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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중국 경상수지 악화를 둘러싼 논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4-13 오전 6:45:43 ]

  • ⓒ글로벌모니터

    지난 3월 중국의 수출이 전년동월비 14.2% 급증했다고 12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7.3%를 크게 웃도는 실적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입은 7.6%나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로 중국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대신 3월 중 신용창출이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해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인민은행의 별도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위안화 신규대출은 1조6900억위안으로 전달에 비해 2배 가량 증가, 시장 예상치 1조2000억위안을 대폭 웃돌았다. 사회융자 총액도 2조8600억위안에 달해 이코노미스트들의 컨센서스 1조7440억위안을 크게 상회했다. ☞ 관련기사 : 수출입 명암 vs 대출 펌프

    우려를 기대로 돌려 세운 이날 중국 정부의 지표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주요국 국채 수익률에는 강한 상승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중국 경상수지 악화에 주목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지표들에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수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수입의 부진은 중국의 무역흑자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별도의 소식은 대외 불균형 개선이 앞으로도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고 있었다.

    마침 중국의 경상수지 적자전환 여부를 둘러싸고 열띤 논쟁이 펼쳐지고 있던 차였다. 영국 <이코노미스트>誌가 화두를 꺼내들자, 국제금융 석학 배리 아이켄그린 미 버클리대 교수가 공개적으로 반박했고, 미국 무당파 씽크탱크인 <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트서가 거들면서 판을 키웠다.

    중국 경상수지 악화 문제에 관해서는 Editor's Letter도 수시로 비중있게 다룬 바 있는데, 해외의 논의 동향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엿보는 기회를 가져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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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16일호 'Leaders'면에 "대반전, 중국이 곧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 함의는 엄청날 것이다"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이 잡지는 "지난 4반세기 동안의 중국 경상수지 흑자는 서구 제조업의 내리막길과 과잉저축 자금의 미국 국채시장 홍수 및 그로 인한 서브프라임 주택거품의 원흉으로 비난받아왔다"면서 "그 흑자가 곧 사라질 수 있다. 중국은 올해 2019년에 1993년 이후로 처음이 될 연간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투자에 필요한 것보다 많은 돈을 저축한다는 의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그게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면서 "소비자들이 자동차와 스마트폰, 디자이너 의류 등에 돈을 쏟아붓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엄청나게 소비 중"이라고 전했다.

    경상수지 적자국으로 돌아선다는 것은 해외에 돈을 빌려주는 나라에서 빌려쓰는 나라로 바뀐다는 의미다. 그래서 중국으로서는 해외자본을 끌어 들이기 위해 자국의 금융시스템을 자유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궁극적으로 중국은 양방향으로의 국경간 자본흐름을 자유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 잡지는 주장했다. 자본을 중국에서 빼나가는데 제약이 있는 한 발을 들여 넣으려는 해외 자본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워지면 중국 국민들도 다양한 투자처를 얻는 이득을 볼 것이라고 잡지는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 자유화는 중국으로 하여금 국영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금융시스템을 개혁하도록 하는 반가운 부수작용을 불러 올 것이라고 잡지는 예상했다.

    따라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무역협상 중인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철지난 환율전쟁 따위에 얽매일 게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금융시스템 자유화를 밀어 붙여야 할 것"이라고 훈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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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미스트>가 운을 뗀 지 보름쯤 뒤, <차이신 글로벌(Caixin Global)>에 아이켄그린 교수의 칼럼이 실렸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중국 저축률의 추세적 하락 전망을 들면서 "어느날에 가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소멸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이켄그린은 중국의 급격한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 과도한 투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저축률이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있는 반면, 성장 띄우기 정책으로 인해 투자율은 그보다 더딘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유령도시나 빈 아파트단지, 중공업 과잉설비 등과 같은 쓸모없는 프로젝트들이 양산되어 왔는데, 정부가 투자율 하락을 용인할 경우 중국 경상수지 흑자는 다시 불어날 수 있다고 아이켄그린은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투자 통계가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중국 지방정부 간부들은 그동안 투자 실적에 따라 보상을 받아왔기 때문에 프로젝트 실적을 과장할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투자 실적이 과다 계상된 것이라면, 경상수지 흑자는 과소 계상된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최근 중국 경상흑자 축소에 큰 영향을 미친 여행수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관광객 해외소비의 상당한 부분은 사실 재화 및 용역에 대한 지출이기보다는 해외 금융자산을 은밀히 매입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는 소비와 경상수지에 반영되어서는 안 되며, 금융계정에 기재되어야 한다고 아이켄그린은 밝혔다. 이 역시 경상수지 흑자의 축소가 과장되었다는 주장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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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켄그린 교수의 반박에 곧 이어서 <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트서가 가세했다. 그는 CFR 블로그에 올린 칼럼에서 "중국이 구조적 경상적자 직전에 몰렸으며 따라서 중국은 금융계정 자유화에 박차를 가하는 게 안전하다고 한 이코노미스트의 두 가지 주장 모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썼다.

    세트서는 "저축률이 45%에 달하는 나라는 특별한 내수 부양책을 쓰지 않는 한 구조적인 적자보다는 흑자 압력에 직면한다"고 밝히고 "중국이 지금 금융계정을 자유화할 경우 자본유출 통제가 약해지고 위안화가 하락해 경상흑자로 되돌아 가는 압력을 낳게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를 반박했다.

    세트서는 또한 "중국 금융시스템 기저에 깔려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개선하지 않은 채 국경간 자본이동을 개방할 경우 국내적으로든 대외적으로든 새로운 불안정의 원천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입자나 셰도우뱅킹 중개기관 등에 대한 정부의 광범위한 암묵적 보증, 기존 부실대출 손실을 흡수하기에는 자본이 부족한 금융 중개기관 등의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는 것이 금융개방에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트서는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과연 "구조적인 적자"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경상수지 흑자 축소 추세가 지난 2014년 여행수지 관련 통계방식 변경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개편 결과 서비스 수입이 GDP의 1%포인트 가량 늘어나게 되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이켄그린 교수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대목이다.

    물론 그는 이 점이 중국 흑자 축소폭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흑자가 줄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흑자의 축소가 상당부분 원자재 수입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유가가 지난해 평균인 70달러 수준으로 올라갈 듯하지 않으므로 당장 올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은 성급하다"고 밝혔다.

    세트서는 중국의 흑자 축소가 "구조적" 요인 탓이기보다는 "정책의 함수"라고 주장했다. 역시 아이켄그린 교수의 판단과 같은 맥락이다.

    세트서는 "GDP의 10%에 달할 정도로 불어난 재정적자가 없다면 중국은 상당한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비슷한 저축률(GDP 대비 약 45%)을 가진 싱가포르의 경우 GDP의 20%에 달하는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만약 경상수지 적자로 돌아선다면, 그것은 세계경제에 오히려 더 좋은 일이라고 세트서는 주장했다. 다른 선진국들의 잉여 저축을 새롭게 굴릴 곳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기존의 과잉저축에 보태져 실질 금리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을 가해왔는데, 금리를 제로 밑으로 내리기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 만일 중국이 다시 대규모의 흑자로 돌아간다면 '영구적 침체(secular stagnation)'를 전염시키는 위험이 있다고 그는 밝혔다.

    그러면서 세트서는 "중국이 금융계정을 개방할 경우 중국 저축의 급격한 해외 분산 즉, 자본이탈이 촉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의 보다 신속한 자유화를 주창하는 자들은 세계가 중국의 대규모 흑자 및 자본유출을 통해서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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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Letter의 생각은 <이코노미스트>誌에 좀 더 가깝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지속된다면, 현행 유가 추세를 보건대 올해 중국이 연간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문제는, 올해냐 내년이냐, 그 구체적인 적자전환 시기에 있는 게 아니다. 중국 여행수지 적자가 급증한 기술적 배경이 무엇이든 간에, 중국의 국제수지가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부인할 수 없는 팩트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중국이 해외자보을 원활하게 빌려쓰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위안화는 향후 다시 강한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며 이는 자본이탈 욕구를 자극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물론 아이켄그린과 세트서가 주장한 것처럼 투자를 억제할 경우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성장이 침체하고 실업이 증가해 공산당 일당독제 체제의 존립기반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성장의 중심축을 투자에서 소비로 돌리면 되지 않느냐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러한 수년간의 정책 결과가 바로 오늘날의 경상수지이다.

    중국의 저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고는 하지만 금융위기 직전(GDP의 52%)에 비해서는 대폭 낮아져 있으며, 앞으로도 더 떨어질 추세이다. 이는 중국 경제의 소비성향이 대폭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즉, 소비를 늘리든 투자를 촉진하든,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내수를 부풀리면 경상수지는 악화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경기침체를 수용할 수 없는 정치적 입장이라면, 중국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은 현재로서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 뒤로 중국은 해외 자본에 구조적으로 의존해야만 한다.

    빚으로 연명하는 국가에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준비통화 발행국조차도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고는 그러한 호사를 누리는 나라가 없다.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해외여행을 강력히 통제하는 조치 뿐이다. 물론 자유의 역주행으로 인한 국내외로부터의 신뢰상실 비용을 중국 정부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경상적자를 내면 해외 잉여자본이 새로운 운용처를 얻게 될 것이므로 오히려 세계경제에 좋은 일"이라는 세트서의 주장은 자가당착이다. 중국이 구조적 경상적자를 해외로부터 조달하기 위해서는 금융 자유화가 불가피한데, 세트서는 이 경우 "자본이탈이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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