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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참석하자니…정치 운명 걸린 中 시진핑의 딜레마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기자 [기사입력 2019-06-12 오전 2:27:41 ]

  • 현 시점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익숙해진 상태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개인에게 최후통첩을 날렸으며, 시 주석의 대응은 향후 그의 정치적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자신을 만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25%를 훌쩍 뛰어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일 중국 외교부는 양국의 정상회담이 이뤄질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원래도 대개 마지막 시점에 다다르기 전까지 회담 관련 세부내용의 공개를 거부해왔지만 말이다.

    시 주석은 수십년래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미국과의 벼랑끝 대립은 재임기간 6년 이래 시 주석이 봉착한 가장 큰 난관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순응해 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하겠다고 할 경우, 시 주석은 자국에서 '약하게 보였다'는 평가를 받을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회담을 거부하면, 시 주석은 그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받아들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20년 대선까지 무역갈등을 이어갈 수도 있다.

    베이징대 장지안 부교수는 "회담이 이뤄질지 여부에 상관없이, 향후 전개 가능한 시나리오 중 시 주석과 중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좋은 것은 없다"며 "중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시 주석의 정치적 계산에도 들어맞는 좋은 선택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년대비 자동차 판매 증감(출처 : 블룸버그, 중국승용차협회)>ⓒ글로벌모니터

    미국 내 매파들이 중국에 대해 "정부 전체"(whole of government) 접근법을 취하라고 촉구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협상 테이블에서 타협적 자세를 취하기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대만 무기 판매, 중국의 위구르족 구금에 대한 비판 등 미국 정부의 행보는, 중국 내 국수주의자들에게 미국이 중국을 약화시키고 견제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G20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나날이 고조되는 양국의 갈등을 막을 마지막 기회 중 하나로 거론된다. 양국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미국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중국의 다른 기술기업들에게도 위협을 가했다. 중국도 "신뢰할 수 없는 기업"(unreliable entities)의 목록을 작성 중이며,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규제의 벽을 경험할 수도 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90일 유예기간을 둔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합의 일부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면서 협상은 붕괴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화웨이에 대해서도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는 주장은, 대개 시 주석이 더 큰 경제적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는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5월 중국의 수입은 급감했으며, 이는 중국 내수경제 약세에 따른 글로벌 성장세 저해 우려를 둘러일으켰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관세 25%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성장은 2021년까지 약 1%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의 당국자들은 실무자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점을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중국의 한 무역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과의 협상은 양국의 정상이 개입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진전을 볼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갈등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린 뒤 개인 협상에서 합의를 종결지은 전력이 있다.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RDCY)의 왕펑 연구보좌관은 "중국에게 최선의 접근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대응하지 않고, 대신 며칠 기다렸다가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발표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건 모두에게 위험을 수반하는 행위지만, 시 주석은 그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주석에게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피할 만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중국은 괴롭힘을 당하거나 협상을 강요당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말해왔다. 시 주석의 입장에서도 명백한 위협의 메시지가 나타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져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협상이 붕괴된 이후 중국 국영매체들은 국수주의적 발언의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달 인민일보는 중국이 절대 "힘을 포기하고 국가를 욕되게 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힘을 포기하고 국가를 욕되게 하는"이란 구절은 중국 내 교과서가 자국이 지난 19세기 맺었던 조약 대부분을 평할 때 쓰인다.

    중국 상무부 관료직을 역임했던 중국세계화센터의 허 웨이웬 수석연구원은 "위협이 (중국에) 통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중국은 미국에 대해 '협상이 지속되기를 원한다면 진실성을 가져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맺었던 상호관계는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권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과 더욱 공식화된 관계를 과시했으나, 이에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one-China) 정책을 재확인하기 전까지 모든 계약을 거부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수주 만에 물러섰다.

    시 주석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친분을 언급하는 한편으로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이는 모습을 봐왔다. 그리고 양국 정상이 만나더라도, 최선의 결과는 또다른 일시적 휴전이 나타나 불확실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시 주석은 자신의 결정에 많은 것을 걸어야 한다. 그는 지난해 임기제한을 폐지하면서 마오쩌둥 이래 가장 강력한 지도자가 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 역풍에 휘말릴 수도 있다.

    장 부교수는 "미중 갈등과 관련해 그 누구도 비난하기 힘들다. (시 주석은) 최종 결정권자다"라며 "시 주석이 3차, 4차 임기를 원하는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20년 중국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3차 임기를 향해 달려가는 시 주석의 미래에도 장밋빛 향기가 희석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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