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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美 셰일오일, 이제는 금지된 혁명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1-16 오전 6:40:03 ]

  • ⓒ글로벌모니터

    15일 미국 에너지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에서 가동 된 원유 시추공 수는 674개로 전 주에 비해 10개 줄었다. 4주 연속 감소세로, 2017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 고점이던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서는 214개, 24.1%나 축소됐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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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지난 주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일평균 128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유시추공 수가 일년 사이 4분의1이나 줄었지만, 산유량은 100만배럴 더 늘어나 있다.

    지난 13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 연말 미국의 원유생산이 일평균 1340만배럴로 지금보다 60만배럴가량 더 증가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연간으로는 일평균 산유량이 1329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달 전 예상치에 비해 12만배럴 높여 잡았다. 올해 평균에 비해서는 88만배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이 전망은 너무 낙관적일 지도 모른다. 설사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그게 거의 끝일 수 있다.

    에너지업계의 거인 마크 파파는 미국의 내년 증산 규모가 4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두 달 전에만 해도 그는 70만배럴 증산을 예상했는데, 갈 수록 비관적으로 바뀌는 중이다.

    마크 파파는 엔론을 세웠고, <EOG리소시즈>를 세계 최대 독립 원유생산기업으로 키웠으며 현재는 <센테니얼리소시즈>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의 성화도 성화이지만, 셰일산업이 하강국면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이달 초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말했다. 가장 좋은 위치에서 원유를 충분히 뽑아 낸 원유 생산업체들이 이제 질 낮은 사이트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셰일오일 업계는 '너무 인접한 곳에서 유정을 뚫어 온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관련기사 : 진보를 멈춘 美 셰일혁명

    미국의 셰일오일 혁명이 저물어 가고 있다. 이는 내년 미국 경기사이클에 미치는 최대 위험 가운데 하나이다. 중기적으로는 미국의 대외 패권적 행태에도 재차 수정이 가해져야 할 필요가 생긴다. 지난 10년간, 특히 지난 5년간 전세계에서 미국만이 오로지 돋보일 수 있었던 핵심 근거가 사라져간다는 뜻이다.

    ⓒ글로벌모니터

    미국 셰일오일 혁명의 핵심 주체 중 하나인 <체사피크에너지>의 주가는 현재 70센트 수준이다. 지난 2014년에는 30달러에 육박하던 주식이다. 지난해 가을에만 해도 5달러가량은 됐는데, 이제는 동전으로 사고팔 지경이 되었다.

    한 때 시총이 375억달러에 달하면서 미국내 두번째로 큰 상장 천연가스 생산기업 지위를 누렸던 체사피크는 이달 초 '낮은 에너지 가격이 계속될 경우 회사가 살아남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투자자들에게 고백했다.

    셰일오일 혁명은 미국을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만들어 주었다. 지난 10년 사이 미국의 산유량은 두 배로 늘었다. 지난달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수입한 것보다 더 많은 석유를 수출했다.

    그러나 이 혁명을 이끌어 낸 투자자들에게는 그 10년이 악몽과 같은 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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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S&P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 셀렉트 산업지수>는 현재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있다. 올 들어서만 20% 가까이 하락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이런 부조리가 지속될 수 없다. IHS마킷은 미국 원유생산 증가세가 이르면 오는 2021년초에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킷의 라울 르블랑 부사장은 블룸버그에게 "연간 일평균 백만배럴 넘게 증산하는 게 여사였던 미국 석유업계에게 이것은 극적인 반전"이라고 말했다.

    <코웬&컴퍼니>가 17개 업체의 가이던스를 분석한 데 따르면, 내년 미국 셰일기업들의 자본지출은 15%나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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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원유생산자들의 현금흐름은 누적적으로 마이너스 2000억달러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시추공을 폐쇄하고 현금증발을 멈추라고 경영진을 독촉하고 있다. 이는 조만간 유가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시즈>의 스코트 셰필드 CEO는 앞으로 10년간은 미국이 세계 원유수요 증가분의 3분의1가량 밖에 충당해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85%를 감당해낼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셰필드 CEO는 지난 1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지금 투자자들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흐름의 80% 이내에서만 자본지출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원유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에 현금흐름 이상의 돈을 쏟아부었던 '혁명'은 이제 완전히 금지되고 말았다.

    셰필드 CEO는 브렌트가 70~75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신규 원유공급이 내년초가 되면 전세계적으로 종료된다는 것이다. 그 뒤로 2021~2025년 사이에는 이렇다할 대형 프로젝트의 공급 유입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셰필드는 "만일 미국의 셰일오일이 더 이상 스윙 프로듀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유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셰필드 CEO는 이달 초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도 "미국 셰일오일의 장기적 성장에 대해 이제 OPEC이 더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원유 가격 측면에서 현재 우리는 사이클의 끝바닥에 위치해 있다는 낙관을 확실히 점점 더 크게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었는지, OPEC이 승전보를 울렸다. 지난 13일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우리는 내년 비OPEC 공급의 급격한 조정을 보게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미국 셰일분지가 그렇다"라며 "다음달 매우 성공적인 OPEC 총회를 기대한다. 우리는 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셰일오일 혁명이 그랬듯이, 오르막이 있으면 그것 때문에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전설적 원유 트레이더 앤디 홀은 15일 뉴욕에서 열린 업계 이벤트에서 "글로벌 원유소비가 오는 2030년에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측면에서의 '피크 오일(peak oil)' 시기를 점쳤다.

    그는 "유가가 앞으로 100달러로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분명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궁극적인 종말(demise)을 재촉하는 일시적 현상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뛰어 오르면 수요가 더 빠른 속도로 둔화,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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