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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 인민은행의 선택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7-11 오후 10:49:45 ]

  • # 연준 보다 ECB ?

    연준은 방향을 잡았다. 7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이 됐다. 인하폭이 25bp냐 50bp냐, 7월이후 행보는 어떠할 것이냐 정도가 시장의 궁금증으로 남았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7월이냐, 9월이냐를 두고 시장내 설왕설래가 있지만 방향 자체는 추가 완화쪽이다 - 금리인하 카드와 QE재개 카드를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저울질 중이다.

    이 큰 변화에 인민은행도 자유로울 수 없다. 과거 연준의 정책변화와 인민은행 통화정책 사이의 연동성을 감안하면, 무엇보다 중국의 현재 경기상태를 감안하면, 필요하면 언제든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

    주지의 사실이듯 중국의 경기모멘텀은 안정되기 보다 그 반대다 - 전날 확인했듯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가파르게 꺾이는 중이다. 제조업내 높아지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감안하면 해외로부터 추가 (디플레) 압력이 유입되는 것을 마냥 내버려둘 수 없다.

    이 대목에서는 연준의 완화 강도 보다 오히려 ECB의 움직임이 인민은행에 더 중요하다 - 지난 2012년 이후 인민은행의 인내심을 흔든 `결정타`는 ECB로부터 나왔다.

    몇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중국 입장에선 달러가 약해지는 가운데 위안이 달러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다른 주요국 통화 대비는 대체적인 약세를 나타내는 게 여러모로 마음 편하다 - 실효환율 측면에서 달러와 위안이 함께 약해지는 구도다.

    이 경우 금융(환율) 안정성과 통화정책 여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고, 수출부문에서도 나쁘지 않은 환율 위치를 점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ECB의 고강도 완화조치가 개입하면 중국으로선 피곤해진다. ECB의 완화조치는 달러의 상대적 강세를 불러오는 것은 물론, 위안의 실효환율도 밀어올릴 잠재력을 지닌다. 이 양상이 극에 달해 인민은행이 한바탕 소동을 피운 게 지난 2015년 8월의 `위안 평가절하` 소동이다.

    만일 ECB의 완화조치가 예상 보다 더 공격적이어서 시장내 달러 강세를 오히려 부각시키고, 중국의 둔화하는 경기가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입맛을 계속 떨어뜨릴 경우, 그리하여 다시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압력이 높아질 경우, 인민은행은 불편해진다.

    추가완화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딜레마)에 놓일 위험이 다시 자라난다. 물론 이강 총재는 이런 상황에선 환율 보다 중국 내부 경기를 더 중시하겠노라 선언한 상태다. 만일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재차 넘보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이런 조합이 갖춰질 때다.

    *한편으로 ECB의 정책여력이 넉넉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 지난 2013~2014년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또한 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역시 주화입마의 경지에 가까워졌다. 이런 객관적 현실은 그나마 중국 입장에서 다행이라 할 수 있지만, 최근 ECB의 (시장을 향해 드러내 보이는) 의지가 - 연준의 완화조치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 강고한 것도 사실이다.

    # 금리정책의 여전히 높은 허들

    중국의 금리 수준을 보면 인민은행의 금리인하 여력은 주변국 대비 여전히 높아 보인다.

    그렇다고 중국이 이 카드를 원없이 쓸 수 있는 국가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여전히 위안은 대접받는 통화라기 보다 천대받는 통화다.

    또한 중국의 현재 금융시장 여건은 - 최근 바오샹 은행 사태에서 확인했듯 - 안팎의 작은 변화에도 (어느 쪽으로든) 민감해지기 쉬운 상태다. 더구나 현 수준에서 더 공격적인 완화조치가 장래 야기할 위험(중국의 자산시장과 부채의 질에 미칠 부작용)을 당국도 모르지 않아 그들의 스탠스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강 총재나 마쥔 인민은행 정책위원의 최근 발언을 감안하면 인민은행은 부양정책의 강도를 현 수준에서 더 끌어올리기 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를 원한다. 기존 조치들의 효과가 하반기 나타날 수 있으니 좀 더 인내심을 갖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통화정책 보다는 재정정책이 좀 더 많은 짐을 떠안기를 바라는 마음도 녹아 있다.

    그럼에도 무역전쟁의 여파가 중소 제조업체를 계속 압박,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고 가계 소비가 더 위축될 위험이 자라나면 인민은행도 움직여야 한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강 총재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능동적인 정책대응에 나서겠다는 점을 빼놓지 않았다. - "경기의 부정적 순환 고리가 증폭되려 하면 적기에 경기대응 조절에 나설 것이다."

    모든 중앙은행이 그렇듯 인민은행이 쓸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도 뻔하다 - `금리, 유동성 공급, 창구지도`. 이 가운데 금리카드는 3년 가까이 묵혀둔 채 나머지 2개의 수단을 계속 번갈아 사용해왔다.

    일단 최근 리커창 총리의 발언을 감안하면 `대출 기준금리`를 직접 손댈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리커창은 지난주에도 "기업들의 실질적인 대출 비용(이자)을 줄여주겠다"고 재차 약속하면서도 "직접적인 금리인하 보다는 통화정책 전달 경로의 개선과 대출신청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서"라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대출 기준금리는 금리개혁 과정에서 사라져야할 정책 수단이라는 인식이 인민은행 내부적으로도 높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준율 인하 등 다양한 유동성 공급 수단을 통해 중소기업의 대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 7일물 역레포 금리인하

    금리카드를 쓴다면 정책금리 개혁을 통해 실질적인 은행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식이 유망한데, 2분기 인민은행 화폐 정책보고서에 언급돼 있듯, "정책금리 개혁이라는 게 단칼에 이룰 수는 없다." 인민은행이 이 문구를 넣은 것은 정책금리 개혁을 위한 준비에 좀 더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따라서 그 전에라도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복돋우기 위해 금리를 손대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역레포 금리나 MLF 금리와 같은 `시장성` 정책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인민은행은 연준의 2015년말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사이클 때 연준 행보에 맞춰 틈틈이 7일물 역레포 금리와 MLF 금리를 높인 바 있다. 이번에는 그 반대 흐름이 진행되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금리를 손댄다는 가정하에 그려본 예상 코스다.

    그간 인민은행의 정책 구사 순위는 `창구지도→유동성공급정책(지준율)→금리`의 순이다. 당분간 이 순서를 유지하고 싶을테지만, 오는 25일 ECB의 기동 여부와 이달말 연준의 금리인하폭에 따라서는 묵혀놨던 금리카드, 즉 7일물 역레포 금리의 인하가 등장할 수 있다.

    다음으로 타이밍이다. 7~8월 사이에 중요한 이벤트는 베이다이허 회의와 여기에 앞서 열리는 당 중앙 정치국 회의다. 정치국 회의는 이달말쯤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 통상 정치국회의 후 열흘내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렸다.

    인민은행이 추가완화에 나서기로 하면 그 열흘 사이가 될 것이다. 즉 당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경기 점검과 하반기 전략수립을 마친 후 기동에 나설 것이다. 물론 이 역시 추가완화에 나선다는 가정하에 그러하다. 당 지도부가 통화정책은 이걸로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정책 조합은 인민은행에서 재정정책(지방채 발행한도 증액 등을 통한 인프라투자 확대) 쪽으로 더 이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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