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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연준 금리인하 이슈에 관한 3題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6-11 오전 5:54:04 ]

  • 1. 내린다고 다 좋은 건가?

    ⓒ글로벌모니터

    1970년대에만 해도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흔하게 발생했다. 동절기에는 안타까운 인명피해 뉴스가 신문 사회면에 끊임없이 실렸다. 연탄가스 중독은 거의 누구나 다 겪어보는 일인데, 학교에 가기 싫은 날 아침(주로 숙제를 안 한 경우이다)에 가끔 써먹을 수 있는 카드가 되기도 했다.

    연탄가스 중독을 호소하는 아이에게는 어른들이 동치미 국물을 먹였는데, 증상이 심각하다고 엄살을 피우면 사이다를 맛보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요즘 연준 금리인하, 이른바 'insurance cut' 테마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다.

    이 금리인하가 선제적 보험성인지 아니면 후행적 조정(recession cut)인지의 차이는 심대하다고 지난 5일자 등에서 주장한 바 있는데, 경제 모멘텀이 이미 recession cut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연탄가스에 잔뜩 취한 상태에서 섭취하는 사이다는 맛이 있을 리가 없다.

    매의 눈으로 요즘 '기-승-전-리세션' 진단에 여념이 없는 데이비드 로젠버그 글러스킨 셰프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스트래티지스트는 10일 트위터에서 "미국의 비관리직 생산 노동자들의 총 노동시간이 지난달 전월비 0.25% 감소했으며, 지난 1월 정점을 이뤘다"면서 "이는 지난 1980년 이후로 발생한 모든 경기침체를 평균 2개월 선행한(때로는 동행한) 현상이었으므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티시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라보냐는 오는 13일 발표될 미국의 5월 소매판매 지표가 정말로 약하게 나올 경우 이번 2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0%에 근접하게 되어 오는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단행되는 금리인하는 과연 반가운 일일까?

    ⓒ글로벌모니터

    경기사이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재고 순환도는 경고음을 요란하게 울리는 중이다. 미국 도매부문의 내구재 판매 대비 재고비율은 지난 2015~2016년 소순환기의 고점을 넘어 이번 사이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 재고비율은 중국 생산자물가 흐름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즉, 트럼프의 무역전쟁은 불가피하게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에 대해서도 관세 25%를 부과하는 시나리오를 base case로 삼는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류의 강경노선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1)S&P500이 2350까지 떨어져 완전한 베어마켓에 빠지고, 2)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50% 또는 그 밑으로 떨어지며, 3)금값은 2013년 이후 보지 못했던 16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행히도" 최근 구도는 다른 시나리오로 이동해 연준이 7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1)S&P500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2)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최고 2%를 나타내며, 3)금값은 1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씨티는 예상했다.

    그러나 '전면적 관세전쟁 하에서도 연준 금리인하 덕분에 주가가 사상최고로 오른다'는 시나리오에는 반론이 있기 쉽다.

    ⓒ글로벌모니터

    블룸버그 마켓라이브 칼럼 팀의 일원인 예 시에(Ye Xie) 기자는 연준의 선제적 금리인하가 증시를 부양하는 지난 1990년대의 패턴이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는 실적 성장세에 연계되어 있고, S&P500 실적 성장은 글로벌 무역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는데, 장기화하는 전면적 무역전쟁에서는 연준의 영향력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S&P500 순이익이 5% 약간 못 미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시에 기자에 따르면, 이를 위해서는 2~3% 정도의 글로벌 무역 성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한국이나 타이완 등 무역비중이 큰 개방경제의 지표들은 무역이 쪼그라들고 있음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미 무역은 지난해말에 이미 전년비 1% 수축하기까지 했다.

    2."실망 서프라이즈"에 포지셔닝하는 사람들

    ⓒ글로벌모니터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4개월 뒤 만기물 금리는 현재 1개월 뒤 만기물 금리보다 29bp 가량 낮은 수준으로 역전이 심화되어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두 금리의 역전폭이 25bp를 넘고 나서 보통 1.5개월 뒤에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지난 1998년 'insurance cut' 당시에 비해 상황이 더 취약한 것을 감안할 때 "7월 금리인하는 갈 수록 그럴듯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위협이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금융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에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바클레이스는 오는 7월 50bp와 9월 25bp 해서 연내 75bp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을 항상 매파적으로 보는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박빙이긴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FOMC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 파월 의장의 "적절히 대응" 발언이 강력한 금리인하 힌트는 아니라는 것이다.

    도이치자산운용도 보고서에서 "시장 가격에 얼마나 반영되었든 간에 우리는 연준이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것만큼 조기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은 포트폴리오의 주식 비중축소분을 약 5%로 늘렸다. 특히 미국 스몰캡과 유럽주식을 주된 대상으로 삼았다. 대신 리츠(REITs) 같은 채권 대용품을 매수했다. 포트폴리오에 방어적 커버를 제공하는 한편으로, 주식이 랠리를 펼치는 서프라이즈 상황에서 자신들의 주식 비중축소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해 다시금 전시동원령을 내렸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앙은행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반면에 미국의 연준은 그렇지 않다고 한탄했다. 그래서 중국이 자국 통화를 절하해서 국가에 상당한 이득을 안겨주는 반면에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 빠르게 올렸다며 "우리에게는 그런 이점이 없다. 연준은 큰 실수를 저질렀다. 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압박은 연준 금리인하 전망을 더욱 높이는 재료로 충분히 여길만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작지 않은 리스크도 내포되어 있다.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었더라면 알아서 착착 내릴 사람들을 괜히 긁어대는 바람에 작년 12월과 같은 몽니를 재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연준의 테크노크라트들이 판단하기에, 리세션을 피하는 것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에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민문제 해결이나 농산물 강매 같은 정치적 아젠다를 관철하기 위해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중앙은행을 동원하는 모습은 달러의 미래에 결코 바람직할 수가 없다.

    3. 연준에 관해서는 트럼프가 옳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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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티시스의 조지프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7일에 쓴 글을 트위터 문패로 계속 올려 놓고 있다. "달러를 주시하라. 단기 유동성의 핵심 동인이기 때문이다. 만일 달러가 약해지지 않는다면 주가 사상최고치 경신은 불가능하다. 미국 경제는 해외경제의 성장을 필요로 하며 특히 이머징마켓이 반등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다행히도 이머징마켓의 금융환경은 빠른 속도로 완화되고 있다. 블룸버그-바클레이즈 이머징마켓 현지통화 국채지수의 수익률은 4.42%까지 낮아져 지난 2008년 관련지수를 만든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7일 칠레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는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다. 금리를 한 번에 50bp나 인하해버렸다. 금리인하 폭이 놀라웠을뿐 아니라 그 배경설명 역시 서프라이즈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칠레페소에 대해 대대적으로 쇼트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 주로 중국 경제 및 구리가격 부진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공격적 금리인하 결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설명은 달랐다. 칠레의 잠재성장률이 당초 추정했던 것보다 25bp 더 높고, 중립금리 추정치는 25bp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된데 따른 조치라고 했다. 금리를 대폭 더 낮추어도 인플레이션 위험 없이 더 성장할 수 있겠더라는 것이다.

    칠레 중앙은행이 이렇게 선진국 또는 준비통화 발행국 흉내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연준 금리인하 기대와 그에 따른 달러화 약세 덕분이었다.

    이날 트럼프가 한 말이 옳았다. 중국이 돈을 풀 때 미국도 맞대응을 해 줘야 위안화 가치가 무너지지 않는다. 미국이 맞대응해 줄 것이란 신뢰가 있어야 중국이 돈을 풀 수 있다. 그래야 미국 경제도 무너지지 않는 상태에서 내년 대선때까지 무역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 중국도 풀고 미국도 풀고 그래서 유럽과 일본도 어쩔 수 없이 풀게 된다면 세계 경제도 풀릴 지도 모른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리고 적어도 지난해 12월의 금리인상은 분명히 무리수였으며, 그래서 연준 통화정책기조는 트럼프가 지난 5월5일 중국에 대한 포문을 다시 열기 이전에도 이미 긴축적이었을 수 있다.

    그래서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는 연내 75bp 금리인하를 트럼프 진영에서는 애초부터 '원상복구'로 강력히 요구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 주장("연준이 실수했다")이 옳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유는 전술한 바와 같다. 중앙은행이 대통령의 공개적 비난과 압박과 요구 하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돈을 다시 풀 수 있을까? 많은 반론들을 뒤로 하고 금리인상을 강행한 지 겨우 반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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