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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파월에 대한 "우려·불신·비난" 증폭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8-15 오전 7:01:05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달말 기자회견에서 '이번의 금리인하는 사이클 중간의 조정으로서 길게 이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경기확장을 지속시키는 게 연준의 지고(至高)의 목표'임을 재차 강조했다. 두어번 가량의 금리인하만으로도 침체위험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그러나 보름 뒤, 그의 전임자인 재닛 옐런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솔직히 편안함을 느끼는 수준보다 높다"고 말했다. 리세션 위험이 '불편할 정도로' 커졌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개시 배경을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연계했던 바로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공격을 배가했다. 따로 분리해 놓았던 수입품 3000억달러에 대해서도 9월부터 1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그날 그날의 무역 줄다리기에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할 만큼 했다'며 매파로 돌변해 버렸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는 역풍이 커졌다며 추가부양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잘 모르겠다. 지표들이 나오는대로 보겠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금리인하 선회를 결정한 역사적인 7월 FOMC를 전후로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난과 재촉, 간섭은 쉼없이 이어졌다.

    ⓒ글로벌모니터

    14일 미국 국채 2년~10년물 수익률곡선이 결국 역전됐다. 스프레드는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0%선 아래로 떨어져 장중 마이너스(-)1.917bp까지 역전이 심화됐다.

    중국 7월 실물경제 지표들이 깜짝 놀랄 정도의 부진을 보인 가운데 독일의 2분기 실질 GDP는 우려했던 대로 전기비 수축해버렸다. 글로벌 경기침체 전망에 미치는 확실성에 장기국채 수요가 쇄도(殺到)했다.

    2년~10년 수익률곡선의 역전은 사실 새삼스러운 사건은 아니었다. 더불어 가장 중시되는 지표인 3개월~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가 이미 지난 봄부터 뒤집어진 채 역전을 심화하던 차였다.

    그러나 2년~10년 역전에는 나름의 의미가 적지 않았다. 2년물 수익률은 3개월물에 비해 좀 더 긴 시계에서의 정책금리 전망을 담는다. 올 연말 이후의 정책기조까지 반영하는 그 2년물 수익률마저 10년물을 웃도는 현상에는 연준 스탠스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담겨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2년~10년 커브의 역전은 분명 중국과 독일 지표의 쇼크가 촉발한 것이지만, 증시의 급락세에는 전도된 수익률곡선 그 자체가 뿜어내는 신호도 작지 않게 작용했다. "연준이 너무 부족하게, 너무 늦게 대응에 나설 것"이란 우려 내지는 전망이다.

    ⓒ글로벌모니터

    중국과 독일의 지표 악화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었지만,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장중 내내 3% 가량의 급락세를 보였지만,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기대 조정'은 소폭에 그쳤다.

    올해 전체 FOMC 정책결정을 반영하는 연방기금금리 선물 2020년 1월물 내재금리는 8.5bp 하향한 데 그쳤다. 내년말까지의 정책금리 경로 전망 전체가 비슷한 수준으로만 수정되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2월까지 총 50bp 이상의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86.1%에서 90.3%로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 아직 '확신'의 경지에는 좀 못 미친다.

    또 9월18일 FOMC가 50bp의 금리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은 11.1%에서 35.3%로 높여졌다. 당장의 과감한 대응은 여전히 마이너(minor) 시나리오 상태로 남아 있다.

    이는 지표와 이벤트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함수가 소극적 연준의 태도에 맞추어 경직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통큰 중앙은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웅변이다.

    결국 트럼프의 분노가 폭발했다. 지극히 예측가능한 일이었으나 분위기는 이날 좀 달랐다.

    ⓒ글로벌모니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중 무려 세 차례에 걸쳐서 연준을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주가지수가 속절없이 떨어지자 도무지 울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미친 수익률곡선" "멍청한(clueless) 제이 파월과 연준" 운운하며 "중국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다. 연준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의 문제는 연준이다"라고 말했다.

    파월 연준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 표출은 이제 일상이 되었지만, 이날처럼 세 차례에 걸쳐서 연달아 분노를 토해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연준은 금리를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인상했다. 이제는 금리인하에 너무 느리다"고 책망했다. 이날 2년~10년물까지 뒤집어진 수익률곡선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었다.

    트럼프 인내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인사권 발동(의장 해임 등)과 관련한 뉴스가 다시 금융시장을 강타할 위험이 편안함을 느끼는 수준보다 높아졌다. 트럼프는 이날 "연준이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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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국채시장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의미심장한 현상은 30년물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일이었다. 장중 2.0139%까지 하락해 지난 2016년 브렉시트 사태 당시의 저점을 하향 돌파했다.

    이로써 미국 국채시장 수익률곡선은 모든 영역에서 하루짜리 초단기금리(실효 연방기금금리, 2.12%) 밑으로 낮아졌다. 즉,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는 선진국 중에서 장단기 통틀어 가장 높은 금리로 등극했다.

    연준 보험성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교차한 최근 한 달 동안 미 국채 수익률곡선은 드라마틱한 평탄화 과정을 겪었다. 30년물 수익률의 최근 1개월 하락폭은 60bp를 웃돌았다.

    블룸버그의 채권 칼럼니스트 브라이언 차파타는 "문제는 수익률곡선의 역전이 아니라 30년물 수익률의 추락"이라고 매우 타당하게 갈파했다.

    수익률곡선의 역전과 리세션은 어쩌면 늘 반복되어 온 사이클이다. 침체가 오면 언젠가는 회복이 나타난다. 그러나 듀레이션이 가장 길고 금리상승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30년물 국채에 투자자들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은 "트레이더들이 금리상승,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반등 따위의 공포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렸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연준 영향력이 가장 적게 미치는 최장기물을 투자자들이 매집하는 것은 "연준이 향후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데 대한 베팅이라기보다는, 통화정책 완화가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을 제고하는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베팅의 의미를 더 많이 담고 있다"고 차파타 칼럼니스트는 설명했다. ☞ 관련기사 : 문제는 수익률곡선이 아니다… 美 30년 금리의 추락을 보라

    ⓒ글로벌모니터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을 해부한 분석에서도 연준에 대한 시장의 실망과 불신을 읽을 수 있다.

    오락,가락을 무한반복 중인 제롬 파월 연준의 역사에서 지난 5월1일 FOMC는 '돌연 매파' 순번이었다. 3월 FOMC에서 "낮은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 중 하나"라고 말했던 파월 의장이 5월에는 "낮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표변해버렸다.

    바로 그 5월1일 FOMC 이후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에 내재된 미래 10년간 정책금리 평균 예상치는 22.6bp 낮아진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텀 프리미엄은 65.49bp나 추락했다.

    지난 100일간 10년물 수익률 추락분 88bp 중에서 74%는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위험회피'에 의해 이뤄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준이 가이드한 금리정책 전망의 하향분은 최근 100일간 벤치마크 수익률 하락의 4분의1에 불과했다. 중앙은행이 보험을 제공하기 이전에 각자도생하려는 시장 분위기를 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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