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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나는 살고싶다(I will survive)"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7-11 오전 7:11:00 ]

  • 전세계가 주목한 10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반기 보고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두 차례에 걸쳐 주목할 만한 "노(no)"라는 대답을 했다.

    첫번째 주목할 "no"는 첫번째 질의응답에 나선 맥신 워터스 위원장(민주당, 캘리포니아)의 질문에 대한 답에서 나왔다.

    워터스 위원장은 "만일 오늘이나 내일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당신을 해고한다. 짐싸라. 그만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파월 의장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당연히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워터스 위원장이 다시 "잘 안 들려~~요~~"라며 골을 지르자 파월 의장은 좌중(座中)에 폭소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뻘쭘한 표정과 약간 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의 대답은 '노(no)'라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워터스 위원장이 "짐싸서 떠나지 않겠다는 거냐"고 거듭 묻자 파월 의장은 단호하게 "노(no)"라고 거듭 답했다. 법률이 자신의 임기 4년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의 요구가 있더라도 자신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이날 재확인했다. 일자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해서 드러낸 순간이었다.

    또 한 번의 주목할 만한 "노(no)"가 곧 이어서 나왔다.

    민주당 소속 캐롤린 멀로니(뉴욕) 의원이 물었다. "지난주 굉장히 강력한 일자리 숫자를 확인했다. 기업들이 22만4000명을 더 고용했다. 단기적으로 금리인하가 적절할 지에 관한 당신의 전망이 6월 고용지표로 인해 변경되었는가?"

    파월 의장은 즉시 "답변부터 바로 말씀드리자면 노(no)"라고 말했다. 마치 답을 미리 준비해 두었던 듯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설명해 나갔다.

    "6월 회의 이전부터 해외로부터 나오는 지표들이 유럽과 아시아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계속해서 실망스러웠다. 미국의 경우 긍정적인 고용보고서가 나왔다. 좋은 뉴스였다. 미국 지표들은 대체로 예상한 대로 나왔다. 또한 무역을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건설적인 행보이긴 하지만, 그게 우리가 전반적인 경제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는 불확실성을 제거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글로벌 성장세나 무역에 관한 기저의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경제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억제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부분이 이날 의회보고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를 통해 파월 의장은 6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이후에 전개되었던 금융시장의 금리인하 기대 조정을 무효화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당분간 시장은 미국 지표의 호조에 놀라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 "bad is good"이고 "good이라도 good"이다. 그게 파월 연준의 이날 주문이었다.

    힌트는 서면으로 먼저 공개된 의장 모두 발언에도 담겨 있었다. "(6월 회의 당시) 과반수(many)의 위원들이 다소간 더 부양적인 기조의 통화정책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하면서 "그 이후로 나온 지표들이나 여타 상황전개에 따르면, 무역긴장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 강건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미국 경제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억제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호한 힌트에 대한 시장의 박수소리가 작았다고 여겨졌는지 파월 의장은 질의 응답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언질을 주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2020년 1월물에 내재된 금리 추이. ⓒ글로벌모니터

    '6월 고용 서프라이즈는 잊어라'는 신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거의 0%에 육박할 정도로 소멸되었던 7월 50bp 금리인하 전망이 선물시장에서 20%를 넘는 가능성으로 되살아 났다.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확률이 다시 되었다.

    내년 1월물 선물에 내재된 연방기금금리는 1.70%로 뚝 떨어져 올해 총 75bp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예상을 반영했다.

    자신의 일자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파월 의장은 이날 아주 작심한 듯했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심리 부양을 위해 다른 모든 걸림돌은 그 의미를 무시했다. 통화정책의 함수값은 이미 정해진 것이고, 그 결론에 교란을 일으키는 변수들에는 모두 제로(0)의 계수를 매겨버렸다.

    7월 FOMC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 화웨이에 대한 일부 수출제한 해제 재료도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는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시장은 이날 알게 되었다.

    예상을 웃도는 비둘기 신호를 보낸 파월 의장의 발언은 FOMC 내부의 컨센서스를 확보한 듯해 보였다. 파월 의장 보고 직후에 공개된 6월 회의 의사록은 "과반수(many) 위원들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고 시장에 알렸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아직 높다고 보지 않는 위원의 수는 이미 6월 회의 당시에 소수(several)에 그쳤다. 지금 금리를 내리면 거품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위원은 그보다 더 작은 소수(a few)에 불과했다.

    성장 전망에 미치는 위험이 하방에 기울었다고 보는 위원의 수. ⓒ글로벌모니터

    의사록에 첨부된 6월 FOMC 위원들의 경제전망 상세본에서는 문자 그대로 '격변한' 위험판단이 들어 있었다.

    "성장전망에 미치는 위험이 하방에 기울었다"고 본 위원 수가 지난 3월에만 해도 4명에 불과했으나, 6월 들어서는 14명으로 증가했다. 그 수는 QE3 결정 직전이었던 지난 2012년 6월(15명)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 3월 3명에 불과했던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 하방위험' 의견은 6월 들어 9명으로 늘어나 역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의사록에 담긴 이러한 분위기들은 회의 당일 성명서나 기자회견 내용과도 제법 상당한 온도차가 있었다. 그렇게 심각했던 분위기가 왜 당일에는 시장에 전달되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당일 파월 연준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개방'하는 정도에만 머물면서 액션이 임박했을 가능성을 신호하지는 않는데 주력하는 인상을 주었다. 드라마틱하게 바뀐 위험균형 판단이라든가 과반수에 달한 금리인하 필요성 판단은 점도표나 경제전망 요약본 어느 곳에서도 6월 회의 당시에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6월 회의 당시 위원들이 제시한 경제성장률 전망은 오히려 지난 3월에 비해 상향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의사록은 마치 연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조장하는데 주력한 인상을 주었다. 방향을 정해 놓고는 모든 정황들을 그에 부합하도록 끼워 맞춘 듯했다.

    해외의 둔화와 무역 불확실성만으로는 스스로가 보기에도 명분이 모자라는 듯했는지, 파월 연준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회수했던 '저물가' 이슈를 제법 심각한 우려사항으로 재포장해 판매했다.

    따라서 7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25%의 확률을 부여했던 Editor's Letter의 어줍잖은 계량화는 단칼에 철회하기로 한다.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파월의 의지와 연준의 금리인하 작심은 확고함을 확인했다. 의사록까지 본 정황으로는 오는 31일 FOMC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100%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독립운동 반란의 가능성은 당장은 소멸된 듯하다.

    Editor's Letter는 또한 이달 중 50bp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25%의 확률로 새롭게 제시한다. 만일 파월 연준이 그 가능성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았다면 오늘과 같은 '작심한 듯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자연스럽고 스무스하게 소멸되었던 시장의 7월 50bp 인하 기대를 파월 연준은 마치 인공호흡을 하듯이 적절한 수준으로 되살려 냈다. 이렇게 되살린 기대를 되돌리는 작업은, 남아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감안할 때,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7월 FOMC 이후의 행보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감으로 급부상한(Editor's Letter가 보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FOMC가 지나치게 선제적이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은 이달 25bp에 이어 연말까지 25bp만 더 내리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파월 연준의 퍼포먼스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기뻐할 것 같지는 않다. 달러가 제법 내린 것은 평가할만 하겠지만, 200일선을 뚫고 내려가지는 못했다. 주가지수가 윗꼬리를 달고 되밀린 점은 오히려 트럼프에게는 대노할 일일 것이다.

    트럼프는 일찌감치 100bp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요구한 바 있다. 파월의 일자리 지키기 의지가 정말 확고하다면, 앞으로 배전의 노력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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