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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물가연동국채 움직임의 두 가지 시사점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1-08 오전 6:26:37 ]

  • ⓒ글로벌모니터

    글로벌 자산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7일 뉴욕시장에서 한 때 14bp 이상 뛰어 오르면서 지난 2016년 11월9일 이후 최대 일일 상승기록을 세울 뻔 했다. 만 3년 전 바로 그 날은 도널드 트럼프가 '뜻밖에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바로 그 날이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철회를 제1국면 무역합의에 포함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리스크-온 무드가 강력히 펼쳐지고 안전선호는 급격히 퇴조했다.

    장기국채 수익률에 잔존해 있던 글로벌 리세션, 디플레이션, 중앙은행들의 추가 완화 같은 재료들이 대대적으로 제거되어 갔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단 한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조차도 이제는 확신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결제약정이 존재하는 2021년 10월물에 가서도 선물가격이 98.695 밖에 되지 않는다. 그 가격에 내재된 1.305%의 금리는 현재의 실효 연방기금금리(1.55%)에 비해 24.5bp 낮은 수준이다. 25bp를 완전히 프라이싱 하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모니터

    유럽에서는 프랑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9bp 이상 급등하며 '마이너스(-)'를 탈피했다.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만기의 벨기에 국채 수익률 역시 이날 플러스 영역으로 올라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거래되는 채권은 12조5000억달러로 줄었다. 마이너스 수익률 회사채를 가진 기업의 수도 191개로 지난 8월에 비해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월간 2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양적완화를 재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개한 덕분에 수익률이 더욱 탄력적으로 뛰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미국 리세션에 대한 베팅을 철회하는 모습은 수익률곡선에서 더욱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3개월~10년 수익률 스프레드는 이날 한 때 40bp를 넘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경제 펀더멘털에 견주어 금리를 충분히 내렸으며, 투자자들의 경제 자신감은 현행 정책금리 수준에 견주어 충분히 회복되었음을 이 스프레드의 추세와 수위가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탠트럼(tantrum), 국채시장 발작 우려까지 내포하고 있는 작금의 수익률 급등세에 대해 시장은 '리플레이션 트레이드(reflation trade)'라고 이름을 붙였다.

    '리플레이션'이란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되살아 나는 현상, 또는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재정 및 통화정책을 뜻한다.

    블룸버그는 블랙록(Black Rock), 이튼밴스(Eaton Vance), 메리언 글로벌 인베스터스(Merian Global Investors)' 같은 "채권 타이탄들(Bond Titans)"이 디플레이션 공포에 맞서는 베팅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록의 수석 채권 전략가 스코트 티엘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시장이 프라이싱하고 있는 것보다 계속해서 더 긍정적"이라며 "만일 금융환경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성장이 바닥을 치고 나서 보다 긍정적인 영역으로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로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beak-even rate, 일반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상승하는 쪽에 돈을 걸고 있다. 티엘 전략가의 경우 미국과 북유럽의 물가연동국채를 선호한다고 했다. break-even rate가 전반적으로 15bp는 더 올라갈 잠재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실제로 최근 시장에서 나타난 흐름은 '요즘 같은 시절'에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가 갖는 이중적 매력을 특히나 잘 보여 주었다. 그리고 이는 두 가지 시사점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1) 최근 국채시장의 전반적인 수익률 급등세 속에서도 미국 10년 만기 TIPS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수익률 오름세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테마로 하기 때문이다.

    TIPS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이지만, 그 자체로 국채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난 8월과 같은 '디플레이션 트레이드(deflation trade)' 환경에서도 수혜를 받는다.

    따라서 TIPS는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이 강하게 되살아 나는 작금의 환경에서도 손실이 제한적인 안전자산이며, 도널드 트럼프가 언제 또 다시 변덕을 부릴 지 알 수 없는 작금의 환경에서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기도 하다.

    *이날 미 국채 수익률은 '관세 철회와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 백악관발 로이터 보도로 장중 레벨을 다소 낮춘 채 거래를 마쳤다. 뉴욕 거래를 마무리할 무렵 로이터는 "중국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려는 미국 백악관의 계획이 강한 내부 반대에 직면했다"며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다만, TIPS는 디플레이션 환경에서의 가격상승이 일반국채에는 미치지 못하며, 리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제한적이나마 절대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그래서 리플레이션 환경에서는 break-even rate 상승에 포지셔닝 하는 TIPS-일반국채 long-short 플레이가 유효하다.

    2) 최근 나타나고 있는 TIPS 수익률의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승흐름은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균형 실질금리, 장기적인 실질 GDP 성장세가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보여준다.

    시장 전반의 수익률이 강한 상승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장기국채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를 찾고자 한다면 TIPS가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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