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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파월의 환율전쟁(?)과 프랑스의 미묘한 기류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7-17 오전 6:10:36 ]

  • ⓒ글로벌모니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각료회의에서 다시금 "유럽과 중국이 자신들의 시스템으로 화폐를 펌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내리면 다우지수가 1만포인트 더 오를 것"이라고 희망하면서 한 말이다.

    그리고 나서 한 시간쯤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이른바 '통화정책 다이버전스의 부정적 스필오버 효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중앙은행들이 국내적 책무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국제적 상호 연결성에 의해 예상되는 효과들을 잘 이해힘으로써 이를 통화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로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각국이 통화 부양책을 결정할 때에는 다른 나라에 x물이 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요구를 중앙은행장 답게 점잖게 전달한 것이다.

    수년 전 유로존 부채위기와 2015~2016년 중국 위기 당시 금융경로를 통해 미국 경제에 부정적 파장이 미쳤던 점, 특정국의 통화정책이 다른 나라의 경제와 금융환경, 무역 및 경제주체 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실 등을 지적하며 한 말이다.

    파월 의장 연설은 브레튼우즈협정 75주년을 맞아 프랑스 중앙은행이 개최한 G7 행사에서 이뤄진 것이다.

    *G7은 애초 브레튼우즈 고정환율체제 당시 '환율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주요국 모임이다.

    마침 호스트인 프랑수아 빌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또한 파월 의장 연설 몇 시간 전에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지표를 고려는 하되 금융시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다음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우리는 실물경제 지표들을 점검해 필요하다면, 그리고 필요한 때에는 그에 맞게 행동할 것이다."

    프랑스 빌루아 총재의 발언은 역시 프랑스 출신인 브누아 꾀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의 지난주 발언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이 미묘한 기류는 1)자신들의 경제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점, 2)유로존 부진이 독일 주도로 전개되고 있는데도 독일 정부는 재정긴축에 여전히 몰두하고 있는 점, 3)독일 주도의 경기부진에 대응하기에는 ECB 통화정책 여력이 너무나 제한되어 있는 점 등과 관련 있어 보인다.

    지난 11일 연설에서 꾀레 이사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있어서는 금융시장보다 소비자들이 훨씬 더 신뢰할 만하다며,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금융시장과 달리 6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되, 실제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다른 광범위한 지표들을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 연설문 원문은 아직도 ECB 홈페이지에 톱으로 올려져 있다.)

    그날 별도로 공개된 ECB 6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는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었다. 유로존 경제가 소프트패치를 겪고는 있으나, 이는 주로 수출주도 제조업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두 곳의 대국(大國)에 의한 것이라며, 다른 곳의 경제활동들은 보다 강력하다는 점에 위원들이 주목했다고 의사록은 기술했다. ☞ 관련기사 : 내부의 역류(逆流)

    이 지적은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들에서도 확인되었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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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발표된 독일의 ZEW 투자자 미래 기대지수는 마이너스(-) 24.5를 기록해 지난 2011~2012년 이후 최악 수준의 트리플 바텀을 나타냈다. 예상보다 하락폭이 컸다. 현재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지수 역시 예상보다 큰 낙폭을 보이며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락했다. ☞ 관련기사 : "독일 경기전망 더 악화"…ZEW지수 예상치 하회

    독일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실물경제 지표에서 뚜렷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독일의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침체 흐름에서 전혀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실물경제'는 독일과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이후의 산업생산 부진이 독일만큼 두드러지지 않았고, 올해 들어서는 가파른 속도로 추세 반등 중이다.

    올해 경제성장 전망에 있어서도 독일과 프랑스는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지 출처: 블룸버그) ⓒ글로벌모니터

    유럽위원회(EC)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프랑스 경제는 올해 1.3%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7% 성장한데 이어 2년 연속해서 독일 성장세를 앞지를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0.5%에 그쳐 여차하면 침체(recession)에 빠질 위험에 놓여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프랑스의 성장전망 배경으로는 170억유로 규모의 정부 소비지원 패키지 가 거론되고 있다. 비록 노랑조끼 시위대를 달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이긴 해도 경제 모멘텀을 안정시키는데 있어서 긍정적인 재정부양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유로존 전체 성장세 둔화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은 엄청난 쌍둥이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의 재정흑자(580억유로, GDP의 1.7%)를 실현한 독일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지난달 정부지출 계획을 축소 조정했다.

    이러한 경기 역행적 재정긴축은 국채시장 공급을 제약함으로써 금융시장 신호 기능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수급측면에서의 수익률 하락요인이 가세해 국채시장의 경기둔화 경고가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독일 정부의 과도한 재정긴축과 그로 인한 과도한 국채 수익률 하락은 향후 ECB의 양적완화(QE) 시행 여력을 양적 질적으로 제약하기도 한다. 현재 독일 국채는 15년 이하 영역에서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8년 이하 테너의 수익률은 ECB 예치금금리(-0.40%)보다 낮은 상태이다.

    '마이너스로 돈을 빌릴 수 있는데 왜 재정을 부양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독일 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ECB 내부 프랑스 대표들의 미묘한 뉘앙스 발언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ECB의 추가 부양여력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정책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0.4%로 더 내릴 여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무리를 할 수는 있겠으나 그에 수반되는 부작용 우려(은행 수익성 악화에 따른 대출 위축 가능성 등)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비상 실탄을 더욱 소진하게 된다.

    '돈이 넘치는 독일 정부가 재정정책을 좀 더 확장적으로 운영하면 ECB가 굳이 무리하게 통화부양에 나서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항변이 중앙은행 내부에서도 나올 법한 상황이다.

    프랑스 중앙은행의 빌루아 총재는 "통화정책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적을 만들어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제한되어 있기에 보호무역에 의한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으며, 구조개혁을 대신할 수 없으며, 재정정책만큼 특정한 부문을 다룰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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