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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이른바 "Cordial Meeting" 이후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1-27 오전 6:28:04 ]

  • ⓒ글로벌모니터

    26일 뉴욕증시 3대 지수들은 무덤덤하게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무덤덤하게 하락세를 지속했다.

    증시가 역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날 국채시장은 다시금 리세션(recession, 경기침체) 신호를 발산했다. 5년물 수익률이 3개월물 수익률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3개월~5년 수익률 스프레드는 오늘날에는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 항목이다. 하지만 수익률곡선과 경기 사이클의 상관관계를 선구적으로 연구했던 캠벨 하비 듀크대 교수는 시카고대에 재직중이던 지난 1980년대에 이 '3개월~5년 스프레드'를 핵심 지표로 삼았다.

    당시 하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3개월~5년 수익률곡선이 역전된 채 1개 분기를 지속하면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믿을 만한 신호'로 여길 수 있다.

    이번 사이클에서 3개월~5년 수익률곡선은 지난 3월 중순부터 10월말까지 약 8개월에 걸쳐 역전된 상태를 유지한 뒤 11월 들어서는 플러스로 정상화된 바 있는데, 이번에 다시 뒤집어졌다.

    ⓒ글로벌모니터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였던 핌코에서 대표를 지냈던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전일(25일) 장 마감후 블룸버그에 "시장이 다시금 연준에 압력을 가하려는 심사이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10년물 수익률이 전고점 대비 20bp 이상 낮아져 있고, △2년~10년 수익률 스프레드가 9거래일 연속 평탄화해 14bp로 쪼그라들었으며, △5년물 수익률은 다시금 2년물 수익률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엘-에리언은 이러한 수익률곡선 플래트닝이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투입에도 불구하고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며", 우호적인 금융시장 및 경제흐름 맥락 하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운 일(confounding)"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엘-에리언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시장의 탐욕만을 비난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러한 상반된 양상이 "부양적인 단기 경제 및 시장 다이내믹스와 훨씬 더 불확실한 중기 전망 사이의 대조를 뚜렷이 드러낸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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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작금의 이 수익률곡선 평탄화와 역전은 시장이 연준의 멱살을 쥐고 흔드는 행태와는 분명 거리가 있다. 이번에는 시장이 연준의 이니셔티브를 따라 질서정연하게 움직여 가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전일 장마감 후 연설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의 방향이 금리 인상보다는 인하 쪽으로 완연히 기울어 있음을 다시금 설파했다.

    그는 당분간 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없을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정책이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not on a preset course)"라며 "경제전망에 상당한 재평가(material reassessment)를 야기하는 상황이 등장한다면 우리는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재개에 나서는 메커니즘에 관해서만 밝혔을 뿐, 금리인상 기조로의 복귀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cordial meeting"을 가졌던 파월 의장은 더욱 노골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글래스에 물이 절반 좀 넘게 차 있는 상태"라면서 현 경기 사이클의 완성도에 대해 불만족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바른 정책을 펼쳐서 우리는 물잔을 더 채울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 위에 더 쌓아 올리고 그 혜택을 모든 미국인들에게 보다 폭넓게 확산할 수 있다"며 고압경제의 실현을 재차 더욱 힘주어 공약했다.

    그리고 또한 그는 "우리는 대칭적이고 지속적인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강력하게 전념하고 있다(be strongly committed)"고 역설했다. 2% 목표를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국민들 그 누구도 불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대로 계속 내버려 두었다가는 일본 꼴이 나고 만다는 게 이날 파월 의장의 설명이었다.

    지금과 같은 주가지수 및 경제활동 수준에서 어떻게 이보다 더 완화적인 발언을 중앙은행으로부터 기대할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연준은 지금 대규모의 "not QE"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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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주장하지만, 주가가 올랐는데도 국채 수익률이 빠지는 게 아니라,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주가를 들어 올리는 게 지금 시장의 구도이다. 그 관계는 이미 미국 주택시장 통계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즉, 채권가격이 여타 자산가격들의 동반 오름세를 지금 선도하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자주, 장기간에 걸쳐서 보아왔던 지극히 낯익은 애셋 인플레이션(asset inflation)이다. 이는 파월 의장이 역설했듯이 CPI 인플레이션이 없기에 가능한 것인데, 그 결과 CPI 인플레이션은 애셋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없게 된 것이기도 하다.

    *M(통화량)↑ x V(화폐유통속도) = P(가격)↑ x Y(생산량)

    26일 발표된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미국 20개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9월 중 전월비 0.36% 올랐다. 지난해 10월과 같은 상승률이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강한 모멘텀이다. 시장 예상치 0.30%를 웃돌았다. 게다가 전월 기록은 0.16% 하락에서 0.15% 상승으로 대폭 상향 수정됐다.

    미국 집값 상승 속도는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봄부터 두드러지게 가라앉았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하 및 "not QE"에 힘입어 최근 두드러지게 되살아 나는 중이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별도로 집계하는 주택가격지수는 9월 중 전월비 0.6% 올라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미국 상무부가 집계한 10월 새집 거래량은 연율 73만3000호에 달했다. 대폭 상향 수정된 전월 73만8000호와 더불어 지난 2007년 7월 이후 12년여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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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까지 세차례에 걸쳐서 제공된 연준의 75bp 금리인하는 이른바 '보험성 조치(insurance cut)'였다. 경기가 악화되는 조짐이 명확해져 시행하는 이른바 'recession cut'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이례적인 조치였다.

    보험성 인하라는 것은, 당장에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미래에 그게 요구되는 상황이 펼쳐질 지 몰라 예방조치 차원에서 시행하는 통화정책 완화를 뜻한다. 즉, 현재 경제와 금융시장은 '필요하지도 않은 통화부양'을 연준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그리고 어제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액션의 완전한 효과는 시간을 두고 나타나겠지만, 이미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를 도와 금리민감 섹터의 지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이날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말했듯이 연준은 "위험이 여전히 하방에 기울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약간이라도 이상 조짐이 나타난다면, 연준은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 세워서 관찰의 민감도를 높일 것이다. 왜냐하면, 글래스에 물은 아직도 절반정도만 채워져 있을 뿐이고 "그 성과 위에 더 채워넣을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크기(파월 발언)" 때문이다.

    그런 연준에게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만한 현상은 단지 이날 재역전된 3개월~5년 수익률곡선만이 아니다.

    이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에 따르면, 이른바 '소비심리의 커브'가 평탄화 추세를 마무리한 뒤 스티프닝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현재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지수가 166.9로 전월대비 6.6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미래에 대한 기대지수는 97.9로 3.4포인트 올랐다.

    현 상황에 실망하면서도 미래에는 개선될 것을 기대하는 이 막연한 정신승리의 스티프닝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리세션 신호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이 지표는 지금 연준에게 '몇 달의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화력을 대기시켜 둘 것'을 지시하고 있다.

    내년말까지 한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선물시장에 반영해 놓고 있는 시장의 프라이싱은 따라서 "연준에 대한 압박"이 전혀 아니다.

    게다가 연준의 파월은 시장으로부터 압박이나 받는 그런 종이 호랑이가 더 이상 아니다.

    파월 의장은 전일 연설에 앞서 보스턴 지역을 순시하면서 "여러가지 측면에서 노동시장은 여러가지 형태의 사회적 진보로 향하는 관문이다"라고 교시했다. 그리고 연설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할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할 "통화정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영역에서의 다양한 정책들"을 의회와 행정부에 주문했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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