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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insurance cut"과 "recession cut"의 교집합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6-14 오전 6:47:44 ]

  • 앨런 "마에스트로"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회고록 <격동의 시대(The Age of Turbulence>에서 지난 1995년의 이른바 'insurance cut'을 "내 임기 동안 연준이 성취한 가장 자랑스러운 일들 중 하나"라고 꼽았다.

    그러나 당시의 그 보험성 금리인하가 마치 "그럼 어디 소프트랜딩을 한 번 해볼까" 하는 식의 만만한 느낌은 아니었다고 술회했다. 바로 전 해의 "채권시장 대학살" 긴축 이후 빠르게 둔화하는 경제에 직면했던 당시 연준은 "60층짜리 빌딩에서 뛰어 내려 맨발로 착지를 해 보자"는 식이었다고 회고했다.

    금리인하가 'recession cut'이었는지 'insurance cut'이었는지는 연준 스스로도 당장 알 수는 없으며 시간이 지나봐야 분간 가능하다는 것을 창시자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이날도 연준 금리인하 전망을 내놓는 하우스들이 잇따랐다. 뱅가드와 BMO캐피털 같은 곳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르면 다음 주에 금리를 내리는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수도 있다고 발을 슬쩍 걸쳤다. (어차피 내리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Editor's Letter는 생각한다.)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선회를 확실시하고 있는 금융시장은 그 조치가 'insurance cut'일 것임을 역시 확신하고 있다. 연준의 보험 제공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다.

    만일 그런 확신이 없었다면 미 국채시장의 10년~2년 수익률곡선은 이미 벌써 역전되었을 것이다. 시장이 리세션 위험에 떨며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었다면, 2년물 수익률은 현재(1.83%)보다 더 낮았을 것이고, 10년물 수익률은 2년물 수익률을 뚫고 내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10년물 수익률은 무려 2.09%나 된다. 기준금리(실효 연방기금금리 2.37%)보다 단지 28bp 낮을 뿐이다.

    따라서 만일 연준 금리인하가 지난 2006년처럼 'recession cut'으로 귀결될 위험에 포지셔닝 하고 싶다면 10~2년 수익률곡선의 불 플래트닝(bull flattening)에 돈을 좀 걸어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연준이 이런 어두운 세력들을 진압하려면 보다 공격적인 액션으로써 수익률곡선을 벌떡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매달 반복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일시적"이라고 했던 낮은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어제 발표된 미국의 5월 근원(식품 및 에너지 제외) 소비자물가는 반등 예상과 달리 4개월 연속해서 전월비 0.1% 오르는데 그쳤다. 역시 매달 반복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그나마 주거비가 0.2% 오른 덕에 그 정도의 상승률이라도 건질 수 있었다.

    식품, 에너지, 주거비까지 제외한 근원-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보합에 그쳤다. 이 물가지표는 연초 이후로 전혀 오르지 않고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물가지수는 지난 1월에 비해 하락해 있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파월 의장은 지난달 1일 FOMC 기자회견에서 낮은 인플레이션이 경기와는 별로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은 경기가 좋으니 인플레이션도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낮은 물가지표에서 경기 사이클 둔화의 흔적을 찾는 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지난달 근원물가의 발목을 잡은 "과도적(transient)" 요인들 목록에는 중고차 가격이 계속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기저효과가 있을 법도 한데, 전월비 1.4%에 달하는 높은 낙폭을 계속 유지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로 나타나고 있는 자동차 도소매 시장의 재고율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이날 발표된 미국의 수입물가는 올 들어 처음으로 전월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0.3% 내려 낙폭이 예상(-0.2%)보다 컸다.

    그나마 미국의 수입물가는 유가 반등흐름의 덕을 많이 봤다. 하지만 이제는 유가도 급전직하한 상황이다. 무역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원유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OPEC+의 감산 연장 재료를 능가하고 있다.

    즉, 낮은 수입물가에도 '경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여기에는 너무 강한 달러가 한 몫 하고 있다. 석유류를 제외한 미국의 수입물가는 3개월 평균치 추세를 기준으로 5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달러화 강세의 압박이 풀릴 것인지 여부는 미국 바깥 경제에도 매우 긴요한 이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화의 역할도 매우 크다. 유로화가 강해져야 세계가 편안해진다.

    ⓒ글로벌모니터

    그러나 크레디스위스는 유로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6년의 저점을 뚫고 내려간 유로존의 5년,5년 포워드 인플레이션 스와프 때문에 유로화 랠리에 대해 확신을 갖기 어렵다"느 설명했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5년 뒤부터 5년간의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1.1813%밖에 되지 않는다. 사상 최저치다. 유로존 금융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이제 유가에도 반응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가가 연초 이후 한동안 강력한 오름세를 펼쳤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은 오로지 떨어져 내리기만 했다.

    물가안정만을 책무로 삼고 있는 ECB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크레디 스위스가 유로화 랠리를 믿지 않는 배경이다.

    문제는 ECB의 실탄이다. 제프리 군드라크는 이날 웹캐스트에서 "연준이 ECB에 비해 금리인하 여력이 크기 때문에 달러에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바깥 경제에는 다행스러운 얘기다.

    실탄이 부족한 ECB로 인해 유로존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도 유로화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된다. 이른바 '구매력평가' 이론은 환율의 장기추세에 특히 잘 맞아떨어진다.

    만일 연준의 금리인하가 'recession cut'으로 귀결된다면, 연준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리세션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면, 유로화는 더욱 더 강한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까지 동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군드라크는 "관세가 미국 소비지출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6개월 안에 침체가 도래할 확율이 40%에서 45%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1년내 리세션 가능성은 65%로 제시했다.

    종합해 보면 러프한 전략이 도출된다.

    1) insurance cut일지 recession cut일지 불확실한 현 상황에서는 주식이 오를 지 내릴 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2)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국채에는 교집합이 존재한다.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특수요인(idiosyncratic)"에 의한 것이든 "경기순환 요인"의 압박에 따른 것이든, 국채시장에는 긍정적인 재료가 된다.

    3) 유로화에 대한 전망까지 감안한다면, 유로존 국채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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