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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이른바 "QE-lite"가 달러에 미치는 효과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10-22 오전 7:09:15 ]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주부터 시작한 대차대조표 재확대, 지급준비금 재확충 오퍼레이션은 양적완화(QE)가 아니나, 직간접적으로 QE 효과를 낸다고 Editor's Letter는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 'QE 아닌 QE'는 달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돈을 풀면 해당 통화의 대외가치가 하락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JP모건의 글로벌 마켓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거초글로우는 '그런 효과는 없다'고 주장한다.

    연준의 조치가 단기자금시장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그래서 단기금리에 상방압력이 계속 가해지며, 이는 달러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는 게 파니거초글로우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 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준 품귀 문제가 그동안 달러를 지지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그게 금세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21일 블룸버그가 전한 JP모건의 또다른 애널리스트 조슈아 영거의 분석은 외환시장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영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지난달 단기자금시장 금리를 치솟게 했던 머니마켓 스트레스가 연준의 유동성 투입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더 심화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주 미국 머니마켓에서는 연준 오퍼레이션 속에서도 조달비용이 재차 뛰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영거 애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연준 해법이 갖는 한계를 두드러지게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연말에 다가가면서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유동성은 프라이머리 딜러(PD)들에게 직접 공급되는데, 정작 그 유동성이 필요한 곳은 PD들이 아니라고 JP모건은 지적했다. 따라서 연준 조치의 성공 여부는 결국 그 유동성이 얼마나 잘 파급되는지에 달려 있는데, 대차대조표와 유동성에 관한 규제 때문에 PD들의 자금 전달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JP모건은 주장했다.

    3분기 실적 자료를 토대로 대형 은행들의 대차대조표를 잠정 분석해 보았더니, 이들 은행은 연말 유동성 차지(charge)를 피하기 위해 레포 활동을 더 줄여야 할 수 있다고 JP모건 보고서는 예상했다.

    JP모건은 "애초에 문제를 일으킨 것도 대차대조표 제약 및 유동성 요구 등 마찰적 요인들이었는데, 은행시스템에 연준이 전달한 지급준비금 역시 동일한 마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분석은 지난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의 항변("돈은 많았으나 규제한도로 인해 빌려주지 못했다")과 같은 맥락으로, 골드만삭스 역시 대체로 의견을 같이한다. "금융중개에 병목현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은행(G-SIB)에 가해진 제약이 지배적인 우려"라며 현재 35bp 가량인 리보-OIS 스프레드가 연말에 가서 45bp까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말에 장부를 더욱 예쁘게 꾸며야 하는 G-SIB 은행들이 크로스 커런시나 레포시장 등에 제공했던 자금을 오히려 거둬들일 수 있으며, 이는 여타 달러 펀딩시장까지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골드만삭스는 또한 연준의 재정증권 매입이 레포의 담보가격은 올려(재정증권 수익률 하락) 주겠지만, 이는 오히려 비은행기관 및 해외 중앙은행에 대한 연준 역레포(RRP) 같은 대안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이 연준 예금계좌로 빨려 들어가면서 연준의 유동성 방출 효과를 상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레포 시장, 나아가 연방기금금리 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을 가리킨다.

    하지만 Editor's Letter는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한 달러강세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 레포 금리가 달러 강세를 지탱할 정도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공행진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으며, 레포 금리가 높다고 해서 달러가 반드시 강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ditor's Letter는 연준의 이번 대차대조표 재확대가 달러화 약세 재료라고 믿는다.

    ⓒ글로벌모니터

    9월 중순에 격화된 달러 단기자금시장의 요동은 수요와 공급 양측면 모두에서 가해진 긴장의 결과이다. 자금 공급측면 요인은 단연 연준의 양적긴축이다. 자금 수요측면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대규모 재정증권 발행을 핵심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2018년 이전까지만 해도 3개월물 재정증권 수익률은 같은 만기의 OIS 금리보다 낮았다. 이는 이론상으로도 당연한 일이었다. 재정증권은 국가가 발행하는 무위험 부채인 반면, 익일물 변동금리와 3개월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OIS는 신용위험이 존재하는 민간거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구조가 2018년부터 역전되었다. 무위험 금리가 민간 금리를 웃도는 기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배경에는 미국 재정수지 적자의 대대적 확대와 그에 따른 단기증권 발행 증가가 있었다.

    이렇게 상승한 단기증권 수익률은 머니마켓 운용자들에게 매력적이었다. 레포시장과 연방기금 시장에 공급되던 자금의 상당부분이 재정증권으로 이동했다. 단기자금 금리 전반이 단기증권 수익률에 끌려 올라가는 압력이 발생했다. 초과지급준비금 예치 금리(IOER)를 상단 배리어 삼아 형성되던 연방기금금리가 IOER에 꾸준히 근접하더니 결국 지난 3월에는 천장을 넘어서고 말았다.

    최근에는 재무부가 여유 유동성 확보에까지 나서 자금시장을 더욱 압박했다. 연방부채 한도를 다시 유예받은 재무부가 나중을 대비해 연준 계좌에 거액을 미리 챙겨놓으려 국채 발행을 늘린 것이다.

    그 결과는 그래프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9월 들어 3개월 재정증권과 OIS 금리 사이의 역전폭이 전례없이 크게 벌어졌다. 레포 금리와 연방기금금리 급등세가 그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 재무부의 유동성 확충은 단기자금시장의 공급 측면에서도 시장에 강한 압박을 가한다. 적자재정 조달을 위해 재무부가 확보한 자금은 지출을 통해 금세 시장에 되돌려지지만, 증권 발행을 통해 재무부가 확보한 여유자금은 연준 계좌에 계속 고여 있는다. 양적긴축과 동일한 효과다.

    지난달까지 이어져 온 이러한 흐름은 본질적으로 재정적자가 유발하는 교과서적인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였다. 1)정부의 자금수요 증가로 인한 대부자금시장 실질 균형금리의 상승, 2)이로 인한 해외로부터의 순자본유입, 3)이로 인한 달러화 강세 등을 우리는 그동안 목격해왔다.

    재정증권 매입을 통한 연준의 지급준비금 확충은 따라서 단기자금 시장의 재정증권 과잉공급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중앙은행이 정부에 돈을 빌려줘 적자재정 조달을 도와주는 고전적인 형태다.

    즉, 연준의 대차대조표 재확대는 본질적으로 정부 재정적자에 대한 대출지원이다. 그것이 장기국채 매입 방식이든, 재정증권을 사들이는 형식이든, 기존에 발생했던 '구축효과'를 상쇄하는 본질적 특성에는 차이가 없다. 1)중앙은행의 자금공급 보완으로 대부자금시장 실질 균형금리가 하락하며, 2)이로 인한 순자본유출 증가 또는 순자본유입 감소, 3)이로 인한 달러화 약세가 교과서적으로 예상되는 전형적 흐름이다.

    이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직후에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관련기사 : 트럼포노믹스의 시나리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단기자금시장의 노이즈가 여전히 간헐적으로 발생하고는 있지만, 미국 3개월 재정증권 수익률은 두드러지게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위 첫번째 그래프). OIS와의 역전폭을 많이 줄여 놓은 상태이다. 단기자금시장 교란의 자금수요 측면 원인이 재정증권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달러의 수익률 매력을 낮추는 요소이다.

    일각에서는 재정증권 수익률의 과도한 하락 가능성까지 우려하기도 한다. 이는 비은행 자금이 연준 역레포로 퇴장하도록 하는 긴축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나, 그로 인해 재정증권 수익률이 반등하면, 자금 공급이 재개되어 균형을 찾아 갈 수도 있다.

    9월 중 급격하게 전개되던 미 재무부의 유동성 흡수가 상당수준 진척된 점(위 두번째 그래프) 역시 달러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재무부발 양적긴축이 일단락되면서 초과지급준비금 확충이 본격화한다면 달러에 미치던 강세 압력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 긴축 and 구축, 얼마나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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