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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물가목표 : 아소 vs 구로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3-15 오후 9:19:06 ]

  • # 아소 vs 구로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15일 오전 "일본은행(BOJ)이 물가목표(2%)에 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들어서만 벌써 같은 이야기를 두번째 하고 있다. 더구나 이날(15일)은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발표되는 날이었다.

    아소는 "지난 2013년 BOJ와 내각이 물가목표를 합의했을 때와 상황이 같지 않다(달라졌다)"면서 "2% 물가목표 달성을 지나치게 고집하다 보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 물가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일본 국민 어느 누구도 분노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흘전 (12일) 발언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전임자였던 시라카와 마사아키 시절, BOJ의 물가목표는 1%였다. 그러다 2012년말 아베내각이 출범하고 이듬해(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가 총재로 부임하면서 BOJ의 물가목표는 2%로 상향됐다.

    당시 BOJ와 아베 내각은 2% 물가달성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경주한다는 취지의 공동협정문도 채택했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BOJ의 고군분투(?)에도 불구 일본의 물가는 (2014년 소비세 인상에 따른 일시적 물가상승 영향을 제외할 경우) 단 한 차례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2년내 조기에 달성하겠다던 구로다의 시간표는 하염없이 연기됐다.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아소의 주장에 대한 구로다의 입장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구로다는 "2% 물가목표 달성을 변함없이 추구한다"고 답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사이클을 얻고자 한다면 일본은 반드시 2% 물가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성장 사이클에서 소비와 투자를 견인할 높은 임금과 높은 기업실적이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 물가목표는 BOJ 정책 이사회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BOJ가 자체적으로 정한 목표이니 외부(재정부)에서 감놔라 배놔라 한들 따를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구로다는 또 "이(물가목표 2%)를 현실로 만드는 것은 BOJ의 물가안정 책무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예상 답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 아소는 왜?

    그나저나 아소는 왜 갑자기 `교조주의적(?) 물가목표`에 반기를 든 것일까. 현재 그 자세한 내막을 알기 어렵다. 몇가지 추측은 가능하다. 지난 12일자 `Japan Watch`는 미일 무역협상이 임박하면서 미연에 기름칠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짐작을 했었다.

    ☞ 구로다의 준비태세? 아소의 유연성

    이날 아소가 언급한 2013년의 공동협정문 역시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다. 당시 BOJ는 2% 물가목표 달성을 위해 초완화정책을 밀어붙이고 아베내각은 중장기 재정건전성 확보에 복무한다고 약속했다. 방만한 재정정책과 양적완화의 결합은 `부채 화폐화`에 대한 의심을 초래 통화의 신뢰를 파괴할 수 있다는 교과서적 우려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BOJ가 QQE 맹공을 펴는 동안 아베 내각은 소비세를 두차례 올려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 2014년 한차례 인상됐고, 이후 두번의 연기 끝에 올해 가을(10월) 2차 소비세 인상이 예정돼 있다. 그런데 최근 경기흐름이 별로다. 소비세 인상을 견딜말한가에 대해 일본내 여러 인사들이 다시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올들어 아베 내각은 소비세 인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반의 조치를 강구했다고 자신하지만, 요즘 같은 경기흐름이면 소비세 인상 후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게다. 아베와 구로다 모두 2014년의 후폭풍에는 크게 못미칠 것이라 말하지만, 알 수 없다. 하필 중국과 유로존의 부진한 경기흐름으로 대외환경도 별로다.

    `2013년 공동협정문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아소의 인식은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탈출했으면 됐지 굳이 2% 목표를 고집해 부작용을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일 수도 있고, `BOJ가 국채의 상당부분을 사들여 재정 조달비용을 현격히 낮춰 놓은 상태에서 굳이 소비세 2차 인상에 나서야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일 수도 있다.

    물론 대규모 완화정책의 장기화로 효익보다 비용이 더 커져 나라의 장래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순수한 충정심(?)의 발로일 수도 있다.

    # 기름칠인가

    BOJ의 물가목표 유연화 혹은 물가목표 조정이 2013년 공동협정의 변경을 수반할 것이라는 점, 나아가 이것이 소비세 인상의 명분도 퇴색시킬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 - 작년 7월 BOJ가 도입한 *금리 포워드 가이던스 역시 2019년 10월 소비세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BOJ는 "2019년 10월 시행 예정인 소비세 인상의 영향을 포함해 경제활동 및 물가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고려, 상당기간 장단기 금리를 현재의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취하고 있다.

    여하튼 2013년 공동협정문의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재무성의 수장이 BOJ에 물가목표 변경(사실상의 하향 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지금 상황은 흥미롭다. 앞선 기사에서도 언급했듯 아소의 발언이 미일간 물밑 조율 하에서 나온 발언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게 잘 조율돼야 *미중간 환율 이야기도 순탄하게 진행되는 구도라면 미국은 일본에 `(BOJ 통화정책과 엔 약세로) 그 정도 먹었으면 됐으니 잠시 물러나 있어라`고 요구하는지 모른다.

    *중국 입장에서 자신들이 환율안정에 복무하는 동안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통화 절하를 꾀할 경우 디플레 압력의 독박을 쓸 위험이 있다.

    또한 일본은 올해 G20 의장국이다. 그간 G20가 성명서에 금과옥조로 담아왔던 환율관련 *신사협정 - 경쟁적 통화절하를 피한다, 통화정책은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국내 물가와 경기를 타깃으로 한다 등 - 을 미국이 일본을 내세워 변경하려는 것이라면 아소는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기름칠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물로 어디까지나 상상일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는 없다.

    *그간 BOJ의 엔 약세 유도 전략은 이 신사협정 - 국내 물가와 경기를 타깃으로 한 완화정책과 이에 따른 통화절하는 경쟁적 통화절하가 아니다는 양해 - 에 의해 용인 받았다. 연준도 ECB도 마찬가지였다.

    # 정책 동결

    한편 이날 BOJ는 예상대로 기존 통화정책 수단을 동결했다 - 장단기 금리 목표, 국채매입 속도, ETF 매입한도를 유지했다. 경기 전반에 대한 총괄적 판단은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다`로 유지했다. 다만 수출과 생산, 해외 경제 부문에 대한 판단은 낮췄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로다는 "중국은 경기부양책을 이미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감속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즉 이날 BOJ의 경기 총괄 판단을 유지한 것은 중국 경제의 바닥 탈출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전제가 무너지면 경기 전반에 대한 판단도 달라져야 하며 BOJ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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