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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Japan] 홍콩 느와르(2)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11-28 오후 5:58:54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안(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에 서명했다. 워싱턴 정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행보다. 이 법은 지난 1992년 미국의 `홍콩정책법안`에 따라 부여된 홍콩의 특례 지위를 다룬다.

    이번 법률에 의해 미 행정부는 홍콩에 특례 지위를 계속 부여해도 좋을 만큼 홍콩의 자치가 잘 이뤄지는고 있는지 매년 평가해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자치권이 미흡하다 판단하면 홍콩에 대한 특례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또 이 법은 홍콩내 인권탄압에 책임이 있는 개인과 단체에 제재(비자발급중단 및 미국내 자산동결)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 뭐가 달라지나

    현재 홍콩은 (지난 92년법안에 근거해) 중국과 별개로 취급되고 있다. 트럼프의 대중(對中) 관세 역시 홍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법안 발효로 이같은 지위에 당장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법이 정한 평가와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당장의 홍콩 급변을 상정하는 것은 무리다.

    미국으로선 홍콩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기업, 월가은행에 미칠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니 단기적으로는 상징적 조치에 가깝다 - 인민해방군 탱크가 홍콩시내에 굴러다니지 않는 한 그렇다.

    중장기적으로는 많은 불확실성을 드리운다. 어차피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부여받은 `고도의 자치`라는 게 한시적이긴 했다. 다만 그 불확실성이 30년 앞당겨졌다고도 볼 수 있다(1997년 홍콩반환 당시 중국이 공식적으로 약속한 자치 기간은 50년이다. 2048년 이후 홍콩이 어떤 체제일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약속한 고도의 자치 보장은 2047년까지다).

    주지의 사실이듯 본토에 반환된 후로도 홍콩이 `홍콩`일 수 있었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미국의 보증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례 지위는 국제 교역과 국제 금융 부문에서 홍콩의 위상(국제허브)을 뒷받침해 온 무형의 보증서였다.

    ⓒ글로벌모니터

    그러나 그 보증이 언제든(미국이 수틀리면) 소멸될 수 있다는 것은 홍콩을 근거로 활동하는 자금들과 기업들에 잠재 (정치적) 불안요소다. 전에 없던 리스크다. 특례 지위가 철회됐을 때 홍콩 경제가 겪게 될 불확실성 - 홍콩내 수출·물류 산업과 금융산업 기반이 흔들릴 위험 - 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제재권한

    홍콩 특례 지위에 대한 주기적 평가와 별개로 이번 법은 홍콩인권을 탄압한 이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여차저차 한 이유로 홍콩의 특례 지위는 일단 그대로 둔다 해도 인권을 문제삼아 미국은 홍콩 및 본토의 주요 인사와 기업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인권탄압의 범주가 모호하다 보니, 그 제재란 자의적이기 마련이다.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정치 의사 표명을 자제하도록 요구하는 홍콩소재 해외 기업 및 금융회사도 제재 대상이 될지 모른다.

    # 중국 반응

    보복하겠다고 했던 중국은 이날도 보복하겠다고 했다. 어떤 식으로 보복할지에 대해선 역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객관적으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보복수단이란 게 많지 않다.) 중국 외교부는 "심각한 내정간섭이며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 모든 결과에 대해선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엔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글로벌모니터

    홍콩 정부도 성명서를 통해 "해당 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홍콩 당국은 "이는 분명한 내정간섭이다. 홍콩과 미국 관계에 해가 된다. 더구나 일부 제재 조항은 홍콩 인권이나 민주주의와는 연관도 업다. 비합리적이다"고 지적했다.

    관영언론도 비판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거듭된 경고를 미국이 무시했다. 이번 사안은 양국 무역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관계자 의견을 인용 "미국이 유리한 협상을 위해(중국이 불공정한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홍콩 카드를 쓰고 있다"고 평했다.

    # 무역협상에 미칠 영향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미중 양측 모두 휴전이 필요하다는 실리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이번 사안과 별개로 1단계 합의를 위한 양측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새로운 재료는 아니라 선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이날 시장의 제한적 반응 역시 `양측이 1단계 합의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담았다. 상하이 증시는 하락했지만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홍콩법안`의 특정 조항은 헌법에서 정한 대통령의 외교정책 권한 행사를 간섭하게 되는 것이다. 행정부는 이번 법안의 개별 조항들을, 외교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일관되도록 다룰 것이다"고 했다. 어떤 조항이 그런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과 무역협상을 염두에 둔 제스처일 수도 있다.

    ⓒ글로벌모니터

    물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설사 판이 깨지지는 않는다 해도 미중간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 1단계 합의가 해를 넘길 가능성은 좀 더 높아진 것 같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보복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협상 지연술` 정도가 유력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장마감 후 브리핑에서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미국의 홍콩법안은 강력한 반격을 맞게 될 것"이라며 재차 보복을 경고했고, 상무부의 가오펑 대변인은 "미중 협상과 관련해 발표할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가오 대변인이 입에 달고 다니던 `양측 협상대표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식의 레토릭은 이날 없었다. 두 재료(홍콩 VS 무역협상) 사이의 절연이 가능한지 당분간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 만일 `1단계 무역합의`가 완전히 좌초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인권법에 근거해 제재 조치를 취하거나, 홍콩에 대한 특례 지위를 본격적으로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전개는 홍콩의 국제금융허브 위상이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와 혼란을 낳고 본토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가하기 쉽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도 감정만 앞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 냉정을 기할 필요가 있다.

    # 달러 조달채널

    홍콩은 달러 조달 채널로서, 외부 세계와 본토를 연결하는 도관으로서, 중국에 여전히 요긴하다. 상하이와 선전이 그 역할을 맡으려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에는 투자하고 싶으나, 공산당 체제를 불안하게 여기는 해외 자금들에겐 홍콩이라는 공간이 더 안정감을 준다.

    ☞ 달러 빚과 디폴트 실험

    따라서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례 지위를 철회해 홍콩의 금융허브 위상을 흔들기로 마음먹는다면, 이는 중국에 대한 일종의 금융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설사 1단계 무역합의가 성사되고, 홍콩사안이 한 고비를 넘긴다 해도 중국 당국으로선 계속 염두에 둬야할 문제다.

    미중 갈등이 - 잠깐잠깐 휴전에 들어간다 해도 - 단기간내 끝날 성질이 아니라면 특히 그렇다. 홍콩인권법을 계기로 당국은 이 시나리오의 위험성을 좀 더 고민하게 됐다. 만일 홍콩의 국제적 지위변경으로 홍콩내 자본유출이 본격화하고 홍콩페그가 흔들리면 본토 시장도 무풍지대일 수 없다(흔들릴 수밖에 없다).

    #HKMA "어떤 상황에도 페그 작동"

    이를 의식해서일까. 홍콩금융청(HKMA)의 하워드 리 부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페그제는 홍콩에서 숱한 기간과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그 혜택은 분명히 가시적이다. 페그제에 대한 신뢰가 홍콩인과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매우 강하다. 우리는 이것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모니터

    리 부총재는 미국의 `홍콩인권법`에 대해 금융시장에 반갑지 않은 뉴스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꽤 차분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즉각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필요하다면 정부가 추가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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