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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Japan Watch] 마쥔(馬駿)의 자신감과 오판의 위험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8-09 오후 9:28:18 ]

  • # 야금야금

    인민은행의 기준환율은 8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다. 그날 그날 보폭은 들쭉날쭉하지만 시장내 위안 약세 바이어스를 꾸준히 수용하는 중이다. 속도에 맛사지를 가하고 있지만 방향에 대해 (인민은행의) 불만은 아직까지 없다고 봐야 하겠다.

    기준환율과 스팟환율(CNY) 사이의 괴리도 줄었다. 지난 5일 스프레드가 0.1282위안에 달하며 기준환율 대비 1.8% 넘게 벌어졌던 역내환율의 (vs 기준환율) 괴리율은 이날 0.5% 안팎으로 좁혀졌다.

    ⓒ글로벌모니터

    시장환율과 기준환율의 스프레드가 대거 좁혀졌다는 것은 이론상 당국의 개입 필요성이 줄고 있음을, 시장과 당국 사이에 인식의 거리가 커지 않음을 시사한다. 마치 "너희가(시장이) 이끄는 대로 기준환율을 받쳐주마" 하는 인민은행의 속삭임도 들리는 듯 하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위안화 인덱스는 하락세를 지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91.8375를 기록, 기존 하단(92)에서 좀 더 멀어졌다. 전날 언급했듯 하단을 이탈한 위안화 인덱스가 내림세를 지속할 경우 China Express는 당국이 생각하는 `합리적 레벱`에 아직 도달해지 못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로 했다.

    후술하겠지만 이는 생산자물가가 가리키는 제조업 섹터의 디플레이션 압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 7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동월비 마이너스로 돌아서(0.3% 하락) 예상치를 밑돌았다.

    ⓒ글로벌모니터

    위안화 변동성을 보여주는 몇몇 지표들은 주초 대비 차분해졌다. 위안이 달러 대비로도 주요 교역 대상국 통화대비로도(실효가치 측면에서도)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동안에도 시장의 패닉심리는 가라앉았다.

    블룸버그가 옵션시장내 가격 변화를 이용해 산출하는 `위안화 스트레스 인덱스`는 주초 마이너스 6.5까지 떨어졌다가 마이너스 2.5로 반등했다. 이는 위안화 매도 압력이 줄었음을 가리킨다. 한때 2.4를 뚫고 올랐던 CNY 리스크 리버설 3개월물은 1.2 아래로 내려서 5~6월 수준으로 돌아왔다. 역외 위안화의 1개월 변동성도 주초 급등후 더 뻗지 않고 가라앉는 중이다(물론 아직 경계수위에 있다).

    ⓒ글로벌모니터

    당국의 속도조절에 힘입어 시장의 감수성이 다소 무뎌졌음을, 위안이 바위처럼 굴러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자라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5거래일의 변화만 놓고 보면 인민은행이 시장 심리를 아주 잘 핸들링했다고 평할 수 있다.

    물론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후로 이렇다할 추가 압박을 가하지 않은 공로도 크다. 달리 표현하면 미중간 공방이 다시 격화되면 위안화를 바라보는 시장의 마음도 언제든 불안해질 수 있겠다.

    # 마쥔의 자신감

    9일 금융보는 마쥔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의 자신감을 전했다. 4년전에 비해 인민은행의 환율 관리능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이야기다. 맞는 말이다. 상황은 분명 2015년~2016년 보다 낫다. 인민은행의 환율관리도 그때 보다 많이 노련해졌다.

    <"2015년과 비교해 환율을 합리적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더 높아졌다. 아울러 최근 수년간 위안 환율의 유연성은 상당히 커졌다. 많은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이 지난 2년동안 양방향 위안 환율 흐름에 익숙해진 것이다. "

    "2015년의 경우 앞선 수년간의 위안절상과 자금유입으로 인해 위안 절하 압력이 상당히 컸다. 또한 2015년에는 주식시장 급락세도 가세했다. 그러나 지금 증시는 그때와 비교해 강하다. 이는 위안화 안정에 일조하고 있다." >(마쥔)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연준의 거듭된 양적완화로 달러가 약하던 시기(2010~2013년) 본토에서는 값싼 저리의 달러를 들여와 고금리 상품(이재상품)에 투자해 환차익과 금리차익을 모두 먹는 달러 캐리가 성행했다.

    이렇게 유입된 핫머니는 가히 천문학적이었다. 그러다 2013년 버냉키의 테이퍼 소동과 이후 옐런의 금리인상 선언으로 조류가 바뀌기 시작한다. 이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정점을 찍는 시기와 거의 겹친다.

    ⓒ글로벌모니터

    이렇게 미상환 달러캐리가 상당했기 때문에, 2015년 8월 인민은행의 갑작스런 평가절하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자 - 달러 캐리, 구리 화폐화 등 다양한 형태의 핫머니들이 상환부담에 내몰리면서 - 일시에 자본유출 압력이 폭발하고 말았다.

    더구나 2015년 중국 증시는 상반기까지 신용거래(레버리지)라는 이름의 휘발성 기체로 가득차 있었다. 위안화 가치가 흔들리면서 위안화로 표시된 자산에서 빠져나와 금과 달러로 몸을 피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주식시장은 급락과 마진콜의 악순환을 겪었다. 증시는 떨어지는 환율을 보면서, 외환시장은 급락하는 주가를 보면서, 서로가 파랗게 질려갔다.

    ⓒ글로벌모니터

    반면 지금은 그때와 분명 다르다. 본토에 유입된 핫머니는 4년전과 비교하면 미미하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이와 관련한 정확한 데이타는 없다. 환율 출렁임을 경험했던 기업들의 환헤지 전략도 4년전 보다 풍부해졌다.

    주식시장은 절대 레벨에서나 레버리지 측면에서나 2015년과 같은 장약이 쌓여있지 않다. 무엇보다 2015년은 연준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에 나서며 돈을 감던 시기지만 지금은 반대다. 특히 인민은행은 역외 위안화 유동성을 질식시키는 방법으로 해외 환투기 세력을 다루는 노하우를 축적했다.

    # 오판의 위험

    그럼 이제 중국은 무소불위! 마음껏 환율카드를 휘둘러도 좋은가. 결코 아니다. 몇가지 생각나는 것만 짚어보자.

    매크로 안전성과 성장의 탄력은 그 때만 못하다. 주식시장은 4년전과는 다소 다른 종류의 문제, 즉 `담보제공 주식`문제로 인해 여차하면 혼란에 휩싸일 위험을 안고 있다. 국채 시장 등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4년전 보다 크게 불어나 있다. 설사 장기 포트폴리오 자금이 대부분이라 해도 이들의 몸 놀림이 늘 굼뜬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결정적 차이는 달라진 대미(對美)관계다. 환율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그 상대가 거칠게 나오면 거칠어지기 마련인 게 환율이다. 그리고 그 상대는 더 이상 예전에 알던 상대가 아니다. 4년전 미중관계는 경제 측면에서 공조의 정신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다. 지금 두 나라 사이가 어떤지는 굳이 부언할 필요가 없다.

    인민은행의 자신감이 자칫 오판으로 흐른다면 이는 2018년 트럼프의 무역전쟁을 가벼이 보고 안일하게 대처했던 것과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의 미중갈등은 단순한 무역전쟁의 범주일까. 아니면 무역전쟁의 틀을 넘어선 것, 즉 무역전쟁이라는 형식을 빌린 체제간 충돌일까.

    전자라면 각자가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한 환율 경쟁의 구도로 접근해도 무방하다. 트럼프의 미국은 계속해서 전 세계와 연준을 향해 약한 달러를 요구할 것이라 가정해도 좋다.

    그러나 후자라면 즉 무역전쟁의 형식을 빌린 체제간 충돌, 패권다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상대를 굴복시키고 상대의 발전을 억누르는게 목적이라면 환율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양쪽으로 모두 열려 있다. 약한 달러를 믿고 방심하던 중국이 일순간 급격히 강해진 달러 앞에 허를 찔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모니터

    그 상황에서 역외 환율을 아무리 조여도 14억 인구의 달러 축장욕구와 본토로 들어와있던 해외 자금의 이탈 욕구를 억누르지 못하면 금융시장은 위태로워진다. 포치(破七)로 뉴욕시장을 뒤흔들며 트럼프를 당황하게 했다고 우쭐해 있어서는 곤란한 이유다.

    당장의 경기흐름을 감안할 때 위안을 좀 더 약하게 만들었으면 좋겠고, 외환시장도 예전 보다 더 잘 핸들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중국이 바라고 자신할 때 미국이 방향을 바꿔(달러를 강하게 만들어) 제대로 위안화 가치를 흔들어 놓으면, 자칫 그 압력 앞에 환율 통제력을 놓아버려야 하는 상황 - 환율 자유화를 선언해야 하는 상황 - 이 벌어질지 모른다.

    물론 위안 가치를 무너뜨려 당으로부터 환율 통제력을 빼앗아 월가에 넘겨주겠다는 게 트럼프의 목적은 아닐 수 있다. 중국이 허둥지둥 국유기업이라도 팔겠다고 나오는 순간을 기필코 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품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애써 이런 상황을 피하거나 몸소 막아서야 할 이유가 트럼프나 미국에게 있을까. 그들은 그저 상황에 맞게 최적의 카드 - 나의 피해는 최소화하되 상대의 피해를 최대화하는 카드 - 를 고르고 있는 게 아닐까.

    특정 수단을 쓰지 않는 것은 나의 피해도 클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지 그 카드를 영영 쓰지 않겠다는 것은 아닐 게다. 물론 이는 베이스 시나리오라기 보다 위험 시나리오에 가깝다. 다만 이게 단순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무역을 빙자한 체제간 충돌이라면 이 위험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배제할 이유도 없다.

    트럼프의 최근 추가관세(3000억달러어치 중국산에 10% 관셰) 발표 직후 일본의 아소 다로가 했던 말을 떠올릴만 하다. "단순히 무역전쟁 프레임으로 사안을 인식하려 하면 틀린다(오판하게 된다)"

    ☞ 아소 다로 "단순 무역전쟁을 넘어"

    # 마이너스로 전환한 생산자물가

    이야기를 돌려 중국 통계국이 내놓은 7월 물가 동향을 보자. 생산자물가(PPI)는 전년동월비 0.3% 하락했다. 전달치(0%)와 예상치(-0.1%)를 모두 하회했다. 생산자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9월이후 처음이다. 이는 인민은행의 추가완화 필요성과 위안의 추가약세에 살을 보탠다. 오늘 역내 위안이 약해진 배경이기도 하다.

    중국의 제조업은 거의 3년만에 다시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졌는데 이것이 가리키는 것은 기업들의 마진악화와 디폴트 압력의 증가다. 이자 부담이 크게 줄지 않으면 그 위험은 더 높아진다. 인민은행과 국무원은 중소기업들의 실질이자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계속 찾고 있다. 이날 PPI를 감안하면 금리개혁이든 직접적인 금리인하든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좀 더 가까워졌다.

    ⓒ글로벌모니터

    모든 조건들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최근의 위안 약세는 제조업 부문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충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즉 마이너스로 돌아선 생산자물가는 인민은행이 `시장을 놀래키지 않는 방식으로 야금야금 위안화를 떨어뜨려야 할` 유인을 높이고 있다.

    한편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전달치(2.7%)와 예상치(2.7%)를 모두 웃돌았다. 인민은행이 목표로 한 억제선(3%)에 좀 더 다가섰다. 상승폭을 확대한 CPI가 인민은행의 완화행보를 막아세울까. 아니 그 가능성은 낮다.

    올들어 소비자물가 상승폭 확대는 전적으로 돼지고기를 비롯한 식품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수요 견인이 아닌 공급 충격에 의한 것이다. 근원 CPI의 경우 전달수준(1.6%)을 맴돌며 11개월째 2% 아래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은 계속해서 당분간 CPI 보다 PPI를 우선 순위에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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