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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그래서 "보험"이 여전히 필요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7-06 오전 6:58:58 ]

  • 지금으로 봐서는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판단이 동료 통화정책위원들에게 먹힐 것 같아 보인다. 연준이 이달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이후의 행보는 안갯속이다. 전적으로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해야겠다.

    이달 금리인하는 말 그대로 시장과 경제에 제공하는 연준의 보험(insurance cut)이다. 경기가 갑자기 나빠져 후행적으로 따라가는 조정(recession cut)이 아니다. 그리고 그 보험금은 불라드 총재가 지적했듯이 25bp 정도면 충분해 보인다. 50bp씩이나 필요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는 사실을 5일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가 보여 주었다.

    사실 그 25bp의 보험도 여느때 연준 같아서는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집요하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그래서 시장이 워낙 절대적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오락가락하던 연준 스스로도 워낙 뚜렷하게 신호*를 주어 놨기에 당장 이달 중 25bp 정도 후퇴해 주는 게 물 흐르듯 세상 살아 가는 이치에 부합한다.

    *지난달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파월 의장은 "과반수(many)의 위원들이 '좀 더 완화적인 정책기조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지난해말 FOMC가 일단 멈춤을 선택했다면(Editor's Letter는 그게 적절했다고 봤다) 벌써 보험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수 있다. 미뤘던 긴축을 올해 초에 한 번 더 단행한 뒤 '인내심'을 좀 더 길게 끌고 갔을 수도 있다.

    ⓒ글로벌모니터

    이번 지표에서 눈에 띈 것은 제조업부문의 고용이었다.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제조업이 유별나게 차별적인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미국에서는 해당분야 고용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게다가 월간 증가폭은 6월 들어 1만7000명으로 커졌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도 좀 고집을 부린 뒤 9월 FOMC에 가서 보험을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단 25bp의 보험만을 제공할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7월에 줘 놓는게 더 바람직할 것이다. 많이 풀지도 않을 것을 그 마저도 질질 끌다 제공하면 너무 인색하고 편협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 시장에 불필요한 충격을 가할 수도 있으며, 인사권자와의 충돌이 격화되어 그 충격이 심화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의 소동이 재연될 경우 연준에 대한 비난이 만만치 않아 질 것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그런 식으로 정치와 금융시장에 휘둘리는 전례를 만드는 것은 미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의회(=국민)가 연준에 부여한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책무에 배치되는 일일 수 있다.

    그러니 어차피 "정치적 결정"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중앙은행 독립성을 확고히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택하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른다. 지난해 12월에 분명히 행동으로 경고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이라면 다시금 더 단호하게 메시지를 전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이달 말 FOMC가 '매파적 서프라이즈(hawkish surprise)'를 결정할 리스크도 대략 25% 정도의 확률로 열어 두는 게 합리적일 듯하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 연내 동결을 찍은 위원이 17명 중 8명으로 그 수가 결코 적지 않았다. 1회 인상을 찍은 외로운 매파 1인을 포함하면 '과반수'가 보험제공을 기각했던 셈이다. 당시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파월 의장은 "동결을 찍은 위원들도 다수(a number of)는 추가적인 부양 가능성이 5월 회의 이후로 커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이는 최근 6주 사이의 '환경 변화'를 말하는 것이지 '금리인하 필요성'의 절대 수준에 관해 그런 생각이란 얘기는 아니었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고용지표 서프라이즈가 휘몰아친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한 때 7월말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 확신하지는 못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당장 이달에 50bp의 과감한 보험이 제공될 것이란 기대는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 일주일 전에만 해도 그 가능성을 24%의 확률로 가격에 반영했으나, 이제는 2%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전체로 25bp 금리인하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좀 더 늘었다. 일주일 전에는 7.1%밖에 안 되던 것이 지금은 11.8%의 확률로 반영되어 있다. 연내 50bp 금리인하 예상이 일주일 전 32.5%에서 지금 42.7%로 높아졌고, 연내 75bp이상 인하 기대는 60.5%에서 45.5%로 떨어졌다. 공격적 행보에 대한 기대가 더 이상 대세가 아니라는 의미다.

    앞으로 석 달 동안의 미국 기준금리 평균치를 반영하는 OIS(Overnight Index Swap) 3개월물 금리는 이날 2.163%로 4.4bp 뛰었다. 현행 실효 연방기금금리(2.41%)와의 차이가 25bp에 못 미치고 있다.

    '1년 뒤부터 1개월간' OIS 금리는 스팟 1개월짜리 OIS 금리에 비해 72bp 낮게 형성됐다. 내년 7월초까지 앞으로 일년간 세 차례의 베이비스텝(75bp = 25bp x 3) 금리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확신하지는 않는다는 가격이다. 지난달 25일에만 해도 그 스프레드가 96bp 달했으나 이후 꾸준히 좁혀 왔다.

    2년짜리 OIS 금리는 전일비 11.41bp 급등한 1.9119%를 기록했다. 현행 기준금리 대비 49.8bp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9일 FOMC의 '비둘기 서프라이즈' 낙폭을 완전히 되돌리고도 1bp 가까이 남았다. 이날 장중에는 1.923%대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 OIS는 고정금리 현금흐름과 변동금리 현금흐름을 교환하는 시장이다. 이날 형성된 2년 만기 semi annual OIS 금리에 따르면, 앞으로 2년간 거래주체 한 쪽이 반기 1회씩 연율 1.923%의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그 거래 상대방은 해당시점에서 변동하며 형성되는 연방기금금리를 지급하게 된다.

    ⓒ글로벌모니터

    '경기확장 사이클의 영구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파월 의장이 보기에 보험이 영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이날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에 앞서 나온 독일의 5월 공장주문은 쇼크 그 자체였다. 좀 반등하나 싶던 제조업의 주문이 5월 들어 전월비 2.2%의 속도로 급감했다. 독일 제조업이 수주한 생산 물량은 대략 지난 2014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제조업 실질소득이 5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됐다는 의미다.

    미국으로의 부진 전염은 시간문제일 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러한 부진은 유럽중앙은행(ECB)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QE) 재개를 더욱 부추긴다. 이는 미국의 달러화를 더욱 강하게 밀어 올려 전세계 경제를 더욱 쪼그라들게 만든다. 또한 이는 미국 2년~10년 수익률곡선 역전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해외의 부진이 금융경로를 통해서도 미국에 스며들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함께 좀 후퇴해 줘야 유로존이 달러화 강세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완화조치에 나설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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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고용지표에서도 경고 사인이 나오고 있다. 가계를 대상으로 별도 조사된 6월의 미국의 취업자 수 역시 전월비 24만7000명 급증했으나,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서 보면 취업자 수가 반년 동안이나 거의 늘지 못했다. 올 들어 6개월 중에서 지난 1월에 이어 3월과 4월 등 절반에 걸쳐서 일자리가 줄었던 탓이다.

    일자리가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은, 과거의 사례에서는, 경기침체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매우 강력한 신호였다.

    이틀 전 발표되었던 ADP 집계 민간고용 지표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신호가 있었다. 전체 민간고용은 증가폭이 확대(4.1만 → 10.2만)되었지만, 소기업(50인 미만) 고용은 2개월 연속해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경기확장 사이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에 발표되었던 콘퍼런스보드의 6월 소비자 조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일자리가 풍부하다"고 응답한 비중이 45.3%에서 44.0%로 떨어진 반면, "일자리 구하기 어렵다"는 비중은 16.4%로 전월비 4.6% 뛰었다. 이 두 비중의 스프레드(이른바 'labor differential')는 33.5%포인트에서 27.6%포인트로 하락해 향후 실업률이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으로서는 잘 해봐야 본전인 게임 구도이다. 만일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침체에 빠지게 된다면, 그 욕은 연준이 다 덮어써야 한다. 연일 연준을 공격하는 트럼프가 그렇게 올가미를 쳐 두었다. 온갖 노력 덕분에 경제가 계속 잘 굴러 간다면? 그건 다 트럼프 덕분이다. 트럼프가 그렇게 프레임을 짜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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