 볼 때 더욱 그렇습니다. 첫번째 그림보다 좀더 드라마틱해 보입니다.
3% 상승과 3% 하락을 반복할때
3X 레버리지 장기 가치변동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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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번째 그림] 오를 때의 수익률이 내릴 때의 수익률보다 그 절대값이 '약간' 더 크다고 해 봅시다. 예를 들어 지수가 매일 3.2%상승과 3%하락을 반복한다고 합시다. 지수는 이제 장기적으로 상승합니다. 그런데 ETF3는 아직도 하락합니다. 지수와 ETF3의 괴리는 역시 '장기적'으로 훨씬 더 크게 벌어집니다.
3.2% 상승과 3% 하락을 반복할때
3X 레버리지 장기 가치변동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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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네번째 그림] 오를 때의 수익률이 내릴 때의 수익률보다 그 절대값이 '많이' 더 크다고 해 봅시다. 예를 들어 지수가 매일 3.5%상승과 3%하락을 반복한다고 합시다. 이제 지수와 ETF3 모두 장기적으로 상승합니다. ETF3의 상승이 훨씬 더 큽니다. 대부분의 ETF3 투자자가 바라는 모습이지요.
3.2% 상승과 3% 하락을 반복할때
3X 레버리지 장기 가치변동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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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같은 수익률로 오르거나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액수’는 올라갈 때 버는 액수보다 내려갈 때 손해보는 액수가 항상 더 큽니다 (100에서 10%오르면 110 (+10)이지만 110에서 10% 내리면 99 (-11)). 따라서 동일 비율로 상승, 하락을 반복하면 지수 자체도 장기적으로는 하락하게 됩니다.
3배수 레버리지인 경우 이와 같은 패턴이 더 강조되어 손실이 훨씬 커집니다. 당연히 지수와의 가치격차도 계속 누적됩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심지어 오를 때 수익률이 내릴 때 수익률보다 살짝 높은 경우 (그림: 3.2%상승과 3%하락)에 조차 지수는 상승하지만 3배수 레버리지는 하락합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지수와 3배수 레버리지 가치 차이가 계속 커진다는 것으로 장기투자를 맹신하면 안되는 이유가 됩니다. 다만 미국과 같이 지수가 오랜 기간 상승패턴이었던 주식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장기투자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지수가 계속 오른 것은 좋은 회사들이 끊임없이 나와서 지수에 편입되며 더 이상 우량회사가 아닌 종목들을 대체해 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문제는 ‘지수가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인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적당히’ 오르는 경우라면 ‘장기적’으로 3배수 ETF는 부적합한 투자일 수도 있습니다. '많이' 오르는 경우라면 당연히 3배수 ETF가 나을 겁니다.
그래서 요점은... 앞으로 미국시장은 어떨까요? '얼마나' 오를까요? 한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