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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Watch]"필요시 행동"…아직은 말뿐인 결의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김성진 기자 [기사입력 2019-06-07 오전 3:42:10 ]

  •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시장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ECB는 필요할 경우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으나 구체적 계획은 아직 없다는 사실을 함께 드러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0.8% 급등하기도 했다. 머니마켓에 반영된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 3월에서 같은해 7월로 후퇴했다.

    <드라기 기자회견 중 유로-달러 환율(출처: 블룸버그)> ⓒ글로벌모니터

    1.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동결"…석달 만에 6개월 또 연장

    ECB는 6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개최한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주요 정책금리들이 "최소한 2020년 상반기까지 내내(at least through the first half of 2020)"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존 포워드가이던스는 "최소한 2019년 말까지 내내"였으나 6개월 연장한 것이다. 이로써 포워드가이던스는 지난 3월 회의 이후 석달만에 다시 6개월 연장됐다.

    포워드가이던스 연장은 완화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시장은 ECB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상이 아니라 인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 온 터여서 별다른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드라기 총재는 질의응답에서 ECB의 포워드가이던스에 금리 인상 쪽으로의 편향(bias)은 담겨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포워드가이던스 연장에 따라 채권 재투자 기간도 자동으로 늘어나게 됐다. ECB는 재투자를 금리 인상 개시 후 "연장된 기간 동안(for an extended period of time)" 지속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CB는 금리 포워드가이던스에서 인플레이션 목표(2% 바로 밑) 달성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한 금리를 계속 동결한다는 '데이터 디펜던트적' 요소는 그대로 뒀다.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금리 동결 기조를 계속 이어갈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이날 주요 정책금리들은 예상대로 모두 동결(레피금리: 0.0%, 예치금금리: -0.40%, 한계대출금리: 0.25%)됐다. ECB의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2. "금리 인하·QE 재가동 가능성도 제기…구체적 논의는 안해"

    성명서 역할을 하는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모두발언에는 "정책위원회는 부정적인 만일의 사태가 있다면 행동할 결의가 돼 있다(determined to act)"는 대목이 이번에 추가됐다. 필요할 경우 완화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명확히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질의응답에서 "몇몇(several)"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다른 위원들은 양적완화 재가동이나 포워드가이던스의 추가 연장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적완화를 수행할 수 있는 "상당한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러나 "어떤 사태에 어떤 수단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추가 조치를 언제, 어떻게 취할지에 대해서는 말이 오고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ECB 금리 인하 시점 전망(출처: 블룸버그)> ⓒ글로벌모니터

    3. 올해 성장률·인플레 전망은 소폭 상향…"지표 안 나쁘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은 1.1%에서 1.2%로, 인플레이션 전망은 1.2%에서 1.3%로 각각 소폭 상향했다.

    반면 내년 성장률은 1.6%에서 1.4%로 인플레이션 전망은 1.5%에서 1.4%로 각각 내렸다. 내후년치에서는 성장률 전망만 1.5%에서 1.4%로 하향됐다.

    <ECB 6월 수정 경제전망> ⓒ글로벌모니터

    드라기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지정학적 요인과 보호주의 위협 증대, 신흥국 취약성 등의 대외 불확실성 장기화로 성장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질의응답에서의 평가는 긍정적인 면이 두드러졌다. 그는 "경제지표는 나쁘지 않다"면서 "전망에서 어떤 상당한 악화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시장기반 물가 기대 하락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으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결박에서 풀릴 위협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없으며 경기침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자신했다.

    4. 3차 TLTRO 금리, '예치금금리+10bp'까지 낮춰주기로

    ECB는 이번 회의에서 9월부터 시행되는 제3차 특정장기대출(TLTRO-3)의 조건도 발표했다. TLTRO-3 금리는 레피금리에 10bp를 가산한 수준을 기본으로 하되 은행들이 대출실적 기준을 충족하면 예치금금리보다 10bp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낮춰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행 예치금금리를 기준으로 하면 -0.30%까지 금리가 낮아지는 셈이다.

    TLTRO-3는 올해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분기마다 시행되며 만기는 2년이다. 드라기 총재는 TLTRO-3에 대해 "우호적인 은행 대출환경 보호에 일조할 것"이라면서 특히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 기타 발언들

    드라기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의 긍정적 효과가 은행 중개기능 관련 잠재적 부작용에 의해 약화되지 않는다는 게 정책위원회의 평가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신중하게 은행 기반 통화정책 전달 경로와 (부작용) 경감 조치 근거를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줄일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1분기 데이터는 예상보다 좋았지만 가장 최근의 정보는 글로벌 역풍이 계속 유로존 전망을 압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올해 2분기와 3분기 성장세는 다소 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CB의 다음번 회의는 내달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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