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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Anywhere]"내 사람들이 아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6-17 오전 6:07:20 ]

  • 지난해 12월 연준 금리인상은 트럼프에 대한 반기(反旗)였다는 가설이 좀 더 설득력을 얻게 됐다. 트럼프 취임 몇 달 뒤(2017년 10월) 조기 퇴임한 스탠리 피셔 전 연준 부의장도 그렇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피셔 전 부의장은 16일 이스라엘에서 '트럼프가 그렇게까지 연준 금리정책에 대해 떠들어대지 않았더라면 지난해 12월 FOMC가 금리를 올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금리인하 또는 그 신호 제공에 매우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들어 다시 연준을 빗발치게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큰 실수를 저질렀다. 금리를 너무 급하게 올렸다. 제이 파월 그 이상의 문제다. 연준에 있는 사람들은 내 사람들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난 10일)

    자신의 압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왜냐하면 잃을 게 없는 꽃놀이패이기 때문이다.

    피셔 전 부의장은 "트럼프에게는 완벽한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만일 정말 경기침체가 온다면 "금리를 당장 내려야 한다"는 자신의 요구가 옳았음이 입증되는 것이고, 리세션이 오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자신에게 다행이란 얘기다.

    피셔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에 비해 미디어에 관해 훨씬 정교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월은 미디어를 잘 아는 것 같지 않다. 게다가 선택지는 진퇴양난 또는 양곤마(兩困馬)로 몰려 있다. 매파적 태도를 취했다가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모든 죄를 뒤집어 써야 한다. 파월 연준 지고(至高)의 목표인 경기침체 방지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그러나 완화적 포지셔닝에도 역시 문제가 있다. 선의의 'insurance cut'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백악관 압력에 굴복해 연준 독립성과 신뢰를 날려 먹은 자'로 역사에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선물시장 가격에 반영된 6월 FOMC 예상(블룸버그) ⓒ글로벌모니터

    일단 오는 19일 FOMC에서는 금리인하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트럼프가 멕시코에 대한 관세위협을 일주일 만에 철회했기 때문이다. FOMC는 이달말 있을 지도 모를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나서 좀 더 구체적인 스탠스를 잡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장은 당장 이번 수요일 FOMC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세세하게 살피려 들 수 있다. 연내 50~75bp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침없이 프라이싱해 왔기 때문에 중간정산 욕구가 그만큼 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RBC캐피털마케츠, TD시큐리티즈, UBS 등은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일 연설에서 무역협상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이슈들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 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전개양상들이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함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항상 그랬듯이 우리는 경기팽창이 지속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름 잘 설계된 중립적 발언이었다. 충격이 지표에 드러나기 이전에라도 선제적인 액션에 나설 수 있으나, 전개양상들을 봐가며 필요한 경우에 움직이겠다는 뜻이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전까지 연준 이사를 잠시 지낸 프레데릭 미시킨 컬럼비아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직후에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FOMC의 메시지도 이 스탠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기조를 중심으로 뉘앙스가 약간 완화적으로 또는 매파적으로 움직일 수는 있는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이번 FOMC에서 위원들은 경제전망과 금리 점도표를 업데이트한다. 이런 애매하고 난감한 상황에서는 점도표를 어떻게 그려내는 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공부가 될 터인데, 그 점들의 움직임 안에 불가피하게 숨은 속마음도 해석의 대상이 되어야 할 수 있다.

    한편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부과 준비작업이 이번 주에 본격화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7일부터 오는 25일까지 7영업일 동안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대중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어서 일주일 동안 서면 의견을 접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에 맡기는 과정을 밟는다.

    이러한 절차들은 이달말 G20 정상회의 일정과 맞물리게 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아직 양국 정상회담 개최 동의를 못 얻은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불발 또는 결렬 즉시 관세공격을 가할 것이라 위협했다가 곧바로 물러서는 등 스스로도 혼란스러워 하는 듯한 모습이다.

    전세계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과 국채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연쇄적인 통화 완화정책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영란은행과 일본은행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유럽의 잭슨홀 콘퍼런스라 불리는 신트라 포럼에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보다 구체적으로 완화정책을 예고할 지 주목된다. 18일 이 행사에서는 드라기 총재와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패널토의를 할 예정이다. 좀 더 큰 그림에서 매크로 환경과 정책방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이번 주 경제지표들 중에서는 마킷 PMI 6월치가 하이라이트이다. 이코노미스트들도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여서, 지난달에 비해 어느 방향으로든 유의미한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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