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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Asia] 흔들리는 전제와 `2020년 리세션` 시나리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5-13 오전 2:10:35 ]

  • # 흔들리는 전제

    자산시장을 떠받쳤던 주요 전제 하나가 흔들리고 있다. 통제범위 내의 불안에 그칠지, 파국 수순인지 알 수 없어 - 이 악재를 가격에 얼마나 반영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워 - 시장도 난감하다. 상황은 계속 유동적이다.

    주지의 사실이듯 올 들어 위험자산 랠리를 추동한 3가지 전제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이은 타결(봉합) ▲중국 경제의 턴어라운드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 전환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개선이다. 2주전만 해도 조기 타결의 기대가 충만했던 미중 협상 스토리는 지난주 극적으로 나빠졌다(미중간 교착상태 장기화 및 충돌 고조의 위험이 1주일 사이 크게 높아졌다).

    이 전제가 흔들리면 나머지 두 스토리에도 균열이 생긴다.

    양측의 관세전쟁이 최악으로 치닫게 되면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대외환경 악화를 이유로 연준이 더 완화적 스탠스로 옮겨가도, 중국발 악재에다 (트럼프의 추가관세 공격에 의한) 미국 소비경기의 부침이 의식되면 리세션 공포도 자라난다. 이에 따른 위험회피 양상(자금 이탈)이 두드러지면 이머징이 체감하는 글로벌 유동성은 - 연준의 완화적 행보에도 불구 - 계속 팍팍해진다.

    물론 양측 모두 아직은 대화의 끈을 유지하고 있어 `트럼프의 무역전쟁에 의한 리세션 진입 시나리오`를 메인으로 삼기엔 이르다 - 굳이 무역전쟁 때문이 아니라도 늙어가는 미국 경기는 언젠가 침체에 든다. 여하튼 무디스는 관세공격과 보복조치가 격해지는 경우 대선을 치르는 2020년 미국(트럼프)은 리세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니 이번주에도 아시아 시장의 관심은 `미·중간 무역협상 전개`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양측이 내놓는 후속 조치와와 맞대응 여부, 트럼프의 으르고 달래는 트위터에 따라 시장가격도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기 쉽다.

    눈여겨볼 지표로는 중국의 4월 거시지표(생산 투자 소비)와 미국의 소비동향(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이 예정돼 있다. 시장 재료가 악재에 민감해져 있어 나쁜 지표라면 글로벌 성장에 대한 불안이 커질 수 있다.

    # 3가지 갈등 지점

    이틀간의 협상을 끝내고 귀국 길에 오른 류허의 말을 빌리면 미중 대화는 계속된다. 다음 회담은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했다. 트럼프도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트위트했다(반면 므누신은 다음 협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창구를 닫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시장도 `진통 끝 타결` 시나리오를 붙들 수 있다. 양측이 티격거려도 둘 모두 위험이 통제범위를 벗어나기를 바라지는 않다는 신호로도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다음 협상의 일정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헤어졌다는 것은 둘 사이의 벌어진 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류허는 "협상 결렬은 아니며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원칙에 대한 문제`는 절대 양보불가"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주말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미중 사이의 이견은 크게 3가지다 - 관세, 무역 매입량(미국산 제품수입) 규모, 합의문 내용(문구)에 대한 것이다.

    중국의 입장은 ①합의와 동시에 부과됐던 모든 보복관세가 철폐돼야 하며, ②무역 매입 규모(미국산 제품 수입규모)는 현실적이어야 하며(축소돼야 한다는 의미) ③합의문의 텍스트는 균형잡혀야 하고 중국 인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문구로 표현돼야 하며 중국의 주권과 존엄을 훼손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간 미국 행정부는 강경노선으로 돌아선 이유는 중국이 당초 제시했던 구조적 이슈와 관련한 입법화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언론의 발표대로면 둘 사이의 간극은 알려진 것 보다 크다. 류허가 말한 원칙에 대한 문제는 일단 위 세가지를 모두를 지칭하지만, 중국내 여론을 생각하면 ③번이 더 민감한 사안이다.

    관영언론이 3가지 이견을 공식화한 것은 이 세가지 모두를 다 양보할 수는 없다는 선언이다. 일이 되게 하려면 적어도 한 가지는 받아가야 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지만, 중국은 중요 `원칙적 사안`에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핵심이익을 훼손하는 독(毒) 사과를 삼킬 것이라 기대한다면 접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싸움을 원하지 않지만 싸우기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레토릭을 반복했다.

    현지시간 10일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던 트럼프는 주말 다시 "중국은 2020년 대선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의 두 번째 임기에 협상이 진행될 경우 합의물은 중국에 더 나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나의 재선은 틀림없으니, 나중에 더 맞기 싫으면 서둘러라는 압박이다.

    # 추가관세와 중국의 보복여부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한달내 합의를 못 이루면 중국산 제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중국측에 통보했다. 일종의 시한 제시다. 트럼프는 이미 3250억달러어치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고 트위트를 통해 밝힌 바 있다.

    USTR은 현지시간 13일 (3250억달러어치 중국산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와 관련한 세부 프로세스를 발표할 예정인데, 주초 금융시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라 하겠다. 품목확정과 기업들의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추가관세가 발효되기까지는 대략 두달 정도가 소요될 것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남은 중국산 수입품(3250억달러어치)의 상당부분은 소비재다 - 중국에서 조립되는 애플의 아이폰을 비롯해 각종 가전제품과 완구, 생필품이 포함된다. 이들 품목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계 소비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만큼 트럼프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질식시켜 리세션 공포를 부추길 위험도 자라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나머지(325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단행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확률에 속한다. 그럼에도 그 위험이 1주일전 보다 올라온 것은 사실이다. 시장 참여자들도 13일 USTR의 발표가 추가적인 위험회피를 촉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할 것이다.

    한편 미국이 제시한 시한대로 한달내 합의가 이뤄지면 다음달말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최종 타결을 선언하는 수순이 될 것이다. 반면 6월말을 넘기면 미중간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위험, 자산시장과 글로벌경제에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위험도 높아진다.

    ☞ 일문일답

    중국은 예고했던 보복조치의 구체 내용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13일 0시20분 현재). 13일 USTR이 추가관세 절차를 공식화하면 중국도 아꼈던 보복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 이 경우 시장 분위기 역시 좀 더 흉흉해질 것이다.

    반대로 중국이 보복조치를 자제한 채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간다면 시장 불안을 달래는데 일조할 것이다. 이는 다음 협상 스케쥴의 공표 여부와 함께 이번주 계속 눈여겨 볼 부분이다. 물론 지금같은 분위기면 중국의 보복조치를 예정된 코스로 상정해 놓는 게 마음 편하다 - 신화통신은 "우리(중국)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 인민은행의 행보

    15일에는 중국의 4월치 거시지표가 발표된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달 8.5%에서 6.5%로 둔화됐을 것으로, 1~4월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은 전달 수준(6.3%)을 유지했을 것으로, 소매판매 증가율은 8.7%에서 8.6%로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에 많이 못미치는 수치가 나오면 인민은행과 당국이 선제적으로 추가조치를 가동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 4월 부양의 속도 조절을 시사했던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의 환율 핸들링도 계속 눈여겨 볼 부분이다. 미중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미국의 관세공격을 받아치는 국면에선 인민은행의 행보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미 환율 레벨이 많이 높아져 있어 인민은행이 용인할 수 있는 환율 상승폭도 제한적으로 보이지만, 기존의 억제 라인(달러-위안 = 7)이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단정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최근의 물가둔화를 일시적이라고 평했던 연준에게 관세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또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를 닥달하는 트럼프의 압박이 거세지면 연준의 포커스는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야기하는) 투자 및 소비의 둔화 위험으로 발빠르게 옮겨갈 수 있다. 이런 류의 연준의 완화 시그널은 트럼프의 무역전쟁 의지가 꺾이지 않아다는 신호로 - 그만큼 잠재 리세션 위험이 높아진다는 신호로 - 해석될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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