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내 인터넷은 양분될 것이다. 여러 조각으로 쪼개질 가능성 보다는 중국이 주도하는 인터넷과 미국이 주도하는 인터넷으로 나뉠 가능성이 높다. 일대일로를 보라. 60개국이 관련돼 있는데, 이들 국가들이 해당 인프라(일대일로)를 수용할 가능성은 아주 높다."
구글 CEO를 지낸 에릭 슈미트가 이틀전 `빌리지 글로벌 벤처캐피탈` 주최로 열린 소규모 컨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빌리지 글로벌 벤처캐피탈은 IT업계 구루인 슈미트와 빌 게이츠(MS), 제프 베조스(아마존)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투자회사다(말 그대로 싹수있는 IT벤처에 투자하는 회사다).
# "경제 냉전이 도래할지 모른다. 최근의 미중 관세 충돌은 긴 경제 분쟁의 서막에 불과한 것같다. 앞으로 관건은 `현 단계의 무역전쟁이 경제 냉전으로 이어질 것인가`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상존해있지만, 중국이 내부정책(`중국제조 2025` 등)을 외부압력 때문에 수정하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기술부문에서 중국과 미국 모두 선두가 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JP모건의 아태평양 부회장인 징 울리히가 전날(20일)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이야기다.
# 장기적으로 세계가 두개의 축으로 양분될 위험은 국제교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중 사이에 때때로 휴전이 이뤄져도 장기 지속될 갈등구조라면 그 길을 걸을 가능성이 도사린다 - 흔히 말하는 대륙과 해양세력 사이의 분화. 실제 이런 전개라면 "그것이 강렬하게 폭발하는 무역전쟁이든, 강약을 되풀이하는 지루한 30년전쟁이든, 글로벌 공급 라인들의 재배치는 불가피하다."(다이와 연구소)
그 과정에서 경우에 따라 부침을 겪는 주변 소국이 나타날 것이고, 그들 내부 산업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25일자 `China Express`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 "미중간 무역마찰이 상시적인 현상 즉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는 경우, 그리고 기존의 무역 전쟁(trade war)과는 성격이 다른 기술진화 전쟁(evolution war : 중국 산업의 고도화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전쟁)이 전면으로 부상하는 경우, 글로벌 교역 질서와 경제 구조도 장기적으로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 리스크 시나리오에 관하여
물론 이는 당장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엄연히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Evolution War`에 임하는 중국의 최근 사례를 몇개 보자.
①중국은 핵심부품 자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초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가했던 제재가 중국 입장에선 비싼 각성의 계기가 됐다. 지난 19일부터 당기관지와 관영언론이 한층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미중간 장기전에 바탕한 자강론`이다. "이번 무역전쟁을 경제 선진화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수입산을 대체하고, 자급화율을 높이는 한편, 하이테크 제품 개발 가속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인민일보)
☞관중(管仲)의 `种桑误国`
우리나라의 경제적 이해와 직결되는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의 최근 행보를 보자. 시진핑의 반도체 공장 시찰이후, 최근 과기영도소조(科技领导小组)` 개편이후 민관의 분위기가 좀 더 살벌해졌다. 그만큼 상부의 압박(독려)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다.
☞科技领导小组
작년 한해 중국이 수입한 반도체는 2600억달러에 달한다. 같은 해 중국의 원유 수입액 보다 더 많은 돈이 반도체를 사는 데 들어갔다. 중국 반도체협회에 따르면 빠르게 증가하는 중국내 수요에도, 중국산 반도체의 점유율은 20%에 못미치고 있다. 더구나 수입의 상당부분을 미국의 우방진영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도 마뜩치 않다. 이래저래 지도부로선 핵심 반도체 부품 자급화에 혈안일 수밖에 없다.
정부 지원은 당연하고, 전방위에 걸친 기술 인재 영업이 한창이다. 특히 타이완 기술진의 이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로이터가 타이완 헤드헌터 업체 H&L 통계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타이완에서 중국 반도체 업체로 옮겨간 수석 엔지니어는 올 들어서만 300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4년 중국 정부가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22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 이후로는 1000여명의 타이완 엔지니어가 본토 기업으로 전직했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심은집성공사(芯恩集成公司)의 경우 최근 채용한 엔지니어 120명 가운데 3분의1이 타이완 출신일 정도다. 타이완 UMC(유나이티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에서 경력을 쌓은 엔지니어들도 팀 단위로 중국으로 영입돼 현재 중국 동부지방의 웨이퍼 기술·생산라인을 이끌고 있다. 이들을 끌어들이는 동력은 역시 파격적인 영입 조건이다. 타이완에서 10년에 걸쳐 받을 연봉을 3년치 연봉으로 제시하는 한편, 집세의 절반 가까이를 보조해준다.
②해외 선도 기술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월23일 충칭시의 풍경이 시사적이다. 그날은 미국이 추가적으로 중국제품 160억달러어치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날이다. 바로 그날 중국 내륙의 충칭시에선 `국제 AI(인공지능)기술 박람회`가 열렸다. 개막식에 참석한 당 서열 7위의 한정(韓正) 부총리는 시진핑의 축하사를 대독했다 - "중국은 세계 경재 성장을 위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모든 기업과 국제적 협력을 맺을 것이다."
박람회에는 중국의 시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미국 핵심 IT 기업들(퀄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시스코 등)이 대거 참여했다. 충칭시 당국은 현지 기술단지에 입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에 전폭적인 세제지원과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00억위안 규모였던 중국내 AI관련 시장(AI장비 및 소프트웨어) 규모를 2020년 1500억위안, 오는 2030년에는 1조위안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당시 충칭 박람회에 참석한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중국의 차세대 자동차 전용 통신기술의 공동개발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고, 구글은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AI연구단지 참여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중국식 국가주도 기술혁신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마윈(알리바바)이 언급했듯 민간의 창의성이 제약받기 쉬운 구조라 일정 단계에서 재차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절박한 몸부림이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 낼 가능성도 크다. 이는 국제 교역에서 중국의 등장 이후 빠르게 전개됐던 글로벌 굴뚝산업 부문의 과잉과 경쟁 격화가, 장기적으로는 상위 밸류 체인으로 옮겨갈 위험을 내포한다.
예상되는 풍경이 이러하니 올라서려는 자와 이를 가로막으려는 자 사이에 갈등은 첨예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진정 중국을 밟을 생각이라면 팔 다리를 내주는 각오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어정쩡하게 임했다가는 역효과만 클 것이다(중국을 밟을 기회는 더 사라질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긴 시간 주변국에 잔뜩 유탄을 먹인 후 자기네끼리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경우다.
1. 美 `中 군부 제재"
미국 정부는 20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기·장비 관리를 총괄하는 중앙 군사위 장비발전부와 해당 부서의 책임자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러시아 국영 무기 수출회사와 거래를 맺어 미국의 대러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해와 올초 중국이 러시아산 전투기와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매한 것과 관련된 건이다. 뒤늦게 제재를 가한 것은 추가 대중(對中) 압박의 일환이자, 최근 중러 공동 군사훈련에 대한 반감 표출이며, 나아가 선거 국면과도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이런 제재는 중러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한다.
2. 미일 협상
일본 정부는 이날 "당초 21일로 예정됐던 미일간 2차 통상협상(FFR)은 24일로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NAFTA 수정을 위한 미국과 캐나다간 협상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2차 FFR 협상과 비슷한 시기에 아베와 트럼프간 정상회담도 마련된다. 아베는 23일부터 27일 유엔 총회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데, 23일 트럼프와 만찬을 갖고, 26일 정상회담을 실시한다.
현안은 북핵과 통상문제다. 통상부문에서 최대 이슈는 자동차와 농업, 환율이다. 아베 내각은 지금 돌아가는 국제 정세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트럼프 방어전을 그럭저럭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 보는 것 같다.
3. 일본 물가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1.3% 올랐다. 전달의 0.9%에서 확대됐다. 헤드라인 물가 상승세가 빨라진 것은 기상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식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달 0.8%에서 0.9%로 소폭 확대돼 예상치에 부합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근원 물가 상승률은 0.4%를 기록, 역시 전달 0.3%에서 소폭 확대됐다. 근원물가와 근원근원 물가 상승세가 전달 보다 소폭 확대됐지만 여전히 BOJ 목표치와는 큰 거리를 두고 있다.
4. 시장동향 - 中 소비 진작책 강화
21일 위험자산 및 이머징 자산 회피의 되돌림 국면이 이어졌다. 그간 무역전쟁 우려 속에 주변 통화 대비 강했던 미국 달러와 일본 엔이 함께 약해지고 - 엔은 달러 보다 좀 더 약해지고 - 주식시장, 그리고 위안화를 비롯한 이머징 통화는 올랐다.
물론 이 되돌림 국면의 유통기한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없다. `즐기더라도 출구 쪽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의견과 `악재가 하나둘씩 가시면서 노이즈에 가려졌던 펀더멘털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닛케이 225지수는 0.82%, 195포인트 오른 2만3869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엔 환율은 우리시간 오후 4시11분 현재 전날 보다 0.25% 오른 112.79엔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증시도 급등했다. 상하이 지수는 2.5% 오른 2797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도 3.03% 급등했다. 무역전쟁 우려가 누그러지고 위안 환율이 안정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경기안정을 위해 내수진작책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다. 이는 소비주의 상승을 이끌었다.
간밤 국무원은 공유경제 섹터에서 레저, 서 스포츠 산업, 여행산업에 이르기까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국무원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자 금융의 혁신을 독려하는 한편 소비자 대출의 발전을 확대하기로 했다.
소비에 필요한 돈(빚)이 잘 공급되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다. 중추절 연휴, 그리고 다음달 초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소비가 더 얼어붙지 않도록 독려한 셈이다. 당국이 이렇게 나선 것을 보면 소비 사정이 그만큼 녹록치 않다는 이야기다. 가계 가처분 소득 증가율 둔화세와 맞물려 있다.
전날에 이어 달러-위안 환율은 내렸다. 달러 약세 흐름에 동조하는 흐름이었다. 역내 위안 환율은 0.7% 내린 6.8341위안에, 역외 환율은 0.14% 내린 6.8259위안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