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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이강 총재의 `장거리 레이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12-02 오후 10:24:31 ]

  • 아래는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당 이론지 `구시(求是)`에 기고한 글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좀 길다). China Express의 생각은 글 말미에 붙였다.

    <<...화폐는 금융시스템의 혈액이다. 우리의 화폐정책은 국가관리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모든 기업 및 가계와 밀접히 관련돼 있다. 중국특색 사회주의 체제를 견지·향상시키며 국가 통치 시스템과 통치 역량의 현대화를 촉진하는 한편 양질의 경제발전으로 나아가는 전략적 기회를 붙잡기 위해 우리는 화폐가치 안정의 목표를 고수하고, 신중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

    # 서구 통화정책의 변화

    글로벌 통화정책은 20세기 대공황이후 3단계 진화를 거쳤다.

    우선 1980년대 이전의 통화정책 목표는 주로 경제성장 촉진에 맞춰졌다. 그러나 결국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케인즈주의 학자들은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사이에 안정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었다.

    이는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의 범위 내에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면 더 높은 성장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고성장을 달성하려 통화부양에 의존했던 선진국의 노력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1970년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스태그플레이션 문제에 빠졌다.

    두번째는 1980년대~2008년까지 단계다. 인플레이션 억제가 통화정책의 주요 목표가 됐다.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금융안전성은 도외시 됐다. 이 시기는 물가 안정 유지가 통화정책의 유일한 목표였다.

    세계화와 기술발전에 따른 공급부문 개선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효과적으로 안정됐지만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에만 초점을 둔 나머지 자산시장에서 시스템적 위험이 누적되는 것을 도외시했다. 그 결과물이 글로벌 금융위기다.

    세번째 시기는 2008년이후 지금까지다.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으로 금융규제를 개선 강화하고, 거시건전성 관리를 강화했다. 동시에 통화정책은 다시 한번 경제성장을 자극하기 시작했으나, 완화적 통화정책의 영향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은 제로금리, 마이너스금리,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수단으로 넘어가 전례없는 통화 부양을 시행해왔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악영향을 차단하고 경제와 물가의 하락세를 막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내부 구조조정의 지연과 구조적 문제의 심화를 낳는다. 더구나 전례없는 조치에도 성장은 둔화고 부채는 상당하며 디플레 압력은 여전하다.

    # 왜 그런가

    선진국에서 이런 비전통적 수단의 효과가 기대에 못미치는 이유는 뭘까.

    첫째 경제성장과 같은 펀더멘털은 주요한 구조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령화는 잠재성장 및 생산성 증가의 둔화, 저축의 증가, 소비와 물가수준의 저하를 초래한다. 기술발전과 세계화의 경우 저임금 생산에 의한 물가 하락을 부른다.

    그러나 이들 요소 가운데 어는 것도 저금리나 통화정책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오히려 완화정책으로 개혁과 구조조정의 동기가 줄어들면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지연될 뿐이다.

    두번째로 이윤증가를 이끌 섹터(增长点) - 성장을 추동할 섹터 - 가 결핍된 상황에서 상업은행이 실물부문에 돈을 대기 여의치 않다 보니, 결국 유동성은 손쉽게 자산시장으로 향한다. 완화적 통화정책 환경은 자산보유자에게 유리하다. 초완화정책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경제구조를 왜곡하며, 리스크 조정에 더 오랜 시간을 소요하게 한다.

    세번째로 제로금리와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수익률 곡선의 압착과 은행시스템내 마진 압박을 불러와 은행들의 자금중개 기능을 약화시키기 마련이다.

    # 교훈

    전술한 통화정책의 진화는 인류가 통화정책을 탐구하고 이해를 심화시키는 과정이기도 했다. 각 단계마다 역사적 배경이 다르고 직면한 모순도 달랐다. 통화정책은 때론 긴요한 역할을 했고 때론 너무 많이 나가기도 했다. 여기서 우린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첫째 통화정책은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되 과도한 성장에 대한 부양은 피해야 한다. 과도한 투여는 복잡한 후유증을 남기는 만큼 현상에 따라 정책목표와 강도를 판단해야 한다.

    둘째 화폐가치 안정이라는 기본목표를 고수하면서 동시에 금융 안정의 목표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의 금융시스템과 자산시장은 거대해서 순주기적 변동성(쏠림)에 취약하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통화정책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다른 정책 수단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지속적이고 건전한 경제발전을 위해선 다른 정책들과 유기적 조화와 조정이 필수다. 통화정책의 주요 기능은 단기적으로 `수요의 균형을 맞추고 경기의 산과 골(사이클의 진폭)을 제어하는 것`이다. 반면 경제 성장 및 양질의 발전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구조조정과 기술진보에 달려있다.

    # 신시대의 통화정책 책무

    통화정책 상의 판단은 기본적으로 광범위한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느냐에 달렸다. 이는 인민 대중이 보유한 화폐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성장에 기여하는 게 통화정책의 사명임을 의미한다.

    부적절한 통화정책은 부의 양극화와 금융 리스크를 심화시켜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금리를 플러스로 유지하고 수익률 곡선의 경사면을 유지하는 게 경제에 긍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중국의 근검절약 및 저축 문화와도 부합한다.

    세계 경제가 장기 하향 조정기를 겪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장거리 달리기(레이스)`에 적합하게 준비를 해야 하며, 가능한 오래 정상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장기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기간을 유지하고, 대중들의 기본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재 중국은 구조적 문제와 순환적 문제가 겹쳐있지만 주요한 문제는 구조적 모순과 성장 모델(발전 수단)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핵심 방향도 성장모델의 변화와 경제의 구조를 조정하고 최적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통화정책이 너무 엄격하면 경기를 악화시킨다. 반대로 너무 느슨하면 구조적 왜곡이 견고해져 부채가 늘고 위험이 누적된다. 따라서 통화정책은 그 사이에서 적절함을 유지해야 하고 선제 조정 및 미세 조정을 강화해 양질의 발전에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은 `금융의 본질과 법칙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중국 현실에 기반한 중국 특색 금융 발전의 길을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실물경기를 유지하고 금융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신중한 통화정책을 이행할 것이다. 아울러 공급측면 구조개혁과 양질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적절한 통화 및 금융환경 조성에 중점을 둘 것이다.

    # 비정상 vs 정상

    현재 우리가 직면한 대내외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변화무쌍하며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국제적 관점에서 볼때 금융위기 이후 선진 주요국은 전례없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해왔다. 제로금리 부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비전통적 정책들이 일상적인 게 됐다.

    미국과 유럽 일본, 그리고 주요 이머징 국가의 통화정책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 향후 몇년간 정상적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주요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빛나는 위치에 자리할 것이며 시장이 선망하는 곳(지역)이 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여전히 합리적 범위에 있고,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비교적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 경제의 제도적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정상적 통화정책을 가능한 오래 유지해야 한다. 세계 주요국들이 제로금리를 향한다 해도, 우리는 안정속 개혁을 추구하고 힘을 정밀하게 발휘해 경쟁적으로 제로금리나 양적완화에 뛰어들어선 안된다.

    화폐가치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인민 대중의 복지를 보호한다는 사명을 명심해 항상 좋은 통화정책을 준수해야 한다. 동시에 공급측면의 구조개혁을 지속하고 금융부문의 거시건전성 감독 메커니즘을 개선하는 한편, 적극적 재정정책의 중요한 역할에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1. 시간은 누구의 편?

    이강 총재의 이번 기고는 향후 경기둔화가 지속될 경우 인민은행으로 향하게 될 추가완화 압력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시의 적절하게 역주기 조정을 해나갈 테지만, 화폐가치의 안전성을 흔들고 경제전반의 부작용을 키울 수 있는 과도한 완화정책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번 글은 `장거리 레이스`를 준비하라는 격문에 가깝다. 많은 유혹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앞으로 수년간 힘을 잘 배분하며 레이스를 완주할 경우 시간은 중국 편이라는 - "향후 몇년간 정상적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주요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빛나는 위치에 자리할 것이며 시장이 선망하는 곳(지역)이 될 것이다" - 낙관적 기대를 담고 있다. (이는 중국이 일대일로나 위안 국제화를 언급할 때의 당국 태도와 상통한다.)

    어느 쪽으로도 크게 움직이기 힘든 정책당국(인민은행)의 딜레마적 현실을 그럴싸한 낙관론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할 수 있지만, 지난 2년간 이어져온 이강 총재(당국)의 스탠스를 재차 정리한 것에 가깝다. "부화뇌동해서도 안되며, 조바심 때문에 오판해서도 안된다. 냉정을 유지하며 당초 사명을 잊지 말고 묵묵히 책무에 임해야 한다"는 다짐이다.

    물론 내년 대내외 환경이 이를 허락할지는 의문이나, 이강의 전술한 호소("기존의 문제의식과 정책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내로 향하고 있다.

    화폐가치의 안정을 유별나게 강조한 대목은 `환율을 균형잡힌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시킨다`는 기존 정책 슬로건 외에도 `디지털 인민폐`의 실험을 염두에 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디지털 인민폐`가 언제 도입될지는 알 수 없지만, 도입된다면 효과 측면에서 화폐개혁의 성격을 띨 수 있어서다.)

    Weekly에서 언급했듯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나온 기고인 만큼 내년도 정책운용에 있어 시사적이다. 당내 이론지인 `구시`에 기고됐다는 점에서 이 총재의 생각은 당 지도부 사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봐야한다.

    내년에도 완화 정책 바이어스는 이어지겠지만 선별적이고 제한적 수준에 머물 것임을 보여준다. 정책조합의 관점에서는 "적극적 재정정책의 중요한 역할에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재정이 좀 더 총대를 메야 내부 불균형을 해소(금융 섹터 구조조정)하면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2. 외자유입의 관점

    이 총재의 이번 기고는 외자유입에 유리한 환경 조성과도 맞물려 있다. 주요국과 차별화되는 정상적 통화정책, 즉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금리와 안정적인 화폐가치는 포트폴리오 자금의 중국 자본시장 유입에 필요한 매크로 환경이다.

    중국은 내년 자본시장 개방도를 한층 높이려는 것 같다.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의 요구때문이라기 보다 내부 필요성 때문이다. 중국의 외자 수혈은 점점 긴요해지고 있다.

    중앙과 지방의 불어나고 있는 부채를 안정적으로 롤오버하기 위해선 깊고 넓은 채권시장 풀(유동성)이 필요하다. 지난주 당국은 중국내 NPL(부실채권) 유동화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해외 기관을 추가로 승인하기도 했다. 시장주도 구조조정을 위해선 돌맹이에서 옥을 가려내 부활시키는 금융의 마술이 필수다. 이 마술에 해외자금의 참여를 촉진하고 싶은 것 같다.

    통화정책 역시 이 일련의 외자유입 과정이 원활하도록,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 당국이 의욕적으로 위안가치 약세를 유도할 유인은 적다. 다만 대외 환경이 도와줄지는 미지수다. 미중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보복관세 공격이 재개되는 환경에선 시장에 의한 위안 약세 압력을 거부하기 어렵다. 일단 10월11일 미중 고위급 회담과 `1단계 합의` 선언이후 그 압력은 일정부분 억제되고 있는 상태다.

    3. 첫 보복조치..무역부문은 빠졌다

    미국의 홍콩인권법에 맞서 중국의 첫 보복조치가 취해졌다. 이번 보복에 무역과 관련한 카드는 빠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 : 인권감시기구)` 등 미국에 소재한 NGO단체 몇 곳에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홍콩 시위에 부당하게 개입, 홍콩의 안정을 위협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미 해군의 홍콩 입항 신청에 대한 검토 역시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미 해군의 홍콩 입항을 차단하는 조치다. 지난 8월에도 중국 정부는 예정됐던 미 함선의 홍콩 입항을 거부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홍콩 내정 간섭을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관세공격도 재개됐다. 다만 이번에는 그 대상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그들의 통화를 엄청나게 절하시켰다. 이는 우리 농가에 좋지 않다"면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즉각 부활시킬(복구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이날 트윗이 그가 다시 관세 정책과 관련해 적대적으로 돌아서려는 신호라면 위험자산에는 부담이다. 트럼프는 "작년 3월1일 관세 발표 이후 미국 시장(증시)은 21% 상승했다. 미국은 막대한 돈(관세)을 거둬들였다"면서 "그 돈의 일부는 중국이 공격목표로 삼은 우리 농민들에게 돌아갔다"고 했다.

    4. 시장동향

    중국 증시는 강보합에 그쳤다. 상하이지수는 0.13% 올랐고, CSI300지수는 0.19% 상승했다. 주말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통계국의 11월 제조업 PMI에 이어 이날 차이신 제조업 PMI도 예상을 웃돌았지만 증시는 별 감흥을 보이지 않았다. 미중 무역협상의 전개에 좀 더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인민은행의 제한적 완화 스탠스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제한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유럽 거래시간으로 넘어가면서 상승폭을 좀 더 확대했다. 홍콩인권법안과 관련해 보복하겠다고 말만하던 당국이 첫 조치를 감행했다는 것은 위안 가치에 부담이 됐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을 따라 상승한 달러 가치도 위안에 상대적 압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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