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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국채시장 기대 인플레이션과 트레이딩 기회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8-09 오전 7:06:28 ]

  • "중앙은행 사람들은 자연히 시장금리와 자산가격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이 변수들은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도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자산가격 및 수익률이 경제 및 금융환경에 관한 소중한 정보를 적기에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금융자산들의 미래 투자수익은 경제환경에 민감하게 의존한다. 따라서 자산가격은, 그게 충분히 유동성 높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면, 미래 경제 경로에 관한 투자자들의 집단적인 정보와 믿음을 상당하게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위의 설명은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이사 시절이던 지난 2004년 4월 연설 모두에 한 말이다.

    이 관점에서 최근 미국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본다면 '중앙은행에 대한 경고음'이 요란스럽게 울린 것이라고 우리는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지난 5일 미국 국채시장에서 5년 및 10년 기대 인플레이션(BEI: breakeven inflation rate)은 2016년 가을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의 경우 1.4%선 밑으로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채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는 앞으로 5년간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나마 1.3%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 지표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사용한다. 따라서 연준의 2.0%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이 지표가 2.3~2.4%는 되어야 한다. 주거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CPI 인플레이션은 PCE 인플레이션에 비해 30~40bp 가량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지난 월요일 국채시장은 앞으로 5년간 미국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에 비해 100bp나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로 사용되는 '5년 뒤부터 5년간(5 year 5 year forward)' 기대 인플레이션*은 그나마 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절대 수치는 1.8%대에 불과하다. 단순한 계산으로 연준 목표치에 50~60bp 미달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그러나 15년 전 연설에서 버냉키 이사는 위와 같이 액면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굉장히 유용한 지표여서 매우 주목할 만하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국채시장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의 그 '여러가지 문제점들'은 우리에게 짭짤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5 year 5 year forward 기대 인플레이션은 국채 시장에서 직접 형성되는 5년 및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을 활용해 추출한 값이다. 5년 rate와 10년 rate를 알면 5년 뒤부터 5년간의 forward rate를 구할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버냉키 당시 이사가 국채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라고 첫번째로 꼽은 것은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이었다.

    일반 국채 투자자에게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수하는 데 상응하는 일정 수준의 보상이 주어진다. 하지만 물가연동국채 투자자는 실질 수익률을 보장받기 때문에 그러한 프리미엄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 두 채권의 수익률 차이를 의미하는 breakeven rate, 기대 인플레이션에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이 포함된다. 따라서 기대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과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버냉키는 설명했다.

    특히 장기로 갈 수록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커진다. 자연히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과장도 커진다.

    버냉키가 인용한 2003년 및 2004년 논문에 따르면, 5 year 5 year forward 기대 인플레이션은, 시기별로 다르긴 하지만, 35~100bp 과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더 골치 아픈 문제는, 이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이란 것이 일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시기별로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한다는데 있다고 버냉키 당시 이사는 말했다.

    채권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에는 반대로 '과소 표현'을 야기하는 요소도 존재한다. TIPS 수익률에 붙는 '유동성 프리미엄'이다.

    일반국채에 비해 TIPS는 발행량이 적다. 게다가 트레이딩과 헤지용으로 거래가 매우 활발한 일반국채와 달리 TIPS는 만기 보유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상당부분이 잠겨버리기 때문에 유통물량은 더욱 작아진다. 이처럼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TIPS의 수익률에는 그래서 보상(liquidity premium)에 붙게 된다. 일반국채와의 수익률 차이, 브레이크이븐, 기대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으로 좁혀지게 된다.

    TIPS 수익률에 붙는 유동성 프리미엄은 일반국채 수익률에 붙는 리스크 프리미엄의 효과를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두 프리미엄이 그 때 그 때마다 제각각으로 변동한다는데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게 더욱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채권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에 내재된 또 하나의 문제점은 유가에 종속된 과도한 변동성이다. 중앙은행은 기본적으로 에너지와 식품 같은 변동성 큰 요소를 뺀 근원 인플레이션을 중요시한다. 반면 TIPS와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술했듯이 전체 물가항목을 포괄하는 CPI를 사용한다. 그 결과 TIPS와 기대 인플레이션은 변동이 큰 유가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따라다닌다.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해 측정한 기대 인플레이션에 비해 채권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이 변덕스러운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 변덕스러운 채권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에는 앞서 소개한 리스크 프리미엄과 유동성 프리미엄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이 트레이딩 기회의 원천이다.

    최근 고조된 무역전쟁 우려 및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는 일반국채에 내재된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을 크게 낮추었을 것이다.

    리스크 오프 환경에서 동반된 유가의 급락세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락세를 증폭시켰을 것이다.

    안전하고 유동적인 자산에 도피하려는 대대적인 흐름은 물가연동국채(TIPS)에 내재된 유동성 프리미엄을 상대적으로 높였을 것이다.

    시장금리 급락에 따른 모기지채권 보유자들의 네거티브 컨벡서티 헤징 수요는 일반국채 수익률의 상대적 급락세를 야기해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증폭시켰을 것이다.

    이러한 추정들은 모두 기대 인플레이션의 언더슈팅, 일반국채에 대한 TIPS 가격의 상대적 저평가 가능성을 시사한다. 상황이 일단락될 경우 금융시장은 이러한 과잉을 시정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그 리밸런싱 과정이 바로 트레이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가능성은 지난 1월초에 경험으로써 확인한 바 있다.

    ⓒ글로벌모니터

    연준 과잉긴축 우려가 가세해 있던 지난해 4분기 특히 12월에는 만기가 짧은 2년물 시장의 오버액션이 특히 두드러졌다. 일반국채 2년물 수익률이 하락하는 와중에 같은 만기 TIPS 수익률은 폭발적인 속도로 상승했다.

    그 결과 미 국채시장의 2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0.6%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상황이 엄중하기는 했지만, 이것을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이라고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믿을 수 없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믿을만한 수준으로 신속히 되돌아가게 되어 있다.

    실제로 연초 연준이 완화적 태도로 선회하는 신호를 보내자 빠른 속도로 정상화가 이뤄졌다. 이미 연준 완화 선회를 가격에 반영해 두었던 일반국채 수익률이 횡보하는 가운데, T굉장히 매력적인 레벨로 올라섰던 TIPS 수익률은 기록적인 속도와 폭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이번 수익률 급락세 과정은 지난해말 만큼의 과잉은 목격되지 않았다. 하지만 10년물을 기준으로 볼 때 일반국채 수익률의 낙폭은 TIPS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고, 그 결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2016년 하반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상대적 과잉이 언제 어떻게 시정될 것인지에는 유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초 급격한 시정 과정에는 단기간 과도하게 떨어졌던 유가의 탄력적 반등이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최근 수익률 급락 과정에서는 유가 낙폭이 지난해말만큼 크지 않았고, 사우디의 의지 표명으로 유가가 이날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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