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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양질의 금리 오름세가 아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1-12 오전 6:31:52 ]

  • ⓒ글로벌모니터

    최근 드라마틱하게 되살아 난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은 미국 경제의 건강함과 연방준비제도의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임투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덧붙이자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연한 무역정책 조정(adjustment) 능력이 발휘된 결과라고도 평가할 수 있다.

    국채 수익률곡선은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경기 사이클 측정지표이다. 우상향이어야 할 이 수익률곡선이 평평해진다는 것은 호황기가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수익률곡선이 우하향으로 뒤집어진 채 오래 방치된다면, 경기침체가 머지 않아 닥칠 것임을 경고하는 신호이다.

    이러한 수익률곡선의 역전, 마이너스 장단기 금리차는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중앙은행 정책금리가 너무 높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에 당국이 기민하게 대응할 경우 리세션을 모면할 수 있다. 단기금리가 다시 경제가 요구하는 수준 밑으로 인하되고 국채시장의 자신감이 장기 국채 되팔기로 표현되면 수익률곡선은 지금처럼 다시 가팔라지는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지난 7월 이후 세 차례 연속된 연준의 금리인하는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급반등세를 수반했는데, 지난 9월초 저점 이후 수익률은 무려 51.5bp나 올라섰다.

    이 역시 연준에게는 매우 값진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언젠가 경기하강이 닥쳤을 때 경제활동을 부양할 수 있는 실탄을 제법 회복했기 때문이다.

    실탄을 사용함(초단기 정책금리 인하)으로써 실탄을 회복해낸(벤치마크 장기 수익률 상승) 이 결과는 과거 벤 버냉키가 연준 의장 당시 의원들에게 하소연하듯이 주장했던 '역설' 바로 그것이다.

    만일 지난 8월말~9월초처럼 10년 수익률이 1.4%대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연준이 실탄을 아끼려 미적거리다가 리세션을 맞게 된다면 실물경제를 실제로 부양할 수 있는 진정한 실탄은 너무나 부족할 것이다.

    예를 들어 극적으로 심화하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대응해 연준이 제1차 양적완화(QE) 결정을 발표한 것은 2008년 11월말이었는데, 당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무려 3% 안팎이었다.

    제2차 양적완화를 발표(2010년 11월3일)하기 직전의 10년 수익률은 2.587%였는데, 그 몇 달 전 QE2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할 무렵에는 3% 수준이었고, 앞서 그 해 초에는 4%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초단기 정책금리를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제로 하한에 도달한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경제활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10년물 수익률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시장에 직접 개입(장기국채 매입)하는 게 현재로서는 상책으로 통한다.

    그런데 만일 10년 수익률이 이미 1%대 초반까지 내려와 있는 상황이라면 QE의 유효성은 과거와 달리 극히 제한되고 만다. 0%까지 기껏해야 100여bp밖에 남지 않은 실탄을 갖고 무슨 수로 경제를 자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역시 100여bp뿐인 정책금리는 논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런 환경에서는 미리, 여차하면, 재빨리 과감하게 나서서 장기 수익률이 뛰어 오를 수 있도록 시장의 자신감과 야성적 충동을 되살려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관련기사: 美 연준이 신속히 나서는 이유…"남은 실탄이 얼마 없어서"

    ⓒ글로벌모니터

    그런데 지난 9월초 이후의 국채 수익률 오름세를 쪼개서 살펴 보면, 과연 연준의 부양 효과가 얼마나 작용했는지 의문이 들게 된다.

    연준 통화부양정책이 직접 작동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10년 만기 break-even rate는 이 기간 중 23.5bp 상승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10년 만기 텀 프리미엄은 이 기간동안 무려 41.4bp나 뛰어 올랐다.

    지난 2개월여 동안의 10년물 수익률 51.5bp 상승을 절대적으로 주도한 것은 텀 프리미엄의 오름세였던 것이다.

    이러한 텀 프리미엄의 급등세는 주로 '극단적으로 전개되었던 안전자산 매수세'가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일정부분은 연준의 공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경제 회복에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이 텀 프리미엄의 오름세는 장기투자에 수반되는 위험보상 비용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며,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양적완화 정책이 '텀 프리미엄의 인하'를 주된 목표로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최근의 국채시장 흐름에 내재된 위험을 이해하기 쉽다.

    지난 2013년의 미국 국채시장 발작(taper tantrum)이나 2015년 독일 국채 발작(bund tantrum) 모두 텀 프리미엄의 급등세가 주도한 것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충격을 준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오는 2020년대의 미국 경제 침체를 야기할 가장 유력한 촉매제는 현행 채권 거품의 되돌림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무질서한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월스트리트가 디레버리지(부채 감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고통을 야기할 듯하다"며, 이는 결국 실물경제에도 불가피하게 보다 큰 고통을 안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 관련기사: "채권거품 대대적인 되돌림, 美 경기침체 방아쇠"-BofA

    ⓒ글로벌모니터

    그렇다고 해서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이 마냥 낮게 유지되도록 정책을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술했듯이, 장기 수익률이 비교적 넉넉하게 버퍼를 갖추고 있어야 미래의 침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준 총재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자신은 "개인적으로 다음번 경기침체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선택하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반대한다는 것은 거의 한 치도 예외가 없이 확고한 FOMC의 컨센서스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는 연준의 의지 및 공약이기 보다는 기축통화국 중앙은행으로서 갖는 간절한 희망에 더 가깝다.

    일본을 보자.

    지난 2013년 4월 일본은행의 양적질적완화(QQE) 개시 직전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8% 안팎이었다. 이후 QE 기대감으로 0.4%대로 떨어진 수익률은 경제회복 희망으로 기대 인플레이션과 함께 다시 0.8%대로 되오르기도 했다.

    2014년 10월말 일본은행의 QQE2 발표 직전 수익률은 0.4%대 후반이었는데, 이후 0.2%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은행은 결국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 1월의 일이다.

    더 부양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한 환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0.2%선 아래로는 도무지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6년 일본은행의 이른바 '통화정책 포괄적 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당시 장기 수익률이 더 이상 하락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던 장애물은 바로 0%이던 일본은행 정책금리였다. 결국 일본은행으로서는 이 빗장을 낮출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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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준이 가시적인 미래에 정책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을까? 아마 올리려는 시도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설사 재인상을 강행한다고 해봐야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언젠가 리세션이 닥친다면, 전통적인 대응수단(연방기금금리 목표 인하)은 애초에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신속하게 바닥을 드러내고 말 전망이다. 현재 금리는 1.50~1.75%이다.

    비전통적 수단 역시 그 한계가 더욱 뚜렷해졌다. 전술했듯이 장기 수익률 레벨이 너무 낮아져 있기 때문이다(급반등에도 불구하고 10년 수익률이 2%에 채 못 미친다).

    이런 환경에서 연준이 '실탄'을 재충전하려는 노력은 정책금리가 아닌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데 집중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채권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의 대대적인 회복이 긴요하다. 기대 인플레이션 오름세가 주도하는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실물경제와 위험자산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제한된다.

    *연준의 PCE 인플레이션 2.0% 목표에 부합하는 CPI 인플레이션은 2.3~2.4% 수준이다. 9월 현재 미국 근원 CPI 인플레이션과 비슷하다. 반면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이에 60~70bp 모자란다. 현행 인플레이션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시장은 여전히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텀 프리미엄 상승에 의존한 장기 수익률 오름세는 전술한 이유로 인해 스스로 금세 역풍을 일으켜 되꺾이기 쉽다.

    그렇다면 여전히 극히 미진한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연준은 어떻게 회복시켜 낼 것인가?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큰 폭으로 오르기 전에는 금리인상은 없다"는 천명만으로 충분할까? 이번 주 제롬 파월 의장이 의회 보고에서 혹시라도 그 고민의 일단을 드러낼 지도 모르겠다.

    *12일 제14회 글로벌마켓 공개 토크쇼 개최로 인하여 13일 아침까지 글로벌모니터의 모든 컨텐츠 서비스가 일시 중단될 예정입니다. 양지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토크쇼에 많이 참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근모 편집장 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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