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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또한 문제는 국제수지야!"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8-10 오전 7:07:18 ]

  • ⓒ글로벌모니터

    중국의 위안화 절하(시장압력 수용)를 다룬 지난 6일자에서 Editor's Letter는 "문제는 인플레이션이야!"라고 주장했다. 9일 발표된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실제로 문제의 기미가 조금 더 강해졌다.

    7월 중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해지는 반면, 생산자물가는 예상보다 강한 힘으로 디플레이션에 복귀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이머징마켓의 불황에서 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생산자물가의 디플레이션은 중국 고용주들이 부담하는 실질 금리가 저절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소비자물가의 인플레이션은 중국 노동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저절로 낮아졌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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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중 중국 인플레이션의 확대는 주로 식품에서 기인했다. 신선과일 가격이 전년동월비 39.1% 뛰었고, 돼지고기값은 27% 치솟았다. 이 두 항목이 전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1.22%포인트나 견인했다. 즉, 중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1.6%로 매우 낮게 유지됐다.

    그러나 이게 결국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공급충격에 기인한 것일지라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급등세는 곧잘 시차를 두고 근원 인플레이션으로 전염된다. 일상생활에 밀접한 소수 품목들의 가격불안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7년말 이후 우리나라에서 나타났던 인플레이션이다. (위 그래프)

    *체감물가와 실제 소비자물가지수 사이에 큰 괴리가 나타나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제기가 있어왔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이 실제 지출하는 광범위한 품목들을 지출액 규모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매겨 산출한다. 반면, 체감물가는 지출규모보다는 지출 빈도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이러한 차이에서 괴리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라면 가격이 올라도 전체 소비지출 바스켓에서 차지하는 금액 비중은 낮기 때문에 CPI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된다. 그러나 라면은 지출빈도가 높은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경우 체감 물가 상승폭이 커진다. 따라서 라면가격 인상이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우리나라 정부가 라면가격을 오랜기간 통제하고 그 결과 라면의 품질이 갈 수록 저하되는 이유다.

    2008년부터 본격화한 원자재發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 환율 급등세와 유기적으로 동반했는데, 당시 정권을 잡은 이명박, 강만수 등이 '고환율이 좋다'고 철없는 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위기상황으로까지 번졌다. 정부의 노골적인 고환율 정책 조짐이 불붙은 기대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행은 급격한 경기침체 위험을 무릅쓰고 금리인상을 단행해야만 했다. 이 역시 이머징마켓의 불황에서 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7위안으로 환율을 끌어 올리는데 성공한 중국의 당국자들은 이명박 등에게 자문을 좀 받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모니터

    중국과 미국 간의 인플레이션 다이버전스가 심화하는 가운데, 양국 실질 금리의 컨버전스는 꾸준히 속도를 내는 중이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소비자물가 전년동월비 상승률로 단순 차감한 실질 금리의 격차는 9bp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015~2016년 외환시장 위기 당시 이후 최소치로 좁혀져 있다.

    중국으로서는 연준이 트럼프의 말을 들어 100bp 정도의 화끈한 금리인하에 나서주기를 희망할 것이다. 그러면 달러도 약해져 외환시장에 미치는 압력이 이래저래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중국은 통화정책을 함부로 완화하기가 어렵다. 금융 거품과 실물 침체,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과 생산자물가 디플레이션 딜레마 속에서 중국은 이른바 '특정(targeted)' 완화정책 기조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또한 문제는 국제수지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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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정부가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 중국 금융계정(준비자산 제외)을 통해 총 646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중국 외환위기 증세가 잔존해 있던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계정 전체로는 유출액이 570억달러로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준비자산이 76억달러 유입되면서 완충한 결과이다. 외환보유액을 국내로 들여와 팔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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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수지 복식부기의 이론상 금융계정과 경상계정은 서로 부호가 다를 뿐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금융계정의 유출로 기록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게 특정기간에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특히 중국과 같은 이머징국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 2분기 중 금융계정(준비자산 제외)을 통해 빠져 나간 자금은 경상수지 흑자보다 약간 더 많았다. 그대로 둔다면 달러 수급의 균형을 잃고 위안화 가치는 하락압력을 받게 된다. 그래서 개입하는 변수가 바로 준비자산이다. 약간 부족한 달러를 채워넣는 과정에서 준비자산 76억달러를 당국이 중국내에 들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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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계정(준비자산 제외) 유출액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초과한 사례 역시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중국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중국 준비자산의 흐름은 국내 유입초로 돌아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이 1년째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런 추세는 외환보유액 월간 증감 통계라든가 여타 보조지표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는 또한 달러-위안 환율 추세와도 일치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과의 무역긴장이 고조되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압력과 자본유출 압력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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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렷하지는 않지만, 위안화 하락세 및 달러화 강세에 대한 미국 백악관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현지시간 이날 오전 10시 무렵 트럼프 대통령이 말보따리를 풀어 젖히자 위안화 가치가 뚝 떨어졌다(달러-위안 급등).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절하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달 예정된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하면 좋은 것이고 안 해도 괜찮다. 개최계획을 유지할 지 말 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화웨이와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 마감 직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국 통화를 절하함으로써 스스로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세계 여타 국가들의 막대한 돈이 안전, 투자, 금리의 이유로 미국에 쏟아지고 있다. 우리는 매우 강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중국이 환율 7위안 돌파를 허용한 날에는 "이게 이른바 환율조작이란 것이다. 이는 중대한 위반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을 엄청나게 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일련의 말들은 '환율 상승의 고삐가 풀릴 수도 있다'는 경고로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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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연준은 양적긴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공식적으로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을 지난달말에 종료한 상태이다. 그러나 은행시스템의 초과지급준비금은 앞으로도 꾸준히 줄어들 예정이다. 명목 경제 성장에 따라 현찰화폐가 지준에서 꾸준히 인출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과지준 잔고를 기준으로 봐서는 양적긴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리고 이 초과지준 잔고는 앞서 소개한 중국 금융계정(준비자산 제외) 유출입과 놀라울 정도로 추세를 같이하고 있다. 미국의 유동성 사정이 중국에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거듭된 주장대로 연준이 금리를 100bp 인하하고 양적긴축을 중단한다면, 중국의 금융환경에는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트럼프의 이 거듭되는 노골적인 압박이 연준의 반발을 초래한다면? 그래서 금리인하는 기대에 못 미치고 양적긴축은 계속된다면?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은 CNBC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초짜로서 실수(rookie mistake)를 했다"고 비난하며 "뉴욕증시의 단기적 관건은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외환관리국의 류레이 부주석은 이날 CCTV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단기간내 대규모 자본이탈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양호한 국채 수익률과 중국 국채 자산의 낮은 위험성은 국경간 자본흐름에서 일시인적 변동성 증폭을 억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시 주장하건대, "괜찮다"는 말을 자꾸 강조하면 "괜찮지 않다"는 뜻으로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지난 1997년 우리나라 경제부총리가 "펀더멘털은 괜찮다"고 노래를 불렀던 때처럼.

    "펀더멘털은 괜찮다"던 당시 그 말은 "유동성에는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도 들렸는데, 사실은 펀더멘털(경상수지) 역시 심각하게 망가진 상황이었다.

    지난 2008년초에도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문제는 경상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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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수지 중 금융계정에서 뭔가 안 좋은 흐름이 포착되었지만, 중국의 경상계정은 아직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긴장감을 조성했던 경상수지 적자 위험에서 일단은 벗어난 모습이다. 여행수지에서 비롯된 불균형 압박도 다소 줄었다.

    전반적으로 다행스러운 이 수지개선 흐름의 이면에는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 역시 이머징마켓의 숙명이다.

    여행부문은 중국이 경상수지를 관리할 수 있는 손 쉬운 경로이다. 국제수지에 압박이 느껴질 경우 정치적 이유 등을 내세워 (대만, 일본, 한국, 미국 등에 대한) 여행을 금지, 통제하면 된다.

    중국 여행수지 적자의 상당부분을 위장된 자본유출로 보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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