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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 상호동등 vs 과유불급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11-06 오후 9:27:53 ]

  • # 간밤 환구시보의 온라인 영문판은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 일부를 철회하지 않으면 1단계 무역합의는 없다`는 전직 관리의 발언을 옮겼다. 전직 관리의 말을 빌어 당의 의향을 표출하는 중국의 익숙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환구시보는 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환구시보에 등장한 웨이쟝우오 전(前) 상무부 차관의 발언을 옮기면 이렇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합의를 맺기를 몹시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관세 일부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은 합의하지 않을 것이다. 농산품을 비롯해 미국산 구매를 늘려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그들의 요구처럼 시장을 일시에 개방하고 모든 네거티브 리스트를 제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웨이 차관의 관세 발언은 전날 로이터와 블룸버그를 통해 전해진 중국의 바람과 대동소이하다 - 12월 예정된 관세의 철회는 두 말할 필요도 없고, 9월에 부과했던 관세(1100억~125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를 취소하고, 기존 2500억달러어치 품목에 대한 관세(25%)도 경감해야 한다는 요구다.

    그러나 환구시보에 담긴 중국의 톤은 한층 강하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단계 합의는 물건너 간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는 또 다른 소식통의 "미국이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던 관세(12월15일로 예정된 관세)만 유예할 경우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발언에서 재차 부각됐다.

    중국 국제무역협회 전문가위원회의 리용 부위원장도 가세했다.

    "왜 부산스러운지 모르겠다. 잠정무역합의에 관세 철회가 포함돼야 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당연한 거다. 무역전쟁은 전적으로 관세에 대한 것이다. 합의를 한다면서 어떻게 이를 뺄 수 있겠는가. 당국이 미국에 요구하는 게 정확히 어떤(품목의) 관세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궁극적 목표는 모든 관세가 제거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조치에 부응해 중국 역시 미국의 농산품 등에 대한 관해 관세 철회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산 농산물을 더 구매하기로 하면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미국의 중국산제품에 대한 관세가 일부 철회 되지 않으면 중국의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철회도 없으며 이 경우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중국이 사들이는 미국의 농산물 만큼 미국도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되돌려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중국 관영 경제보가 운영하는 블로그인 `도연필기`는 최근 두개 논평에서 잇따라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선 미국이 중국제품에 부과한 모든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1단계 합의든, 최종합의든 관세 제거가 중국의 핵심 관심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이 오판한다면 협상은 재차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논평에서는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삼는 것은 협상에 장애물만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피클링은 6일자 칼럼에서 중국이 자기의 깜냥을 과신한 나머지 판을 깰 위험을 경계했다. 그는 "중국이 스스로를 과신하다 큰 코 다칠 위험이 있다"면서 "관세 철회가 협상의 궁극적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엎지른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으며 2016년으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작은 양보만으로 워싱턴(트럼프 행정부)이 기존 관세(3600억달어치 품목에 대한 관세)를 포기한다? 이는 트럼프에게는 굴욕 이상의 것이다. 이를(이런 전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중국도 준비된 것 이상의 큰 변화를 보여야 한다(중국이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한다면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중국은 정치 풍향이 바뀌기를 기다려야 한다 - 미국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기를 기다리며."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방침 대로면 미국은 중국과 무역합의 뿐만 아니라 합의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 그 주요 수단이 관세다. 합의 이행 결과를 정기적으로 점검, 중국이 약속을 잘 지켜면 단계적으로 관세를 낮추겠다는 게 미국의 기존 생각이다.

    따라서 중국의 합의 이행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관세를 되감는 것은 미국 입장에선 큰 양보에 해당한다. 더구나 최종합의 단계도 아니고, 한층 고난위도 협상을 남겨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백악관내 매파들이 이를 반길 리 없으며 여론도 까칠해지기 쉽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줄 경우 경쟁 후보들에 공격 빌미만 제공할 뿐이다.

    반면 중국의 입장은 전술한 그대로다. 상호동등, 상호존중에 기반해야 한다는 그들의 원칙에 따라 뭔가를 주면 뭔가를 받아야 정확한 계산이라 주장한다. 협박(12월 추가관세)을 철회하는 대가로 뭔가를 내주다보면 기존 족쇄(관세)를 풀지도 못한 채 `협박과 대가`의 악순환이 반복될 위험도 있다. 그러니 관세 환경이 최소 8월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맞먹는 미국의 성의표시(기존 관세 일부 경감)가 있어야 한다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

    피클링 칼럼니스트는 "트럼프가 현재 어떤 압박을 느낀다는 신호는 없다. 미국의 대중무역적자는 확연히 줄고 있고, 관세 수입은 늘고 있으며, 가계 소비는 견조하며 증시는 사상최고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위한 장소를 확정하려는 열띤 대화를 합의가 코너를 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실수다. 비관 일색이던 상황이 때론 돌파구를 만들어내듯, 실제 결승선(마무리 국면)이 코앞이라는 생각이 협상결렬의 단초가 되곤 한다. 중국 협상가들은 미국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긴 하다. 다만 실제 트럼프의 처지와 별개로, 이런 류의 칼럼이 반복되면 트럼프도 부담을 느낀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 긴장 심화 국면을 피하려는 게 트럼프의 속마음이라 해도 주변에서 계속 이런 격문을 띄우면 `적당히`가 잘 안될 수 있다. 지난 2년 미중 무역협상은 희망과 절망의 반복이었고, 늘 설마가 사람을 잡곤 했다 - 두달 전에 비해 그 위험성은 크게 낮아졌다 해도, 합의문 서명에 잉크가 마를 때까지 잔존해 있는 리스크다.

    1. 위안화

    정확히 측량하는 것은 무리나, 미중 관계의 프록시 역할을 하는 달러-위안 환율은 현재 12월 추가관세의 철회 혹은 유예를 선반영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9월 미국이 부과했던 관세의 철회 가능성도 일부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의 기대치는 제법 높아져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12월 예정된 관세가 연기 정도에 그친다면, 그리고 9월 부과했던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시장의 예상되는 반응은 실망 표출이다.

    ⓒ글로벌모니터

    이날 달러-위안 환율은 7위안을 사이에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전날 급락이후 기술적 반등 부분도 있었겠지만, 관세 되돌림에 대한 기대가 지나친 게 닐까 하는 경계심도 고개를 들었다. 전날 코메르츠 방크의 족집게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에 이어 흥분을 자제하라는 주문은 UBS에서도 나왔다.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도미니크 슈나이더 아태평양 외환/매크로 헤드는 내년 1분기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종전 7.4에서 7.0으로 낮춰잡으면서도 "위안화에 대해 지나치게 흥분할 때는 아직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 관세가 의미있게 되돌려져야 위안이 지속적인 랠리를 펼 수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달러 대비 위안에 적극적 포지션을 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다만 내년 1분기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은 "무역전쟁을 둘러싼 미중간 긴장이 추가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위안 강세를 이끌 수 있고, 미국의 금리하락과 국경간 자본유출입 안정도 위안을 지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했다.

    2. "다음주 브라질 서명식은 힘들듯"

    미국과 중국 두 정상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 장소 후보로 `브라질`이 부상하기도 했지만, 다음주 브라질에서 두 정상이 만나 1단계 합의에 서명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발할 수 있다고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오는 13~14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11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일정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브라질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그러기엔 시간적으로 벅차다. 다음주 브릭스 정상회의 전까지 1단계 합의문의 문서화 작업을 마무리 짓기엔 시간이 빠듯하다는 이야기다.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중국측의 요구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다음주 브라질 서명식의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편 미국 상무부의 윌버 로스 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자카르타에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고 말했다.

    3. 부동산

    파이낸셜타임스의 컨피덴셜 리서치(FTCR)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지수가 10월 들어 47.2로 떨어졌다. 8,9월 잠시 회복하나 싶다가 다시 3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경절 연휴가 낀 계절적 특수성이 자리한다지만 부진하다. 올들어 10월까지 부동산지수의 평균값은 51을 밑돌아 지난 2012년 이래 두번째로 낮다.

    ⓒ글로벌모니터

    FTCR이 중국내 부동산개발회사의 판매 사무소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월 들어 모든 도시에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판매가 전월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생애첫 주택자의 모기지론 금리는 `모기지 기준금리`의 1.61배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 12개월 평균(1.55배) 보다 높다. 당국의 부동산 투기억제 조치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부담으로 부동산 시장의 활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부동산은 중국 내수에 이중의 압력을 가한다. 기본적으로 둔화하는 주택시장 경기는 건설업과 관련 건자재 산업, 그리고 내장재 및 가구업체 등의 실적을 압박하기 쉽다. 동시에 절대수준에서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은 무주택자의 저축욕구를 자극하며, 이미 많은 빚을 떠안고 집을 구매한 가계 역시 모기지 부담에 씀씀이를 제한하기 쉽다.

    ⓒ글로벌모니터

    이런 상황에서 집값이 빠르게 꺾이게 되면 소비심리는 더 위축되기 마련이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소비를 압박하게 된다.

    4. 시장동향

    중국 증시는 내렸다. 상하이지수는 0.43% 내린 2978에 거래를 마쳤고, 선전증시는 0.45% 내린 3984에 마감했다. 관세 되돌림의 기대가 과했다는 생각, 중국의 과도한 관세 철회 요구가 `1단계 무역합의`에 막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달러-위안 환율도 유럽 거래시간으로 넘어가면서 장중 7위안 위로 올라서는 등 7위안선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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