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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 또 한번의 破七를 앞두고 : 유연성과 제로섬의 동학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8-07 오후 7:50:41 ]

  • # 기준환율 포치(破七)를 앞두고

    달러-위안 기준환율이 고시되는 (우리시간) 오전 10시15분 언저리는 아시아 시장 가격이 (위로든 아래로든) 용트림을 하는 순간이다. 또 한번의 포치(破七)를 목전에 두고 있어 당분간 이 시간대의 높은 시청률과 가격 출렁임은 불가피할 것 같다.

    전날 기준환율 조정과 역외어음 발행계획 공표, 그리고 시장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위안 하락 속도에 제동을 걸었던 인민은행은 이날(7일) 표정을 달리했다. 환율에 더 많은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장과의 `밀당`이자, 라운드 넘버에 대한 시장의 감수성과 두려움을 누그러뜨리려는 무두질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999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기준환율(6.9683위안) 보다 0.45% 높게 책정됐다. 전날 기준환율이 시장 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었다면, 이날 기준환율은 시장 예상치(블룸버그 집계치 기준 6.9977위안)를 상회하는 것이었다. 시장 예상 보다 위안 약세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이번주 들어 역내외 스팟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한 데 이어, 이제는 인민은행의 고시 기준환율이 7위안을 눈 앞에 두게 됐다.

    ⓒ글로벌모니터

    # 선택지

    당국은 이 라운드 넘버 - 기준환율의 破七 여부 - 를 어떻게 대할까. 선택지는 단순하다. 7을 넘기거나 아니면 그 밑으로 계속 억제하거나 둘 중 하나다.

    ①지난 8개월 가까이 기준환율을 6.9 아래에서 묶어놓았듯 이번에는 7 아래에서 상당기간 묶어놓을 경우, 시장은 이를 "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 나아가 당 지도부의 미중 대화 의지"라고 해석할만 하다. 위험자산 시장의 안정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②반대로 잠시 머뭇거리다 또 다른 포치, 즉 기준환율의 포치(破七 : 7위안 돌파)를 감행하면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인민은행의 언어로 표현하면 "환율의 유연성을 한층 중시한 행보"라 할 수 있고, 시장의 표현을 빌리면 "특정 레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레벨 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당국 스탠스를 재차 확인한 것"이 되며, 정치적으로는 "대미(對美) 강경노선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①과 ②의 전개 가운데 현재로선 ②의 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졌다. 최근 일련의 흐름상 그렇다. 트럼프의 추가관세(나머지 중국산 3000억달러어치에 10%관세) → 미국 군부의 아시아 역내 중거리 미사일 기지 구축 선언 → 중국의 환율 경계넘기(破七) →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

    # 유연성

    인민은행으로선 자신들의 주장대로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돼야 할" 환율이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도 부담이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무심한척 기준환율을 7위안 위로 높였다가, 다시 7위안 아래로 끌어내리기도 하는 심드렁한 작업을 반복해 보일 필요가 있다.

    이번주 인민은행 성명서에 일관되게 담겼던 "환율은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는 게 정상이다"라는 문구와도 같은 맥락이다. 해당 문구는 당국이 당분간 유연성 뒤에 숨을 요량임을 강력히 어필한 것이다. IMF의 향후 조사에 대비해서도 이 작업은 필요하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IMF에 조사 의뢰를 언급한 바 있다).

    기준환율의 7위안 돌파 시점이 당장 내일일지, 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할지는 알 수 없다. 시장 충격을 덜고자 한다면 - 인민은행이 역외에서 위안화 어음을 발행하기로 한 - 오는 14일이 D데이로 적절하다. 역외환율과 기준환율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 *찬스이기도 하다.

    ⓒ글로벌모니터

    *기준환율을 7위안선으로 높이면서도 역외에서 위안 유동성을 조여 역외환율을 끌어내리거나 더 못 뛰어오르게 한다면 기준환율과 역외환율 사이의 괴리는 좁혀지며 역외의 일방적 위안 약세 기대에 당국이 끌려다니는 모양새도 개선할 수 있다.

    물론 최근 달러-위안 환율을 결정하는 핵심 동인은 `미중 관계`인 탓에 오늘 내일 미중 관계 변화에 따라서는 인민은행이 제시할 기준환율에도 파격이 가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 실효가치 절하

    한편 이번주 위안 약세는 단순히 달러에 국한 된 약세가 아니다. JP모건이 산출하는 위안의 명목 실효환율 측면에서, 그리고 인민은행이 산출하는 실효가치(위안화 인덱스) 기준으로도 위안은 제법 큰 폭으로 하락했다. 즉 유로나 엔, 그리고 다른 이머징 통화 보다 위안의 하락 폭이 독보적이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이는 교역 관계에 있는 대상국 보다 수출 가격 측면에서 경쟁 우위 쪽으로 위안 환율이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미국의 관세공격과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대외수요가 불투명한 상태라 큰 폭의 교역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란 무리다.

    그럼에도 제조업 부문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위안의 실효가치 절하는, 그렇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분명 보탬이 될 것이다. 중국내 자본유출을 심각하게 자극하지 않고 금융환경이 우려할 만큼 긴축되지 않는다면 일정부분 환율의 순기능을 기대해볼 수 있다.

    역으로 중국과 교역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위안의 실효가치 하락으로 디플레 압력이 외부로부터 수입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글로벌모니터

    # 제로섬의 동학

    물론 요즘같은 몰염치의 국제 환경에서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 나라는 없다. 이날 이머징 중앙은행들(뉴질랜드 인도 태국)의 릴레이 서프라이즈 행보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을 깨고 금리인하를 앞당기는가 하면 예상 도바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기도 했다.

    중국의 위안 환율 포치(破七) 충격파에 대한 경계이자, 연준과 ECB에서 시작된 글로벌 완화 행렬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 EM 중앙은행의 잇딴 서프라이즈 "서둘러..더 큰 폭으로"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 1.5%에서 1.0%로 50bp 인하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는 25bp 인하를 예상했지만 이를 웃도는 50bp 인하가 단행됐다. 오후 들어선 인도 중앙은행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기준금리인 레포금리를 종전 5.75%에서 5.40%로 35bp 인하했다. 예상을 웃도는 인하폭이자, 35bp라는 보폭 자체가 의외였다.

    뒤따라 태국 중앙은행도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동결을 예상했지만 중앙은행은 이런 예상을 깨고 25bp 금리인하(1.75%→1.50%)를 단행했다. 태국 중앙은행의 이번 조치는 찬성 5표 반대 2표의 찬성 다수로 결정됐다. 반대 의견이 2표나 나왔다는 것은 사전 조율없이 상당히 전격적으로 단행된 금리인하임을 의미한다.

    ⓒ글로벌모니터

    # 시장을 배신할 각오

    7월말 ECB, BOJ, 연준의 정책회의가 `노(No) 서프라이즈`의 연속이었다면 이날 이머징 중앙은행의 행보는 정반대다.

    지난달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게임이론에 치중하기 보다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돌아서는가 싶었던 중앙은행들의 태도가 극적으로 바뀐 것은 아무래도 최근 일련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게다.

    `미국의 추가관세 공격→중국의 포치(破七)→ 미국의 환율조작국 카드` 등의 굵직한 사건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비명에 중앙은행들의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대중(對中) 관세 공격이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급기야 환율 전쟁 양상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했다 - 돌아가는 꼴이 이렇다면 홀로 뒷짐져서 좋을 게 없다고 뉴질랜드와 인도, 태국 중앙은행은 판단했다.

    이들의 경쟁적 완화 행보가 과거 한때 그러했듯, 글로벌 성장세에 보탬이 될 것이냐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핵심 전제가 빠져있어서다. 무역전쟁의 형식을 빌린 미중간 충돌이 계속 확전되고 이에 따른 실물경기 영향이 글로벌 교역로를 타고 지속되는 한 중앙은행들의 행위는 허공의 질주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내리면 대서양과 태평양 중앙은행들을 끼고 또 한차례 돌림노래가 반복될 뿐이다.

    무엇보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트럼프의 대중(對中) 강공책을 뒷받침하는 구도에서는 별 소득없이 서로가 서로의 총탄만 소진하는(중앙은행들이 서로의 정책여력을 갉아먹는) 마이너스섬 게임이 된다. ☞완화적 연준 = 공세적 트럼프?

    이게 마뜩치 않으면 누군가 나서서 `노(No)`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 주체는 당연 연준이어야 효과가 있다. 우루루 달려 나와 파월 의장의 독립성을, 연준의 고매함을 흔들지 말라고 했던 전직 연준 의장들의 행보(월스트리트저널 기고)가 파월에 용기를 전할지는 지켜보는 걸로.

    물론 이 용기는 시장의 기대를 대차게 배신하는 것을 노정한다. 그럴 용기가 있는지는 의문스러우나 누구보다 앞서 금리인하를 주창했던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최근 언행에서 일말의 가능성은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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