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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Asia] 트럼프의 입과 중국의 매크로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11-11 오전 3:46:05 ]

  • 지난주 세계증시와 이머징 증시는 주간단위로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중 협상 재료가 계속 증시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작용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도 함께 고개를 들었다. 올 들어 시장을 짓눌러왔던 정치이벤트(무역전쟁)와 매크로(리세션 공포) 재료가 정반대 방향으로 작동하며 시장을 빠르게 밀어올렸다.

    이번주도 두 재료의 변화를 살피는 게 급선무다.

    우선 `관세철회`의 구체적 범위와 방법을 둘러싸고 미중간 기싸움이 어디로 기울지, 혹은 어디로 향할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 미중 무역이슈와 관련해 한동안 침묵하던 트럼프의 입도 주말(금,토) 사이 열리기 시작했다. 매크로 측면에서는 이번주 잇따르는 중국의 10월 거시지표(생산, 투자 소비)를 주목해야 한다. 광군제 온라인 매출도 참고할만 하다.

    1. 관세

    지난주 목요일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이 공개했던 `미중간 단계적 관세철회 합의`는 그 성격과 범위를 둘러싸고 미묘한 균열을 연출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시장은 판이 깨질 신호로는 보지 않고 있다. 큰 방향은 섰고 세부안을 둘러싼 막판 기싸움 정도로 인식하는 듯 한데, 방심은 금물이라는 조언도 여전하다.

    중국의 입장은 "기존 보복관세의 단계적 철회에 양측이 합의했다"는 것이며 1단계 관세철회 규모는 `1단계 합의안`의 내용에 의해 결정될 것이며, 이 부분(단계적 관세철회)이 빠지면 1단계 합의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초 백악관 일부 관리(온건파)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확인(인정)했지만, 그 직후 피터 나바로 등 백악관내 강경파가 제동을 걸었다.

    ⓒ글로벌모니터

    그리고 금요일과 토요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입을 열었다. 금요일 발언에서는 합의된 바가 없다(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전면적인 관세 철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부분철회에 대해선 명확하게 가부를 밝히지 않았다. 적어도 일부 관세철회까지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관세를 되돌리고 싶어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았다. 중국은 완전한 철회가 아니라 일부 철회를 얻고 싶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임을(모든 관세 철회를 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They'd like to have a rollback, I haven't agreed to anything,. China would like to get somewhat of a rollback not a complete rollback, because they know I won't do it.")

    그리고 토요일에는 "중국과 무역협상이 매우 잘 진행중이며, 중국 지도자들이 나(트럼프 자신)보다 더 합의를 원한다"고 했다. 또 미국이 대중(對中) 관세를 얼마만큼 되돌릴 준비가 됐는가에 대한 언론 보도는 부정확하다(incorrect)고 했다. 트럼프는 "올바른 합의를 맺을 수 없다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주 많은 긍정적인 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간 트럼프는 입버릇처럼 말하던 `잘 될 수도, 잘 안 될 수도 있다. 지켜보자`는 류의 발언을 지난달 11일 미중고위급 회담 이후 자제해 왔다. 자기 스스로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선언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합의는 됐고, 문서화 작업만 남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거의 한달만에 `여차하면 합의 안한다`는 발언이 다시 나왔다. 꾹 눌러왔던 성격이 다시 꿈틀대는 것일까. 물론 이 또한 막판 기싸움이거나, TV카메라 앞에서 강한 관세맨(Tariff Man) 이미지를 잃지 않기 위한 연출에 불과할 수 있다.

    여하튼 지난 8일(금요일) 트럼프의 다소 강경해보이는 듯한 발언에도 뉴욕증시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트럼프가 말한 것 보다 말하지 않은 것(부분적인 관세철회까지 부인하진 않았다)을 통해 그가 `1단계 합의`의 판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엿봤다.

    타당한 판단일 수 있으나, 시장이 `상방 편향적` 해석에 치우쳐 있다는 것도 엿볼 수 있다. 이 판단이 옳았는지는 확인하기 위해 시장은 이번주도 계속 미중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안테나를 맞춰야할 것이다.

    *현지시간 10일 백악관 안보보좌관인 오브라이언은 "중국과 합의에 데드라인은 없다. 다만 1단계 무역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했다.

    ⓒ글로벌모니터

    참고로 ICI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현재 미국 MMF에는 3조5554억달러의 잔고가 쌓여있다. 주식으로도, 채권으로도 가지 않고 기회를 엿보며 쌓여있는 자금이라 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들 현금성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면 연말 장세는 한층 달아오를 것이라는 (당연해 보이는) 전망을 전했다.

    미중 무역 이슈와 두 나라의 매크로 흐름이 이들 대기성 자금의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임은 자명하다.

    2. 중국 10월 거시지표

    중국의 10월 거시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앞서 나온 지표들 - 방향이 완전히 엇갈렸던 (통계국 vs 차이신) 제조업 PMI, 예상치를 상회한 10월 수출입지표, 그리고 주말 나온 중국의 10월 물가동향은 우려와 기대의 뒤범벅이었다.

    이번주 지표가 `중국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턴어라운드에 나설 준비를 한다`는 기대에 힘을 보탤지, `바닥은 아직 멀었다`는 경계론의 손을 들어줄지 궁금하다. 단기 급등세를 탔던 이머징 증시와 이머징 통화들도 이를 주목할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블룸버그의 전문가 서베이에 따르면 10월 산업생산 증가율(y/y)은 전달 5.8%에서 5.4%로 다시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1~10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전달 누계치 증가율 5.6%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소매판매는 7.8% 증가해 역시 전달(7.8%)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민은행이 내놓을 10월 신규대출과 사회융자총액은 (계절적 특수성이 두드러졌던) 전달 수준에 많이 못미쳤을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지표가 10월들어 재차 악화된 것으로 나온다면 정부도 경기안정에 좀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 다만 주말 나온 물가동향이 간단치 않다. 돈육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CPI) 상승세가 한층 가팔라져 시장이 인민은행의 딜레마를 더 의식하게 생겼다. 인민은행 역시 당분간 밥상물가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을테니, 재정정책의 어깨가 좀 더 무거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여전히 큰 틀에서 인민은행의 정책 스탠스는 -정책 수위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 완화적 바이어스를 띠고 있다. 지난 5일 인민은행이 MLF 금리인하를 단행했을 당시, 10월치 물가 흐름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 보면 특히 그렇다. 그럼에도 시장이 치솟은 헤드라인 물가와 인민은행의 정책 딜레마를 의식한다면 중국의 국채수익률은 상승흐름을 더 이어갈 수 있다 - 물론 단기흐름은 미중 재료에 더 영향을 받기 쉽다.

    ⓒ글로벌모니터

    참고로 중국의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의 괴리는 10월 들어 더 확대됐다. 경기둔화 속 CPI가 앙등하는 모습은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깝다. 물론 내용적으로는 여전히 내수 둔화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제조업내 디플레이션 압력 심화 국면이라 하겠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를 기록했다. 전달의 3.0%에서 오름폭이 더 확대됐다. 전문가 예상치 3.4%도 넘어섰다. 이는 7년래 가장 높은 CPI 상승세다. 돼지고기 가격이 101.3% 급등하며 헤드라인 물가를 견인했다. 다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5%를 유지했다. 돈육 파동이 아직 기저 물가를 자극하지는 못하고 있다.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의 경우 전년동월비 1.6% 하락해, 전달(-1.2%) 보다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전문가 예상치(-1.5%)도 밑돌았다. 제조업내 디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심화됐다는 이야기다. 이런 디플레이션 압력은 해외로 수출돼 글로벌 물가에도 둔화 압력으로 작용하기 쉽다.

    ⓒ글로벌모니터

    11일(월요일)은 광군제다. 알리바바의 매출이 시간단위로 집계돼 `사상최대`라는 수식어와 함께 진열될 게다. 광군제 기간 매출이 전년 보다 줄어든다면 당연히 안좋은 신호로 읽힐 것이다. 그렇다고 광군제 매출 급증이 긍정적 신호라고 주장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가격 할인 행사를 기다려온 소비자가 많다는 것은 한층 가격에 민감해진 가계의 보수적 소비행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나아가 광군제 기간 매출이 폭주하는 만큼 향후 반동(되돌림)의 폭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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