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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 설익은 우려? 타당한 우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4-25 오후 10:33:39 ]

  • 1. 바오산철강

    중국 철강업계 공룡 바오산철강의 분기 순익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올해 연간 매출 전망도 지난해 보다 10% 가량 낮춰잡았다. 바오산의 업황이 중국 제조업과 토목건설 경기에서 갖는 상징성은 적지 않다. 회사의 부진한 1분기 실적과 보수적인 전망은 중국 경제의 턴어라운드 강도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올만 하다.

    ⓒ글로벌모니터

    바오산의 1분기 순익은 전년동기(50억2000만위안) 보다 46% 감소한 27억3000만위안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도 3.1% 줄어 653억8000만위안에 머물렀다. 회사는 "자동차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차량용 강판 수요가 줄어든데다, 철광석 가격도 1분기중 15.5% 상승해 원가부담이 상승했다"면서 "이로 인해 회사의 1분기 마진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의 생산차질로 올들어 철광석 가격은 뜀박질을 했다. 중국내 철강제품 가격도 올라 원가부담이 전가되기는 했지만 자동차업계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을 모두 상쇄할 수는 없었다.

    ⓒ글로벌모니터

    바오산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지난해(3047억8000만위안) 보다 10.3% 줄어든 2731억위안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인프라 부문에서 수요가 강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자동차 강판쪽 매출이 상당한 고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참고로 야금공업계획연구원(冶金工业规划研究院)에 따르면 중국내 철강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섹터는 토목건설을 비롯한 부동산이다 - 지난해 4억3000만톤에 달하는 철강을 소비했다. 그 다음이 기계공작(1억4000만톤), 자동차(5550만톤) 순이다.

    자동차업종의 철강소비가 세번째로 많기는 하지만 부동산과 기계공작 섹터의 수요에는 크게 못미친다. 따라서 자동차 업황 부진만이 바오산의 보수적 매출전망을 불러오진 않았을 게다.

    ⓒ글로벌모니터

    여하튼 바오산의 보수적인 매출전망은 내수와 외수 경기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자신감 결여가 바오산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본토 기업들의 신규투자 의욕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2. 인민은행

    인민은행의 류궈창 부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민은행은 통화정책을 긴축시킬 의향도 완화할 의향도 없다"고 말했다. 일단 관망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 "역레포나 MLF 운용을 편다해서 인민은행이 완화적 바이어스를 갖고 있다는 신호도 아니며, 반대로 며칠 역레포 운용을 하지 않는다 해서 통화정책이 긴축될 것임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수단들은 단기 유동성 조절을 목표로 할 뿐이니, 과잉 해석하지 말라는 당부다.

    최근 당 중앙 정치국은 `통화정책은 성장과 물가 변화에 바탕해 선제적으로 미세조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해 류 부총재는 당 지도부가 통화정책 방향의 변경을 요구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중한 통화정책은 너무 긴축적이지도 너무 완화적이지도 않게 유지된다"면서 "인민은행은 신용경색도 유동성의 범람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 인민은행의 유연성

    그는 또 "중소기업의 조달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화폐금융환경을 만들 것"이라면서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지준율을 낮출 수 있는 정책 프레임워크 수립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원활한 자금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올들어 당국이 계속 강조하고 있는 `민간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의 실효성을 높이는` 맞춤형 정책의 일환이다.

    ☞ 금융공급측 개혁

    ⓒ글로벌모니터

    류 부총재의 이날 발언은 완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억누르는 동시에,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도 견제하고 있다. 물론 모멘텀에 목말라 있는(내심 유동성 홍수를 기대해온) 주식시장의 관점에서는 인민은행이 완화 속도를 늦추는데 대해, 당국이 가속페달의 힘을 빼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드러낼만한 대목이다.

    한편 쑨궈펑 화폐정책국장은 "매 분기 첫달 넷째주에 T-MLF를 실시하는 패턴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T-MLF의 분기 단위 정례화를 뜻한다. 이어 "그간 시장은 T-MLF 운용 타이밍에 대해 많은 논의를 벌였는데, 해당 정책 운용은 은행들의 수요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에 기반한다"고 했다. 그는 "수요를 측정하고 관련 통계를 수집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3. 야박함이 더블딥으로 이어질까

    당국이 어떻게 설명하든 분명한 점은 경기대책이 덜 완화적이고 덜 부양적인 방향으로 미세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화정책만 놓고 보면 큰 칼 대신 작은 칼의 빈도가 높아지고, 전면적 완화의 색깔 보다 맞춤형 완화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이날 류궈창 부총재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주 블룸버그를 통해서는 국가발전개혁위(NDRC)가 자동차와 가전제품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부양 패키지 정책을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졌지만, 아직 이와 관련한 정부쪽의 발표는 없다. 최근 당 중앙정치국 성명서에 드러난 당 지도부의 덜 부양적인 톤을 감안하면 이런 류의 추가 부양이 당장 등장할 시급성은 이전 보다 줄어든 것 같다.

    ⓒ글로벌모니터

    물론 3월 한달치 지표들이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해서 중국 경제가 탄탄대로에 올랐다고 보긴 어렵다. 전날 리커창 총리가 상기시켰던 대내외 부문의 경기 하방압력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양의 출력을 줄이려는 당국의 움직임은 "회복세가 완전한 궤도에 오르지도 못한 상태에서 경기를 재차 냉각시킬지 모른다"는 더블딥 우려를 불러올만하다. 이날 바오산의 보수적 전망과 인민은행 류 부총재의 발언, 그리고 최근 당 지도부의 성명 등에서 시장은 이 위험을 떠올렸을 게다 - 혹은 이 위험을 내세워 당국을 압박했다고도 볼 수 있다.

    턴어라운드의 강도를 자신할 수 없듯, 더블딥 여부도 예단할 성질이 아니다. 그럼에도 더블딥 우려가 본격화한다면 아마도 그 시점은 은행권의 신규대출과 사회융자총액 증가율이 `빠르게` 둔화하는 시점일 것이다. 그러니 당분간 좀 더 주시해야 할 것은 월간 신용통계다.

    몇차례 언급했지만 최근 당국이 보이고 있는 부양의 속도조절은 예전만 못한 중국의 정책여력과 경기대책의 제약성(자칫 과도한 부양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심화시킬 수 있는 데서 오는 경기대책의 제약성)을 대변한다. 이를 감안해 당의 올해 경제운용 역시 성장률을 더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하단을 방어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런 정책 제약 혹은 야박함으로 인해 주변국에 전해질 온기 또한 예전 보다 제한되기 쉽다.

    4. 시장동향

    상하이종합지수는 2.43% 내린 312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도 2.19% 내렸다. 인민은행의 완화정책 강도, 당국의 부양정책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 투자심리를 눌렀다. 낙폭을 키우는 증시를 따라 달러-위안 환율도 상승했다. 유럽 거래 시간에서(우리시간 오후 10시20분 기준) 역외 환율은 0.31% 올랐고, 역내 환율도 0.32% 상승했다.

    유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중국 부양 강도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이머징 아시아 통화는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겹친 한국의 달러-원 환율은 유럽 개장초반 1165원선까지 급등했다가 다시 1159~1160원선으로 내려왔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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