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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ENM은 왜 이번에 이 같은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을까요? 말은 재검토지만 물적분할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봐야겠죠. 오늘(2월9일) 공시에서 스스로 그 이유를 제시하였습니다. ‘주주들의 우려’와 ‘규제 환경의 변화’..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이나 우려는 회사측도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규제환경 변화’는 당시엔 예측 못했겠죠. 바로 정치권의 움직임입니다. 대선 후보들이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시장개혁 공약에 물적분할 후 상장 금지를 공통적으로 담았습니다. 만약 물적분할 상장을 한다면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이나 청약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하였죠. 물적분할 상장에는 어떤 식으로든 규제가 가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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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올해 올리브영 상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올리브영 상장은 CJ의 경영권 승계와도 관련이 좀 있습니다. 올리브영 지분 51%는 CJ가, 나머지 지분은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임원급)와 이경후 CJENM 브랜드전략실장 등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가진 올리브영 지분은 추후 CJ 지분을 추가확보하기 위한 자금으로 쓰이겠죠.
두 사람은 최근에도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여 CJ보통주와 신형우선주(10년뒤 보통주 전환)을 매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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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CJ입장에서는 올리브영 상장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경영권 승계작업을 조용히 진행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CJENM 물적분할을 밀어붙일 경우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될 시장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관심기업으로 등극하는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는 없죠.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물적분할이라는 수단은 접었지만 스튜디오 신설계획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CJ가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 어떤 구조를 내놓을지, 혹시 인적분할로 방향을 트는 것은 아닌지, 자뭇 궁금해집니다.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물적분할 포기하되 컨텐츠제작 어차피 떼낸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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