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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통제"…트럼프 무역전쟁, 더 강력한 무기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기자 [기사입력 2019-05-24 오전 9:05:30 ]

  • 지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對) 중국 무역전쟁에서 중국산 수입제품을 주 공격대상으로 삼아왔다. 다만 이제는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바로 미국산 수출제품을 무기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화웨이로 수출되는 미국산 부품을 제한해 핵심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으려 하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중국 감시카메라 제조업체 최소 5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들은 미국이 수십년간 국방관련 기술을 불량 정권과 전략적 라이벌들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수출통제제도를 확대하고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부다. 다만 기업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중국과의 광범위한 기술 갈등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은 자국의 향후 경제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비공개 심의에서 기업 및 산업단체들과 함께 상무부의 수출통제목록을 어떻게 개정할지 논의해왔다. 논의 결과는 수주 안에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행정부 내 매파들은 인공지능(AI), 로봇, 3D프린팅 등 경쟁력에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기술들과 관련된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념 정의'를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규제는 미국 기업들이 중요한 영역에서 외국인 기술자와 과학자를 채용하는 것도 제한할 수 있다. 그들이 지식을 얻어가는 것 역시 민감한 수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안보가 곧 국가안보' 신조에 부합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이를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대한 자동차 및 부품 수입관세 위협 등을 정당화하는 용도로 사용해왔다. 더 광범위하게 보면, 이 신조에 따라 미국은 중국의 대미투자에 대한 국가안보 측면에서의 심사를 강화했다. 또한 미국 국방부의 공급사슬 보호와 이란 및 베네수엘라 정부 고립 등을 위해 금융제재를 가했다.

    일부 미국 기업들은 수출통제를 관세보다 더 우려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수출통제로 수익성 있는 시장에서의 활동이 차단되고, 미국의 혁신 능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무부에 제출된 서면진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이 수출통제로 다수 기술개발의 발판이 되는 국제 연구협력에서 고립될 위험이 있고 "미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GE는 자체 진술을 통해 "AI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다"라고 지적했다. 수출통제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설정되면, 알고리즘에 따라 질병을 탐색하는 의료영상뿐 아니라 말하는 곰인형까지 포괄해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표명한 의견의 이면에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균형잡힌 논의가 이뤄지던 수출통제 개정이 매파가 주도하는 무역전쟁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백악관이 추진하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상무부가 수출통제 대상에 "신흥"(emerging) 기술과 "기초"(foundational) 기술을 포함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출통제명단 개정 논의는 진행 중이며, 미국은 올 여름 신흥 기술에 대한 신 규제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기초 기술에 대한 규제는 그 이후 올해 안에 정해질 예정이다.

    수출통제 개정 관련 논의는 수출 증진을 담당하는 상무부와 매파적인 국방부의 힘겨루기였다. 그러나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엄격한 통제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개입하면서 논의과정에 형성되어 있던 통제 권한의 균형이 기울어졌다.

    상무부 대변인은 수출통제 검토와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에는 대답을 거부했다. 다만 상무부는 미국 기업들, 학계, 기타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수출통제는 수년 동안 핵분열성 물질, 통신 및 사이버보안 장비, 레이저, 우주선 등을 대상으로 삼아왔다. 지난해 11월에는 14가지 새로운 기술들이 명단에 포함됐는데, 여기에는 바이오기술, 첨단감시시스템, 스마트더스트를 포함한 로봇공학 등이 포함됐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후 미국은 AI, 양자기술, 감지기술, 3D 프린팅과 같은 기술 등으로 초점을 좁혀 잡았다.

    그러나 수출통제 논의 상황에 밝은 소식통은 이같은 과정이 상무부 내 분열을 일으켰다. 경력이 많은 관료들과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 사이의 다툼이 일어났다. 일부 온건파 당국자들은 최근 자리를 떴다. 남은 사람들은 '논의를 질질 끌면서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논의과정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정치적 인사들은 새로운 규제가 빨리 도입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시절 미국의 수출통제제도를 감독했던 빌 레인쉬는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통제를 올바르게 하는 것은 항상 까다롭다. 너무 느슨하면 핵심기술이 적국에게 넘어간다. 너무 빡빡하면 하이테크기업들의 능력과 혁신을 제한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기업들이 핵심분야에서 자체적인 능력을 개발하도록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관련 조치는 미국의 수출통제제도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다만 레인쉬는 이들 조치가 정책결정자들이 마주하고 있는 딜레마도 드러낸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화웨이는 미국 정보계의 관심을 받아왔는데, 이란에 제한 부품을 수출해 미국의 수출통제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업 명단'(entity list)에 올랐다.

    <화웨이에 가장 많이 노출 된 공급자들(출처: 블룸버그)> ⓒ글로벌모니터

    미국의 화웨이 관련 조치는 이미 퀄컴 등 반도체제조업체를 비롯한 미국 내 화웨이 납품업체들의 주가와 사업모델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그리고 이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달 보도에 따르면, 정보통신혁신재단의 연구원들은 미국의 기술수출이 무너질 경우 5년 동안 560억달러 규모의 수출과 7만4000개 일자리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공급사슬이 자국으로 다시 들어오도록 하는 과정에서 경제 역동성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스티븐 에젤은 "(이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은 다음 세대의 첨단기술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미국에서 생산돼야 하는지를 언급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수출통제와 같은 정책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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