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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Japan]홍콩이 홍콩했고 중국이 중국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8-16 오후 10:56:43 ]

  • # 불편한 사촌

    홍콩인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본토인이 홍콩을 대하는 감정은 서로 묘하게 뒤틀려있다. 얕은 지식이지만 홍콩과 중국을 접하며 주워들었던 풍월을 옮겨본다.

    "홍콩은 선진 시민이다" - 홍콩 피플의 이런 자의식은 노랑머리 외국인 보다 본토의 동포들 앞에서 샘솟곤 한다. 영국 지배하에서 서양 것을 실컷 들이켰다고 믿는 홍콩인은 등샤오핑의 개혁개방 이래 본토인을 낮춰 보는 습관이 몸에 뱄다.

    덜 개화된, 트렌드에 뒤쳐진, 글로벌 에티켓이 부족한, 그래서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사촌 형제 정도로 생각하는, (중국입장에선) 편협한 시선이다. 물론 중국이 힘 꽤나 쓰게 된 뒤로는 드러내놓고 무시하는 경향은 줄었다. 그렇다고 사람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변할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다.

    중국의 성장세가 하늘을 찌르고 `따마`들이 뭉칫돈을 싸들고 홍콩 부동산을 싹쓸이한 뒤로, 그리하여 홍콩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뒤로, 홍콩인의 감정은 한층 뒤틀렸다. 본토는 그들에게 무시못할 자금줄이자, 몹시 배알이 뒤틀리는 대상이 됐다.

    개도 자신을 밉다는 사람과 좋다는 사람을 구분한다. 하물며 사람이야. 왕래의 자유 이후 본토인은 홍콩의 높은 콧대와 고매한 시선에 노출될 기회가 잦아졌다. 그래도 홍콩에서 쇼핑하고 노닐다 돌아오면 동네에서 목소리 꽤나 높일 수 있던 시절에는 그럴려니 했다. 그러나 `빈정 상한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형편이 나아질수록 사라지기 보다 괘씸함으로 남았다.

    국공 내전에서, 신중국 건설, 대약진 등 격동의 현대사와 동떨어져 보호막 안에서 호사를 부린 듯한 저들(홍콩인)에게서 동포애와 애국심을 구하는 것 자체가 사치에 가깝다는 비아냥도 잦아졌다. 2014년 우산혁명을 시작으로 연이은 민주화·반중(反中) 시위를 목격하며 이런 풍조는 짙어졌다.

    그러다보니 홍콩의 시위는 14억 본토인에게 별 울림이 없다. 올해는 유난히 그렇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홍콩에 대한 중국 일반인들의 반감이 `역대급`으로 높아져 있다. 미국이라는 어마무시한 적을 앞에 놓고 죽을 힘을 다해 싸워도 모잘랄 판에 적전분열을 꾀하는 기회주의 세력이라는 인식이 본토인에게 박혀버렸다. 당 선전국의 바람대로 됐다.

    # 제2의 천안문?

    인민해방군이 선전시 외곽의 홍콩 접경지로 집결하고 있다는 비디오와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트럼프도 이를 언급하면서 제2의 천안문을 입에 올리는 이도 늘었다. 0% 확률까지는 아니라도 `China Express`가 보기에 군을 투입한 진압의 가능성은 몹시 낮다. 자칫 거대한 민심이반으로 이어져 당 지배의 정당성을 위협할 수 있었던, 본토 곳곳으로 들불처럼 번질 수 있었던 천안문 시위와 지금의 홍콩 시위는 당 지도부 입장에서 차원이 다르다.

    홍콩의 시위가 본토를 집어삼킬 수 있는 화염이라 생각하는 시각은 거의 없다. 중국 본토의 민심은 위에서 언급했듯 홍콩 시위에 상당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위가 격해질수록 본토의 SNS 애국심(?)은 단단해지고 있다. 트럼프가 홍콩에 대해 트위터를 날릴 때마다 중국인의 아편전쟁에 대한 집단적 트라우마만 자극할 뿐이다. 그러하니 당 지도부가 무리수를 둘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선전시 외곽에서 진압 연습을 선보일 수는 있어도 미국이 내심 바라는 제2의 천안문을 만들어낼 생각은 없다.

    홍콩에 대한 무력진압은 국제적 관점에서 일국양제의 실패를 의미한다. 일국양제의 실패는 양안정책(對 타이완 정책)의 기본 전제가 흔들린다는 이야기다. 중국 입장에서 홍콩을 통한 일국양제 실험은 미래 타이완 흡수를 위한 예행 연습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삐긋하면 `일국양제는 허울이고 본질은 폭력흡수`라는 비난에 휩싸이며 국제적 여론 역시 타이완의 독립 지지로 기울게 된다.

    `홍콩 무력진압→국제사회 비난→타이완 독립선언 공식화→미국 지지 표명→미군의 타이완 주둔` 이라는 최악의 도미노 시나리오가 아른 거리는 상황에서 홍콩을 `제2의 천안문`으로 만들 이유가 없다. 이날 인민일보 논평 - "홍콩 시위가 1989 천안문 사태의 반복이 될 일은 없다" - 도 같은 맥락이다.

    참고로 미 국방부가 최근 `아시아 중거리 미사일 기지화` 계획을 언급한 것과 때를 같이 해 베이징의 서쪽과 남쪽 관문이 불안해지고 있다.

    타이완은 미국산 무기 수입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고, 인도의 모디 정권은 카쉬미르(중국, 파키스탄, 인도의 접경지) 정세를 흔드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카쉬미르는 티벳과 국경을 맞댄 곳이다.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서쪽 관문이다. 시진핑의 진정한 왼팔인 왕치산이 서둘러 인도로 날아갔던 이유다. 서쪽(카쉬미르) 관문이든 남쪽(타이완) 관문이든 소동이 빚어져 미국의 개입 빌미를 줘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리카싱

    이날 홍콩의 주요 조간에는 `홍콩의 일개 시민 리카싱`이라는 이름으로 광고가 실렸다. 리카싱, 부동산 사업으로 떼돈을 번 홍콩의 이름난 재벌이다. 시위대와 당국 모두에 폭력을 피하고 홍콩을 사랑하고 중국을 사랑하라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호소했다.

    측천무후의 고사도 다시 등장했다 - 측천무후의 아들(리샨)이 자기를 구박하는 어머니에게 했던 말로, 리카싱은 부모(중국, 당국) 자식(홍콩, 시위대)간에 끝장을 봐서야 되겠느냐는 의미로 이 고사를 인용했다. 현업에서 은퇴했지만 리카싱은 여전히 홍콩 재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인물이다.

    ⓒ글로벌모니터

    그런 그가 보기에는 양측 모두 외칠만큼 외쳤고 들을만큼 들었다. 여기서 더 고집을 피우면 상황은 나빠진다. 그의 광고 문구처럼 처음의 선했던 의지가 지옥같은 결과로 흐를 수 있다. 사실 이번 홍콩 시위는 시민들의 승리였다. 홍콩 정부는 시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국 송환법을 폐기했다. 시위대는 거기서 멈추기 보다 동력을 더 밀어붙였고, 지금은 출구를 찾기 어려운 지점까지 온 것 같다.

    본토인들의 냉담하고 혐오에 가까운 반감에서 리카싱은 `이 싸움이 길어질수록 홍콩의 상처가 깊어지고 본토와 이질감만 커진다`는 것을 확신했을 게다.

    1. 홍콩 집값

    화불단행식 악재에 홍콩 집값이 3주 연속 하락했다.

    16일 부동산 정보업체 중원지산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한 주간 홍콩의 기존 주택가격 지수는 0.11% 내린 188.22에 머물렀다. 전주(0.17%↓) 보다 낙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3주 연속 이어졌다.

    ⓒ글로벌모니터

    무역전쟁 심화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홍콩의 경기를 압박한 가운데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홍콩 자산시장을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도 가세해 부동산 시장 심리를 눌렀다.

    2. 네마리 호랑이

    골드만삭스는 15일 아시아의 네마리 호랑이 - 한국 타이완 싱가포르 홍콩 - 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1.9%로 내년 전망치는 2.3%에서 2.2%로 낮춰잡았다. 나머지 3곳의 성장률에 대해서도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이들 네마리 호랑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유탄을 격하게 맞고 있거나 맞게 될 곳이다.

    ⓒ글로벌모니터

    무역전쟁을 통해 세계가 글로벌 잉여를 파괴하는 중이라면 버틸 체력이 안되는 곳의 설비부터 파괴될 것이다. 전에도 언급했듯 미중 무역전쟁 시나리오에서 가장 기분 나쁜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쌈질을 해대다 주변국에 유탄을 잔뜩 먹인 후 - 그 결과 유탄 맞은 곳의 퇴출로 잉여가 적당히 해소된 후 - 아무일 없다는 듯 서로 합의를 보는 것이다.

    3. BOJ의 QE감액..부질없는 YCC

    도도한 물살 앞에 일본은행(BOJ)의 일드커브컨트롤(YCC)은 도통 먹히지 않고 있다. 이날 BOJ는 5~10년물 국채매입 오퍼레이션 규모를 직전 매입 때 보다 300억엔 줄여 4500억엔으로 제시했다. 10년물 JGB 수익률이 마이너스 0.2%를 뚫은 뒤 마이너스 0.25%까지 계속 미끄러지자 하락 속도를 제어해 일드커브의 경사면을 조금이라도 세워보겠다는 시도였다.

    ⓒ글로벌모니터

    그러나 감액 발표가 나온 직후 10년물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 0.255%까지 내려 3년래 최저 수준을 찍었다. 이 정도 감액으로는 물살을 막아설 수 없다는 시장의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다 JGB 10년물 수익률은 낙폭을 줄여 위로 방향을 틀었다. 그 동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위로 방향을 틀자 JGB 수익률도 뒤를 따랐을 뿐이다.

    4. "Call me"

    중국 증시는 올랐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이슈와 관련해 조만간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전화 통화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금융시장의 기대를 부추겼다. 연일 고두박질치던 미국 10년물 수익률도 반등을 시도했다. 유럽 거래에서 S&P500 선물과 유럽 대형주로 구성된 STOXX600지수도 올랐다.

    아시아 거래에서 상승(위안 약세)하던 달러-위안 환율은 위가 막힌면서 아래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르는 미국 10년물 수익률과 미국 주가지수 선물을 좇아 106.4엔대로 올라섰다.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시점에 `시진핑과 트럼프의 전화통화`를 재료로 삼는 흐름이었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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