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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 諸行無常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8-15 오후 11:28:59 ]

  • # 채권시장이 울어대는 대로면, 도널드 트럼프는 `관세 갖고 불장난하다 경제 말아 먹은` 철없는 대통령 1호가 되게 생겼다. 2~10년물 수익률 역전의 경험칙에 근거할 경우 내년 하반기 미국은 리세션의 사정거리에 들게 된다. 이는 트럼프의 대선 레이스에 치명적이다.

    트럼프와 측근들이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을 주적 1호로 지목하며 `파월 탓`을 하면 할수록 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니 이제 `잘~하면` 무역전쟁 전선에서 트럼프가 (불가피한) 크게 후퇴해야 할 상황이 만들어질지 모른다. `일드커브 역전` 이벤트가 자산시장에 선사할 수 있는 순기능이라면 순기능이다. 간밤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사적 만남을 제안했다. 멋쩍었던지 홍콩사태 핑계를 대긴 했는데, 여유로운 문체는 아니었다.

    # 트럼프의 제안에 중국은 재정부 성명서로 답했다. 조만간 우리의 보복조치가 당도할 것이라는 당돌한(?) 내용이었다.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대한 미국의 10% 관세 부과 조치는 6월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마련한 컨센서스를 위반한 것이다. 또한 미국의 추가관세 조치는 협상을 통한 올바른 문제 해결 경로에서 크게 이탈한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15일자 재정부 성명)

    이후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다소 누그러진 톤으로 원론적인 내용의 브리핑을 내놨지만 기본적으로 재정부는 그간 미국의 관세공격에 맞서 보복조치를 마련했던 실무 부서다. 그런 만큼 외교부나 상무부 명의가 아닌 재정부 명의로 나온 이날 성명은 크든 작든 중국의 보복조치가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

    # 무엇보다 이날 재정부 성명은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난 시점에 나왔다. 더구나 뉴욕증시 폭락으로 미국 금융가가 뒤숭숭한 때를 골랐다. 속된 말로 못되게 굴었다.

    중국은 이미 많이 힘든 상태다. 트럼프 때문에 모멸감도 많이 맛봤다. 그래서 당 지도부는 "여기서 조금 더 힘들어져봤자 난리 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나아가 "물살이 바뀌기 시작했고 이제 시간은 점점 우리 편"이라고 자신할지 모른다.

    실제 중국은 기다릴 준비가 돼 있다. 양국간 신뢰가 바닥난 상태에서 어렵게 합의물을 만들어 봤자 그 합의가 오래갈 것이란 보장도 없다. 내년에 대통령이 갈리면 또 무슨 억지를 부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미국과 합심해서 국채시장이 보내는 위험 시그널 해소에 발벗고 나서야 할 이유가 있을까. 후술하겠지만 전날 쇼크 수준의 7월치 경기지표에도, 이날 MLF 만기를 맞아 인민은행이 취한 조치는 실로 미미했다.

    여하튼 이 경로는 `일드커브 역전` 이벤트가 자산시장에 준비한 또 하나의 악마다 - 중국 지도부의 오판 위험을 높이는 것이자, 세계 경제를 한층 험지로 내몰 수 있는 경로다.

    # 전날 미국 2~10년물 수익률곡선 역전에 이은 주가급락은 표면적으로 중국과 독일의 험악한 경기지표가 빌미가 됐다. 미덥지 못한 연준도 한몫했을 게다.

    사실 이 과정(2~10년물 수익률의 역전과 이에 따른 술렁임)은 경기 사이클이 늙어감에 따라 `언젠가는` 겪어야 할 수순이다. 그럼에도 이를 앞당긴 것은 팔할이 트럼프, 아니 99%가 트럼프다. 6월말 미중정상이 체결한 휴전으로 안도하던 시장에 8월1일 트럼프의 추가관세는 결정타가 됐다. 시장의 신경계에 상당한 손상을 입혔다.

    8월1일을 기점으로 시장은 `연말 혹은 내년초 미중간 무역합의` 시나리오를 서둘러 지웠다. 대신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경기의 불확실 장기화`를 메인 시나리오로 채택했다. 금리가 너무 높아 경제가 빌빌대는 게 아님을 잘 아는 시장은 연준 풋(보험성 인하)의 효력을 서둘러 기각했다 - 번짓수가 틀린 처방을 거듭해 봤자 (치유를 위한) 시간을 허비하고 약값만 날릴 뿐이다.

    # 그리하여 푸념도 늘었다.

    "이런 식이면 시장의 기억회로가 뒤틀리게 된다. `연준이 풋을 제공할수록 트럼프는 흉폭해지며 결과적으로 연준 풋도 효력을 잃게 된다`는 왜곡된 기억들이 쌓인다. 중앙은행은 대단한 일을 하는 곳이지만, 그들의 주술은 사실 단순한 경로에 의존하다.

    중앙은행이 과거 이렇게 했더니 시장이 저렇게 반응하더라는 경험들이 하나둘 모인 게 그 경로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 경로를 왜곡하고 시장 신경계가 오작동할 수 있는 경험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 (8월6일자 다이와증권)

    그럼 이 모든 게 미중간 무역전쟁 탓, 트럼프 탓인가. 그런 것도 아니다. 글로벌 성장과 물가, 금리는 기본적으로 중국(중국의 장기지속적인 둔화)이 만들어낸 중력장에 갇혀있다. 중국을 대체할 다른 엔진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중력장은 피할 수 없다.

    중앙은행에는 이를 감당할 만큼의 수단이 없다. 국제사회는 서로 힘을 보탤 의지도 없다 - 드러내놓고 말은 안하지만 누군가 죽어야 이 악순환이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여하튼 내부 숙환만으로도 벅찬 중국 앞에 트럼프라는 외풍이 가세했으니,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사실 지난해 중국의 경기 둔화는 외풍 보다 내부 요인이 컸다. 당국의 금융감독 규제 강화와 국진민퇴에 가까운 산업정책이 민간섹터 신용을 압박해 경제를 눌렀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무역전쟁 영향이 가시화하기 시작, 시간이 갈수록 짙은 그늘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전면적이라 칭할 수는 없지만 공급망 이전(공장들의 중국 이탈)은 실제 나타나고 있고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가로막혀 제조업계는 투자를 미루고 있다. 일본의 공작기계 수주, 특히 공장기계 업체들의 해외수주가 줄어드는 속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시장은 올들어 독일과 중국의 지표에서 무역전쟁의 영향을 실감하기 시작했는데, 데이타가 쌓일수록 "이거 당초 계산했던 범위를 넘어서는 것 같다"는 공포가 자라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8월1일 트럼프의 자학행위가 더해지면서 시장의 자기실현적 위기를 충동질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1. 인민은행 MLF 롤오버만

    인민은행은 1년짜리 MLF를 통해 4000억위안을 공급했다. 이날 3830억위안의 MLF가 만기도래했으니 순공급액은 170억위안에 불과했다. MLF 금리도 3.3%로 변함이 없었다. 이날 대규모 MLF 만기도래를 맞아 시장 일각에선 지준율 인하 혹은 MLF 금리인하의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조치는 롤오버 수준에 그쳤다.

    7월치 경기지표가 몹시 부진하게 나와 추가 액션을 취할 법도 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일단 좀더 시간을 갖고 기존 대책들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경제가 합리적 범위를 이탈했거나, 고용시장이 심각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

    중국만 나빠지는 게 아니고 전 세계가 다 같이 나빠지는 것이니 이럴 때는 상대가 힘을 쓰게 하고 자신은 힘을 비축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물론 최근 지표 흐름을 보면 언제 추가 조치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2. 상하이 증시의 계산법

    본토 증시는 개장초의 낙폭을 대거 만회하며 상승세로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폭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증권가에는 역설적 기대가 꿈틀댔는데, "경기 우려로 미국 증시가 요동치고 있어 트럼프가 추가 공세를 감행하기 어려워졌다"는 류다.

    지난 13일 트럼프 행정부는 연말 크리스마스 소비를 감안해 중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세 시행을 12월15일로 연기했는데, "크리스마스 민심을 우려해 관세를 유예한 마당에 정작 선거가 치르지는 내년에는 관세를 부과하는 게 더 어렵지 않겠느냐"는 논리도 가세했다.

    보하이 증권은 이날 투자 노트에서 "미국에 비해 중국은 정책 여력이 풍부한 편이며, 소비 또한 견조하다"면서 "중국 자산에 대한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평했다. 반면 앰플캐피탈의 알렉스 옹 이사는 "데드캣 바운스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앞선 투매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라면서 "우리가 이날 본 것은 일부 숏 커버링에 의한 데드캣 바운스"라고 설명했다.

    3. CNH HIBOR

    홍콩 머니마켓내 역외 위안 단기금리가 껑충 뛰었다. 전날 인민은행의 300억위안어치 어음발행으로 홍콩내 위안 유동성이 빨려들어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날 역외 위안의 익일물 금리는 98bp 오른 3.6943%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위안화 초단기 금리 상승은 위안화를 빌려 매도하는 투기적 위안화 쇼트 세력에 부담(포지션 유지 비용 상승)이 된다. 덕분에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위안 역외 환율은 내렸다.

    그러나 유럽 거래 시간으로 넘어간 뒤 중국 재정부의 `대미 보복조치 불가피` 성명서가 나온 뒤 역외 환율은 상승반전했다가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의 다소 유화적인 브리핑에 상승폭을 줄이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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