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크게 텍스트작게 바로가기복사 프린트

[China Express]블랙록의 감(感)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7-09 오후 4:44:27 ]

  • 금융시장 전망에 정답이란 없다. 숱한 전망들의 옳고 그름은 시간이 지나야 드러나고, 시간이 더 지나면 옳음이 그름으로, 그름이 옳음으로 뒤바뀌기도 한다. 블랙록의 반기 전망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게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굴린다는 자산운용업체의 분석인 만큼 눈여겨 볼 필요는 있을 게다.

    3분기를 맞이한 블랙록의 운용 스탠스는 방어적이다. 결론만 말하면 `포트폴리오내 주식의 위험성을 일부 줄여놓고, 국채 비중은 유지하되, 현금을 좀 더 쌓아두라` 조언했다. 왜? 이유를 들어보자.

    "이제 우리는 무역과 지정학적 충돌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주요 동인으로 삼고 있다. 이것이 우리 전망에서 핵심적으로 달라진 것이다. 국제 교역을 둘러싼 불확성이 주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비해 시장은 최근의 (무역부문) 긴장고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달러 기반 투자자 입장에서) 전체 주식의 위험을 일부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 포트폴리오 안정자라는 측면에서 국채(비중)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 대신 현금을 일부 쌓아두고 싶다. 다만 크레딧 시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좋게 본다 - 연장된 (경기)사이클이라는 관점에서 인컴(income)을 만들어내는 자산은 좋아 보인다. "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보이는 미국 주식의 경우 비중확대 스탠스를 유지한다. 그러나 유럽 주식에 대해 우리는 중립적 스탠스로 돌아섰다. 그리고 중국의 성장 모멘텀에 취약한 이머징 시장과 일본 주식에 대해서는 우리의 시각을 하향했다."

    ⓒ글로벌모니터

    블랙록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미국 경제의 여전히 양호한 펀더멘털과 잠재적 (무역마찰 심화에 따른) 무역 혼란을 감안할 때 시장이 연준의 완화조치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압력)을 너무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ECB의 경우 완화조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것으로 혹은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블랙록은 미국과 유로존의 이같은 정책 다이버전스에 기반, "미국 국채 보다는 유로존내 장기물 국채를 더 선호한다"고 했다. 유로존내 주요 국채들의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불구, "완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의 괴리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글로벌모니터

    이번 블랙록의 반기 전망은 전날 모건스탠리의 시각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모건은 글로벌 증시에 대한 비중을 5년만에 최소치로 축소하고, 투자의견도 하향했다. 경기모멘텀의 하방위험이 통화당국의 완화조치를 압도할 수 있어 주식에 별 재미가 없을테고 오히려 향후 석달간은 큰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 반창고 아래 가려진 것들


    글 머리에서 밝혔듯 정답은 없다. 우려의 벽을 타고 넘는 특유의 강인함을 보여줄지,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늘어나는 우려들이 역발상 투자의 신호였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안다. 다만 최근 IB들 사이에 조심성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여기엔 지쳐보이는 경기 사이클과 그 위로 짙게 드리워진 `정치적 불확실성`,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공력도 충분치 않아 보인다`는 우려가 버무려져 있다.

    지역별로는 이머징에 대한 경계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중 갈등이 글로벌 분업구조에 계속 파열구를 낼 경우 결과적으로 가장 심한 혼란을 겪는 쪽은 최종수요자(미국)가 아닌 공급자(이머징)기 때문이다. 또한 이 우려는 이전보다 약해져 있는 이머징의 체력과 맞닿아 있다 - 이머징내 쌓여있는 부채, 거기에 비해 가라앉는 성장탄력과 무관하지 않다. 역시 그 중심에는 중국에 대한 불안이 자리한다.

    1. 은행업계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최근 중국 증시의 하락세는 은행주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CSI300 은행 업종지수는 지난 4월의 고점 대비 8.3% 하락했다. CSI300지수의 낙폭과 맞먹는다. 중국 경제의 턴어라운드 기대가 4월을 정점으로 후퇴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글로벌모니터

    기업들의 영업이익 축소는 은행들의 대출자산의 질적 저하(NPL)와 부실채권 상각에 따른 비용증가를 초래한다. 중앙은행의 완화조치가 은행 순이자마진과 은행들의 보유 채권 일드에 가해지는 압박은 중국이라 해서 크게 다를 바 없다. 경기 둔화세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는 은행권 수익성에 대한 우려 역시 가시기 어렵다.

    현재 중소형은행들은 바오샹 은행 사태 이후 시장의 감시망에 올라있고, 대형 은행들은 당국의 동원령(경기방어와 중소기업 지원)에 계속 내몰리고 있다. 관건은 앞으로 6개월~12개월이다. 작년말부터 제법 큰 폭으로 늘어난 중소기업 대출이 이 기간중 얼마나 부실화할지, 그 무렵 당국은 어떤 대책을 강구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비은행 금융사의 펀딩 비용과 디폴트

    블룸버그가 머니마켓 관계자들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전날(7일) 중국내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7일물 레포금리(pledged repo)가 장중 한때 30%에 달했다. 14일물의 경우 28%를 찍기도 했다고 한다. 이는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자금조달난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레포 시장에서 이들의 자금조달이 순탄치 않음을 가리킨다.

    남서증권의 양예웨이 애널리스트는 "소형 은행들의 자금압박은 개선됐지만 일부 비은행 금융사들의 머니마켓내 자금압박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여파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제조업체 등 비금융기업)들이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하반기 더 많은 디폴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모니터

    위 차트는 블룸버그가 은행간 하루짜리 레포 금리와 상하이거래소의 하루짜리 레포금리를 비교한 것이다. 전자는 은행들의 단기 조달 비용, 후자는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조달 비용을 보여준다. 둘 사이의 괴리는 최근 좁혀지긴 했지만 여전하다.

    비은행 금융권의 자금압박과 이것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미칠 파장을 감안하면 인민은행은 추가로 돈을 풀어야 한다. 그러나 그간 이렇게 풀려나간 유동성은 국채 등 양질의 채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국채수익률 하락) 복무했고, 경제의 모세혈관까지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양분된 머니마켓의 벽이 더 단단해져서다. 바오샹 사태 이후 벽과 벽 사이의 삼투압이 크게 떨어졌다.

    인민은행이 더 강도 높은 완화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도 현재로선 무리다. 미중정상회담이후 인민은행 관리들의 메시지는 "일단 현행 스탠스로 충분하다, 지켜보겠다, 금리인하 보다는 맞춤형 지준율 인하와 개혁조치(이원화된 정책금리의 개혁)를 선호한다" 쪽이다. 이날 HSBC 역시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인민은행이 서둘러 대출 기준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HSBC는 대출기준금리를 손댈 경우 집값을 부추기고 부채 문제를 더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3. 시장동향

    중국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18% 내린 2928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0.25% 내린 3793에 마감했다. 중앙은행들의 완화조치가 예상에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 *커촹판 IPO에 따른 유동성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은행들의 실적 전망 우려도 가세했다.

    *CITIC증권은 커촹판 IPO 우려와 관련해, "A주의 유동성에 미칠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커촹판의 초기 시가총액이 미미한 만큼 이는 단순한 심리적 영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약보합권에서 등락했다. 전날 발표된 6월 외환보유고가 예상을 크게 상회한 것이 계속 재료가 됐다. 오는 10~1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확인하고 가겠다는 심리도 여전했다.

댓글 로그인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